채상욱의 '피크 아웃 코리아'
자주 보는 유튜버 중에 '분석왕 채상욱'이란 채널이 있다. 경제 전반, 부동산, 자기 계발과 관련된 여러 얘기를 하는 채널이다. 나는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을 좋아하는데 유튜버도 마찬가지다. 책을 많이 보고 아는 게 많은 사람이 보통 구미를 당긴다.
채상욱도 책을 많이 보는 사람이고 '분석왕'이란 그의 채널이 과장이 아니다. 그의 분석은 비슷한 수준의 유튜버 평균을 뛰어넘는다. 그가 기본적으로 지식을 책으로 습득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워크숍을 갔을 때 그가 쓴 책 '피크 아웃 코리아'를 버스에서 봤다. 채상욱은 여러 얘기 중에 줄기차게 '출산율'얘기를 하는 사람이다. 나도 이 부분의 관심과 걱정이 많은데 출산율 하락으로 앞으로 올 사회구조의 재편 과정이 두렵기 때문이다. 사실 이 공포는 이제 우리 나라 사회의 망령이 되어가고 있다.
책을 보다가 문득 지금 우리가 직면한 '출산율 하락'의 문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국가와 사회가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출산율 문제는 우리가 너무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는' 사회와 국가가 되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몇십 년 전에는 군대에서 일 년에 최소 수백 명의 의문사, 사고사 같은 것들이 있었다. 이제는 그런 일은 많이 줄어서 군인 한 명이 죽어도 큰 뉴스가 된다. 절대로 군대에서 사람을 막 대해서 사고사 같은 게 있어도 된다는 얘기가 아니다. 어디서든 사람이 함부로 죽는 사회가 되면 안 된다. 내가 말하는 건 지금 우리 한국 사회가 겪는 많은 문제는 '선진국형'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잘 사는 사회가 되었고 이제는 여기서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의 기대치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출산을 안 하는 사람들은 '태어날 아기에게 미안해서'라고 말한다. 물론 포인트는 '지금 우리나라가 잘 사는 나라가 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앞으로 잠재 성장률과 생애 소득이 감소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것을 잘 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 우리는 이미 선진국이 되었다.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 전 세계 80억 인구 중 상위 5%다. 하지만 인간은 자기보다 잘난 사람과 자기를 비교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출산율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