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치가 낮은 사람이 행복하다
얼마 전에 사업하기 전에 지인이 하던 팟캐스트에 내가 출연자로 나간 방송을 들었는데 '앞으로 뭐 할 거냐'는 지인이자 호스트의 질문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결국 사업 같은 걸 하지 않을까요?'이런 답을 내가 한걸 보고 좀 놀랐다. 왜냐면 내가 생각하는 과거 5년 전의 나는 그렇게까지 사업을 하고 싶어 하지 않았던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사업 같은걸'이라고 내가 말했던 건 나는 40대 이후에 적게 벌더라도 뭔가 내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정도의 좀 더 큰 범위의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거기에는 유튜버를 한다던지, 글쓰는 사람이 된다던지 뭐 꼭 사업이 아니어도 되는 것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어쨌든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렇게 내 인생은 자기 충족적 예언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내가 사업이나 그게 아니어도 회사를 다니는 형태가 아닌 내 일을 해야 하겠다고 마음먹은 여러 이유 중에 하나는 '주말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 싫어서였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주말을 기다린다. 많은 직장인들이나 급여 생활자들이 주말에는 쉬거나 놀 수 있기 때문이다. 나도 십몇년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많은 기간 동안 '주말을 기다'렸다. '오매불망, 학수고대' 뭐 이 정도는 아니고 은은하게 주중에 주말을 기다렸다. 그리고 아주 예전부터 주말을 기다리는 내 모습이 뭔가 잘못되었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주말인 토요일, 일요일은 주 7일 중에 28.5%였다. 그렇다면 나는 주중의 기간인 71.5%는 덜 행복하거나 불행한 것이 아닐까?
나는 주말에는 주중을 기다리고 주중에는 주말을 기다리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러려면 내가 주중에 하는 일이 즐거워야 했다. 그리고 주말에는 주중에 하는 일을 이어서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도 주중, 그러니까 주말에 월요일이 오는 게 즐거운 삶을 살고 싶었다.
세 가지 과정이 있었다.
1. 연차가 쌓이고 회사를 다니면서 직급이 오르고 책임과 자유가 커지면서 주말에도 일하기 시작했다. 일요일에 4시간 정도 일하면 월요일부터 해야 할 업무가 더 원활해졌다. 주말에도 나라는 프라이팬을 가열한 상태로 두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되니 월요일이 되는 것이 힘들어지지 않았다.
2. 사업을 하면서는 주말에 더 일하기 시작했다. 보통 집에서나 동네 커피숍에서 일을 했다. 나이가 들면서 주변의 일상이 더 단순해지고 여러 자극들, 소비라든가 대인관계, 이런 것들이 심플하게 정리되었다. 더 일에 몰두할 수 있게 되었다. 운동을 더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서 체력도 더 좋아졌다.
3. 요즘에는 그냥 토요일, 일요일, 휴일에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운동을 끝내고 사무실에 출근한다. 휴일에는 보통 다른 직원들이 회사에 나오지 않으니까(자주 나오는 직원들이 좀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사무실에서 내가 듣고 싶은 음악을 틀어두고(보통 락음악) 자유롭게 일한다.
결론은 나는 다시 주말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었다. 하하. 사실 중요한건 주말이든 주중이든 아무 기대 없이 받아 들이는게 아닐까 싶다. 그러려면 기대치가 낮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