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게임을 만들지 기본 콘셉트를 잡기까지
첫 번째 글을 쓴 지 3개월이 지났다. 뒤늦게 다음 글을 써본다. 앞에서 언급한 두 게임은 어떻게 되었을까?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actionfit.convenisort&hl=ko
두 게임의 매출 그래프만 우선 보자.
블록냥은 어느 구간에서 매출이 정체되다가 다시 매출이 오르고 있다.
편의점 정리왕은 매출이 오르다가 한 달 넘게 매출이 정체 중이다. 매출을 올리는데 필요한 가설을 세우고 현재 실행 중이다.
결론으로 말하면 아직 아쉽고 부족한 부분은 많지만 두 게임의 성공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이제까지 우리가 출시한 모든 게임의 매출을 넘어서 나란히 1등, 2등을 기록할 것 같다.
다시 돌아와서 이번글의 주제는 게임 개발의 첫 단계인 '어떤 게임을 만들지'를 정하는 것에 대한 것이다. 첫 게임을 직접 개발하기 전에 여러 번 공동 개발 등에서 실패가 있었다. 우리가 기획을 하고 외주 개발 형태로 퍼즐과 미드코어, 하이브리드 캐주얼 등 여러 게임을 만들었는데 실패의 내용은 아래와 같았다.
결과적으로 모든 프로젝트가 실패했다.
재도전을 하면서 아래와 같은 방향을 잡았다.
게임 선정: 그래도 다시 퍼즐에 도전하기로 했다. 퍼블리싱이긴 하지만 이미 10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해서 200억 이상의 매출을 만든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정통 클래식 퍼즐(3 매치, 블록, 벽돌 깨기, 버블, 2048 등)이 아니라 좀 더 Brand New 한 퍼즐 장르를 하면 어떨까 생각했다.
개발팀 구성: 기획뿐 아니라 개발과 디자인을 직접 모두 하기로 했다. 처음 뽑은 디자이너의 그림 실력과 잠재적 가능성을 이미 확인했고 개발자만 뽑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픽 스타일 : 2D로 된 귀여운 스타일의 그림을 고른 건 순전히 내 취향이기도 하지만 'HyberBeard'같은 회사의 게임을 보면서 아시아 풍의 귀여운 그림이 서양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위에 말한 처음 뽑은 디자이너의 실력에서 가능성이 보였다. 혹시 정 안되면 그래픽 디자인 출신인 내가 직접 그리는 것까지 생각했다.
집중 국가/시장: 위에 언급한 것처럼 귀여운, 하이브리드 퍼즐을 만들면 좀 더 한국과 일본에서의 매출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케팅도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이 정도로 방향을 잡고 나는 직원들의 힘에, 우리가 나름대로 만든 조직과 시스템에 기대기로 했다. 우리 사업부, 마케터들의 게임 선정 능력을 믿기로 한 것이다. 그 뒤로 내가 한건 1주일에 한 번씩 게임 기획 회의를 잡은 것이 전부다.
첫 기획 회의 때, 몇 개 게임의 기획이 올라왔는데 우리 회사의 마케터 중 가장 오래 일한 직원이 레퍼런스 게임의 마켓 데이터를 보여주며 블록냥의 콘셉트를 말했다. '고양이'가 포인트였다. 듣는 순간 이런 걸 '아하! 모먼트'라고 하는지 모르겠지만 바로 감이 왔다. 바로 제작에 들어가기로 했다.
두 번째 회의 때, 두 번째로 오래 일한 마케터가 역시 레퍼런스 게임의 마켓 데이터와 자기가 말하는 게임의 콘셉트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몇 가지 말한 콘셉트 중에 '편의점'이란 키워드에 귀가 꽂혔다. 당시에는 개발자가 1명밖에 없었지만 다음 후보군에 올리기로 했다(정확하게는 먼저 말한 마케터도 비슷한 콘셉트를 생각하긴 했었지만 우선 콘셉트 기획의 공은 각각 나눠가지는 걸로 했다)
돌이켜보면 두 직원이 각자 콘셉트를 잡기까지 걸린 시간은 길게 보면 3년 정도였다. 두 직원 모두 우리 회사에서 일한지 3년이 되어가던 시점이었다. 3년 동안 우리는 직접 게임을 만들 수 없는 환경의 회사였고 반대로 그 시간 동안 직원들은 게임과 시장을 보는 눈을 갈고닦았던 것이다.
(다음글은 늦어도 일주일 안에 올릴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