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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smet Jan 18. 2021

지나친 허영심을 경계하라

정신분석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격심리를 연구하며 허영과 자만심, 이기주의 등이 인간에 내재한 자연스러운 것이라 분석했다. 특히 아동 발달 단계를 5가지로 제시하고 있는데, 그중 세 번째 단계인 남근기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고 고착되는 경우 남성은 힘을 과시하거나 허영, 자만심 등이 성격에 드러나고 여자의 경우 여자다움을 지나치게 강조하거나 연극적 성격을 가지게 된다 밝히고 있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허영심이 우리 마음속에 내재된 본능과도 같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러 매체들을 통해 우리는 과도한 자신감이나 허영심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건 왜일까?


이는 전래동화의 주제가 권선징악인 것과 같이, 지나친 허영이 결국 우리의 삶에 파국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우리는 프랑스 사실주의 대표작가,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에서 대표적 예시를 찾아볼 수 있다.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 마틸다는 가난한 하급 공무원의 아내이다. 그녀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외모를 가졌지만, 그와는 달리 가난한 자신의 생활에 항상 불만을 갖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은 마틸다에게 장관 부부가 주최하는 무도회의 초대장을 건네주게 되는데, 행복해할 그녀의 표정을 상상하고 있던 남편은 예상과 다른 마틸다의 표정에 당황하고 만다.


사실 마틸다의 반응이 냉랭했던 이유는 명망 높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무도회에 초대받고도 그곳에 입고 갈 옷이 없다는 것이었다. 평소 극장에 입고 가던 옷도 괜찮아 보인다던 남편의 말에도 울상인 마틸다를 위해, 그는 파티에 어울리는 멋진 옷을 만들라 이야기하며 자신의 비상금을 내어준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옷에 어울리는 장신구가 없다며 불평을 늘어놓기 시작하고, 결국 부자 친구인 포레스트 부인에게 목걸이를 빌리게 된다.


마침내 만족한 그녀는 자신의 모습에 도취하고, 무도회에서 꿈꿔왔던 관심과 주목을 한눈에 받게 된다. 하지만 그 행복함도 잠시, 무도회가 끝난 후 서둘러 집으로 돌아오던 중 그만 목걸이를 잃어버리게 된다. 마틸다는 친구에게 4만 프랑이나 하는 똑같은 목걸이를 돌려주기 위해 집을 팔고 빚까지 지게 된다. 이로 인해 그녀는 10년의 시간을 오로지 빚을 청산하기 위해 살아야만 했다.


빚을 다 갚은 후 어느 날, 마틸다는 우연히 길에서 친구인 포레스트 부인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초라하게 늙어버린 마틸다를 전혀 알아보지 못한다. 마틸다는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지난날 잃어버린 목걸이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마틸다의 고백을 들은 포레스터 부인은 그녀의 두 손을 꼭 쥐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어쩜 좋아 마틸다, 내 건 가짜였어. 기껏해야 5백 프랑밖에 나가지 않는..”


자신의 분수에 넘치고 실속 없이 겉모습에만 집중하는 마음을 우리는 허영심이라 일컫는다. 나는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에 허영심 넘치는 마틸다의 모습이 비단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과도한 주식 투자, 영혼을 끌어 모은 부동산 투기와 외제차 구매, 분에 넘치는 명품 구입까지, 현재의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모습들이다. 한 순간의 기쁨을 위한 욕심이 남아 있는 자신의 삶을 모조리 갉아먹을 수도 있음을, 자신의 삶을 파국으로 이끌어갈 수 도 있음을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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