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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smet Feb 14. 2021

마음이 담긴 글을 쓰고 싶어요

언택트(Untact): 접촉을 뜻하는 영단어인 콘택트(contact)에 부정, 반대를 뜻하는 언(un)을 붙인 신조어다.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 단어를 "비대면"이라는 의미로 활용하고 있다.




2020년, 전 세계적으로 유래 없는 전염병이 불어닥치며 우리 삶에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재택근무는 여러 직장인들의 일상이 되었고, 가계에서 온라인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더 늘어나게 되었다. 더불어 금융권에서는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대면 계좌 개설과 언택트 서비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다양한 오프라인 미팅은 '줌(Zoom)'이라는 비디오 회의 솔루션을 통해 해결하고 있다 (물론 다른 영상회의 채널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우리는 아무런 예고 없이 언택트 삶에 돌입하게 되었다.


이 시대를 살아가며 나는 '우리가 얼마나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지'를 부쩍 더 많이 실감하고 있다. 친구와의 연락도, 재테크도, 게임도, 어쩌면 업무까지도 모바일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시대이니 말이다. 심지어 PC를 통해서는 거의 현실에 가까운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길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이 편리한 삶에 왠지 모를 이질감을 느낀다. 재택근무를 통해 동료와 일상을 공유하며 교감하는 것이 힘들어지고, 온라인 소비가 늘어나며 시장의 정취 와과 인심을 느끼기 어려워졌기 때문일까?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의 모임이, 그들과의 정서적 교류가 화면 뒤의 만남으로 변해버렸기 때문일까? 마스크 속에 숨어버린 그들의 감정과 표정들을 볼 수 없기 때문일까?

나는 이 모든 느낌들을 내 스스로가 전자책보다는 종이 책을, 전자 메모보다는 노트 필기를, 도시보다는 자연을 좋아하는 아날로그틱한 사람이라 그런 것이라 결론 내려본다.


그러나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비대면 세상을 살아가며 느끼는 아쉬움들을 누군가와의 만남이 아닌 텍스트를 통해 충족시키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나를 아는 다른 이들이, 나를 만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도록 마음이 담긴 글을 쓰기로 다짐하였다.




설 연휴를 맞이해 내려갔던 본가에서, 고등학교 3학년 친구들과 함께 만들었던 '우리들의 속 깊은 이야기'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은 당시 교직에 서신지 10년째 되었던 담임 선생님께서 당신과 우리의 추억을 함께 기록하고 남기기 위해 직접 기획하셨던 책이었는데, 오랜만에 열어본 추억들 사이에서 나는 10년 전 친구들의 작음 마음들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을 느린 사람이라 소개하던 혁훈이의 첫 글. 마냥 씩씩한 개구쟁이일 줄만 알았던 준이의 고민. 1년이라는 지루한 레이스 속해 뜻대로만 되지 않는 현실에 좌절한 성준이의 시. 제자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전하는데 망설임이 없으셨던 선생님의 글. 그리고 39명의 어머니들이 직점 남겨주신 애정들까지도. 1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지만 그 텍스트 안에는, 여전히 그들의 생각과 마음이 남아있었다.


우리들의 속 깊은 이야기(왼쪽), 선생님의 마음을 담은 시(가운데), 사랑하는 어머니께서 남겨주신 편지(오른쪽)


나는 이렇게 생각이 담긴 글, 마음과 감정이 담긴 글을 쓰고 싶다. 텍스트 안에 진심을 눌러 담아, 나를 모르는 누군가가 읽어도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그 안에서 즐거움을 찾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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