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잘 띄는 분홍색으로 가게를 색칠한 요리사, 절믄나매 김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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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남해, 절믄 나매
김진수, 요리사
동네
남해 죽산마을
거주지
남해읍 절믄나매 2층 집
고향이 남해였다고 들었어요. 어디에서 생활하셨어요?
여기요.(웃음) 지금 저희가 있는 여기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어요. 친척들은 지금도 여기에 지내고 있어요.
어릴 적 기억에 남는 공간이 있나요?
여기서 걸어서 30분 정도 가면 쇠섬이라는 작은 섬이 있어요. 지금은 해안 도로가 생겼는데 어릴 때는 해안 도로가 없었거든요. 앞쪽은 바다가 보이고 뒤쪽은 갈대숲이에요. 노을 질 때 가면 갈대숲 사이로 해가 져서 너무 좋아요. 가만히 앉아서 해지는 걸 보고 그랬던 기억이 있어요.
다시 남해에 오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대학교에서 청소년 교육을 전공하고 특전사로 근무하게 되었어요. 5년 정도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외국을 실컷 돌아다녔죠. 홍콩, 아일랜드, 호주, 캐나다, 싱가포르를 갔었어요. 그런데 돈을 벌어야 하니까 일을 해야 하잖아요? 한국사람이 가장 취업 잘 되는 업종이 3가지 있었어요. 요리사, 미용사, 간호사인데 마침 제가 홍콩에서 식당 매니저 일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매니저 월급을 포기하고 주방 막내로 들어가게 되었죠. 거기서 요리를 배우게 되었어요.
그럼 그때부터 요리를 시작하신 거네요?
네 저도 요리를 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웃음) 나중에는 싱가포르에 있는 호텔 주방에서 일하면서 완전 요리에 미쳐있었어요. 1년 정도 일하면서 창업도 준비했었기 때문에 캐나다에서 식당 창업이나 더 취업도 고민할 만큼 요리를 열심히 했어요.
그런데 남해는 어떻게 오게 되신 거예요?
3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급히 한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그리고 어머니 혼자 계시니까 외국으로 다시 못 가겠더라고요. 그래서 남해에서 가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서울에서 문화기획자로 일하던 누나를 열심히 설득했죠. 그래서 남해에서 누나와 함께 ‘절믄나매’를 열게 되었어요.
‘절믄나매’ 이름은 어떻게 만들어진 거예요?
‘절믄’은 남해 독일마을의 독일과 젊음 두 가지 의미에서 따왔고 ‘나매’는 남해와 남매라는 두 가지 뜻이에요. 그래서 이름을 ‘절믄나매’로 짓게 되었어요.
가게는 어떻게 구하셨어요?
예산이 2000만 원이었어요. 처음에 선구리에 있는 할머니 집 1층에서 하려고 했는데 공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서 못하고 읍에 있는 어머니 집 1층에서 시작하게 되었어요. 원래는 아버지께서 ‘남해유리’로 운영하셨던 곳이에요. 처음에는 가게 주변에 아무것도 없고 7시 되면 불이 다 꺼져서 주변에서 걱정했는데 지금은 옆에 카페도 생기고 밤에도 밝아요. (웃음)
분홍색으로 칠한 외관이 인상적이에요.
가게를 시작할 때 주변에 유치원밖에 없었어요.(웃음) 옆에 유치원도 있고 눈에도 더 띄고 싶어서 분홍색으로 칠했어요. 누나의 의견이었는데 잘한 것 같아요.
반려견 리카와 리코는 남해에서 키우기 시작하셨나요?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생각은 항상 있었어요. 그러다가 남해에서 가게 시작하고 지인에게 어린 강아지 두 마리를 분양받아서 키우게 되었어요.
쉬는 날은 보통 어떻게 보내시나요?
리카와 리코를 데리고 근처에 동산이나 남해 스포츠파크 같은 곳으로 산책을 다니기도 하고 요즘에는 철인 3종 경기를 준비하고 있어서 주로 운동모임에 나가요.
남해에 운동모임이 있어요? 모임에 젊은 사람도 많나요?
네 진짜 운동 종목별로 다 있어요. 국궁 모임도 있어요. 스포츠파크가 워낙 잘 되어 있어요. 젊다는 기준이 도시와는 많이 다른데, 운동 모임에서 제가 막내예요. (웃음)
전복 파스타를 주메뉴로 선택하신 이유가 있었나요?
남해는 바다에서 나는 해산물보다 육지에서 나는 마늘, 시금치, 쌀이 유명해요. 주로 그런 재료들로 요리를 하다가 한 번은 어머니께서 전복죽을 해주셨는데 너무 맛있는 거예요. 그래서 전복으로 파스타와 리소토를 만들게 되었어요.
남해에 파스타집이 많이 생겼다고 들었어요.
네 저희가 처음 오픈할 때만 해도 남해군에 한 곳 있었거든요 지금은 주변에만 네 곳이 있어요. 저는 좋은 것 같아요. 지방에서 특히, 남해 같은 곳에서는 ‘파스타’라는 음식이 진입장벽이 높더라고요. 그래서 가게가 많이 생겨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올해가 ‘절믄나매’ 3년 차가 되었잖아요. ‘3년 차 증후군’이라는 말도 있듯이 고민이 많은 한 해가 될 것 같아요.
최근에 리모델링을 해서 모은 돈을 다 썼거든요.(웃음) 그래서 다시 0에서 시작하는 것 같아서 그게 고민이죠. 그리고 원래는 아내가 서빙 일을 해주었는데, 아내도 본업인 사회복지사로 복귀해야 해서 이제는 1인 레스토랑으로 운영해야 해서 그게 조금 고민이네요.
준비하고 계신 콘텐츠가 있으세요?
남해에 할머니 밑에서 자라는 학생들이 많아요. 그 친구들을 ‘절믄나매’에 초청해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평소에 먹기 힘든 맛있는 음식을 해주고 싶어요.
귀촌을 준비 중이신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일단, 자연환경이 너무 좋아요. 15분 정도만 나가면 여행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어요. 작은 가게 창업을 생각하고 오실 텐데 지원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마시고(웃음) 위치가 어디든 상관없을 것 같아요. 요즘은 인스타그램 보고 많이 찾아오니까요. 그리고 오셔서 술친구 좀 해주세요.(웃음)
인스타그램|절믄나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