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빼는 날
퇴실하기 전 1년 전 처음 왔을 때처럼 방을 비워놓고 부동산 사장님의 확인을 기다리고 있다.
직접 오셔서 확인하신다고 한다.
똑똑.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집주인 할아버지셨다. 옆에는 부동산 사장님도 계셨다
1층에 살고 계신 집주인 할아버지와는 출근하는 길에서나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 종종 마주치곤 했었다.
이미 1년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서는 이웃사촌의 개념이 희미한 한국과는 다르게 ,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도와주셨던 따뜻한 분이시다.
앞으로 또 만날 수 있기를 바라요.
다음에 또 교토에 살 일 있으면 연락해요
악수를 건네는 할아버지와 부동산 사장님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들이 올라왔다.
그동안 많이 도와주셔서 감사하고 이렇게 헤어지는 게
아쉽고 또다시 만날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사카의 밤.
도톤보리는 오사카의 관문 같은 곳이다.
오사카에 처음 왔을 때도
이 곳에서 라멘을 사 먹었던 추억이 있다.
오늘따라 도톤보리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고 있었다. 왜 이렇게 사람이 많나 했더니 핼러윈데이였다
곳곳에서 코스프레를 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많은 인파 속에 있어본 건 흔치 않은 경험이다.
편의점에서 음료수를 사고서 다시 많은 인파를 뚫고 도톤보리 강가에 세워진 난간에 기대어 이 순간을 만끽해본다.
축제의 나라답게 핼러윈데이마저도 스케일이 남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