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루 여행기(1)
11월 4일, 새벽
신이마미야역에서 간사이공항으로 간다.
아침 비행기로 잡았기 때문에 서둘러야 했다.
신치토세공항에 도착했다.
활주로 너머로 보이는 나무들은 교토나 오사카와는 달리 제법 겨울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나를 반기는 건 차가운 바람이었다.
체감상으로는 한겨울 같았다.
미나미 오타루 역은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흐린 날씨와 붉은 낙엽과의 낡은 승강장의 분위기가 어우러져서
이제까지의 일본하고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홋카이도, 그중에서 오타루는 러브레터로도 유명한 동네인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러브레터의 장소를 가보고도 싶었지만 무엇보다 일본 워킹홀리데이가 끝나기 전엔 한 번은 가야 했다.
한국에서 홋카이도로 가는 비행기 값은 일본에서 가는 것보다 더 비쌌기 때문이다.
어떤 계획을 잡고 간 건 아니었기 때문에 최대한 저렴한 숙소를 구했다.
에미나 백패커, 하루에 3천엔 정도로 10월에 후쿠오카/구마모토에서 썼던 숙박비와 비슷했다.
지도로 봐서는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게 신기할 만큼 번화가와 조금 떨어져 있었다
일본 중에서도 북쪽에 위치한 동네라 그런지 동네의 지붕모양이 가팔랐다.
고등학교 지리수업 때 기후에 따라서 지붕모양도 달라진다고 했던 게 기억났다.
침대에 가지런히 놓인 두꺼운 이불과 방안의 난방기는 오타루의 추위를 형태로 보여주는 것 같았다.
예상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나는 집주인 아주머니와 길이 엇갈렸던 것 같다. 집안에는 초등학생인 것 같은 남자아이가 있었고, 엄마는 잠깐 외출 중이라고 한다. 낯선 사람을 어색해하진 않는 게 자주 여행자를 만나기 때문이겠지?
한 20분 정도 기다렸을까 집주인 아주머니가 오셨다.
너무나 친절하게 주변의 관광지 편의점, 가볼만한 식당을 알려주셨다.
나중에 들어보니 미나미오타루역 보다는 오타루역으로 해서 오는 게 길이 조금 더 편하다고 한다.
오타루는 운하로 유명하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오타루 운하를 밝히는 등불은 가스등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조금 더 은은하다는 느낌이 든다. 일본은 겨울 중에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익숙했지만 홋카이도는 그보다 조금 일찍 해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