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파심
"내일이 금요일이라 혼자있을게 걱정돼... 그냥 토요일에 데려올까?"
"아냐, 하루라도 빨리 우리랑 친해지는게 좋지"
고민 끝에 데려온 고양이가 하룻밤 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넜다. 길에서 구조된 아기 고양이. 한 달동안 병원에서 지내며 제대로 된 관리를 받지 못했는지, 처음 사진에서 봤던 똘망똘망한 눈동자는 사라지고 기력없이 축 처진 고양이가 우리에게 왔다. 그리고 잠시 머물다 고양이별로 떠났다.
함께 한지 하루가 채 되지도 않는 작은 고양이. 하지만 그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함께 지낸 낮보다 긴 밤을 축축하게 부은 눈을 감으며 잠을 청했다.
어느날, 먼저 간 고양이와 비슷한 생김새가 눈에 띄는 회색 고양이를 보았다. 데려오는 게 맞을지를 고민하던게 무색하게 형제 2마리를 모두 데려왔다. 태어나서부터 함께였다는 둘을 떼어놓을 수가 없어서.
우리집에 오게 된 회색 고양이 형제.
그리고 어느새 함께 한지 2달.
매일 아침 빈 집에서 하루 종일 지낼 너희가 안쓰럽고 집으로 돌아가는 퇴근길엔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진 않았을까 초조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물론, 아무일 없는 무심한 표정을 맞이하는 순간, 이 모든게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닫지만...
이건 나의 어쩔 수 없는 노파심.
너희와 함께 하는 동안 늘 갖게 될 나의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