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미 회고 클럽 6월
6월 회고는 빨리 해보자고 그래도 또 이렇게 늦어졌다. 하하하. 그래도 이번에는 7월 중순에 끝냈으니까. 이 정도면 괜찮은 것 같다. 자, 지금부터 2022년 6월 회고도 시작.
감정이 지나가길 기다려주는 사람들 | 6월은 생일이 있는 달. 그래서인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들을 많이 만났고, 시간도 함께 많이 보냈다. 우선, 지방 선거날이었던 1일에는 엄마, 남편과 함께 서대문 부근 안산을 등산했다. 너무 더운 날이었고 우리가 가려고 했던 음식점도 문을 닫아 몸도 지치고 마음도 속상했는데, 차선으로 간 음식점에서 시원한 콩국수를 먹고 나니 괜찮아졌다. 나를 만난다고 즐겁게 나왔을 엄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다행히 이후, 함께 오른 안산을 너무 좋아해서 다행이었다. 겉으로 드러낸 짜증을 탓하지 않고, 지나가길 기다려주는 가족이 있어 참 좋았다. 6월에는 그 품에 자주 숨고 싶어, 생일에도 양손 무겁게 들고 엄마 집으로 향했다. "주말에 봤더니 더 보고 싶어"라는 엄마 말은 기억해둬야지.
그 외에도 10년 전에 우연히 트위터로 알게 된 언니와 식사를 하기도 하고, 갑자기 대학 친구들과 퇴근 후 술을 마시기도 하고, 친한 친구 부부가 우리 동네로 와서 추억이 깃든 '부산오뎅'에 가기도 하고, 6월의 마지막 주말에는 오랜 친구의 결혼식까지. 오랫동안 깊게 알아온 사람들과 시간을 자주, 많이 보낸 한 달이었다. 어떤 역할을 부여받지 않은 자리라 편했던 만남들이었다.
주말에 친한 친구의 결혼식이 있었다. 중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친구들에게, 나는 늘 고마움을 빚진 기분이 든다. 결혼식은 친구답게 너무 밝고 아름다웠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분께서 “신부 친구 분들이라고 들었어요. 대학교?”라고 했는데, 다들 중학교 친구들이라 참 오랜 시간을 함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리프레시 데이, 오랜만에 필름 카메라 | 리프레시 데이로 필름 카메라를 찍게 되었다. 오랜만에 사람들과 카메라 하나씩 들고, 서촌 거리를 걸으니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아쉽게도 그때 찍은 사진들은 나오지 않았지만(필름을 잘못 감았다...), 겸사겸사 오랫동안 미루고 있었던 필름들을 스캔하고 다시 보니 맞아, 내가 이래서 필름 사진을, 그리고 내가 찍은 필름 사진을 좋아했지, 싶다. 앞으로도 계속 무언가 좋아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지.
오랜만에 필름 사진. 한참 찍었던 때보다 소진 속도가 늦어져서 한 롤에 꽤 긴 계절이 담겨있다. 오래된 펜탁스 노출계 고장으로 모두 감으로 찍은, 그리고 유효기간을 넘긴 필름이라 입자도 거칠지만, 나는 내 필름 사진이 좋다. 바로 결과물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보게 되기 때문일까? 아무튼 다시 내 속도로 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 결과물들. 출사 나가고 싶어지는 여름. #룰룰필름
도서전에서 나와 생일이 같은 <다자이 오사무> 책을 구매했고, 다리미질을 하며 <나의 해방일지>를 보았다. | 회사 사람들과 서울 도서전에 갔다. 여러 부스를 살펴보고 이거 저거 골랐다. 민음사 부스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가 종종 스토리에 올리는 다자이 오사무의 책을 구매했다. 살까 말까 고민하다가 6월 19일이라는 챕터가 있어서(내 생일) 구매했는 데, 이건 다자이 오사무의 생일이기도 했다. 다만, 그 챕터는 많이 짧았다.
일요일에는 하루 종일 다리미질을 하며, 맥주를 마시며 <나의 해방일지>를 모두 보았다. 볼까 말까 고민하던 차에 뉴스레터 <보낸이 오지윤>에서 '추앙'이라는 단어를 주제로 에세이를 보내주면서, 흥미가 생겨 보게 되었고 좀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외연이 많은 단어 '사랑'. 덕분에 내가 주변 사람들, 그러니까 부모님에게, 형제에게 그리고 남편에게 바라는 사랑은 무엇인지 생각해보았다.
6월에는 사이드로 진행하는 일을 최대한 줄였다. 4월에서 5월로 넘어가는 주에 대전여행을 다녀오며 5월은 쉬기 위한 준비를 하는 달로 보내며 약속했던 일들을 하나씩 마무리하고 나니 6월은 그래도(노션 앰배서더 웨비나가 하나 있기는 했지만) 개인적으로 새로 벌인 일은 없다. 요즘 갑자기 다들 너무 열심히 사는 것 같아서 청개구리 기질로 조금 놀면서도 마음이 영 애매하던 차에 '뉴스레터'를 하고 싶다고, 궁금한 게 있어 밤늦게 줌으로 수다를 조금 떨었던 친구에게 들었던 말이 좋았다. 재밌게 살려고 바쁜 거. 이 스탠스 좋다.
요즘은 사이드로 진행하는 일을 최대한 줄이고 있다. 그냥 매일 운동하거나 아니면 영상을 보거나, 책을 보고는 한다. 이래도 되는 건가 싶어 일정을 다시 살펴보니 지난주에 이미 웨비나를 하기는 했구나… (무언가에 쫓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게 없는데, 억지로 하는 건 싫어서 주기적으로 이런 시간이 오는 것 같다. 조금 지나면 또 하고 싶은 게 생길 거라는 걸 너무 잘 알아서, 그냥 내버려 두고 있다. 다들 어쩜 저렇게 열심히들, 부지런히 사나 싶어 친구에게 물어봤더니 “부지런한 게 아니고 재밌게 살려고 애쓰는 거야”라고 한다. 어쩜.
요즘사X스티비 You've got mail
오늘로 <요즘사> 팀과 주고받은 메일이 79건이 되었다. 서로 출연진을 고민하고 질문을 고민하며 메일을 주고받는데,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게 보인다. 모이는 콘텐츠와 함께 신뢰도 함께 더 쌓인다. 예상대로 댓글에는 <요즘사> 덕분에 뉴스레터를, 발행인을 알게 되었다는 말들이 보인다. 15분이 훌쩍 지나간 첫 영상, 양다솔 님의 영상은 곧 1만 뷰를 기록한다. 신난다… 신난다!!! - 인스타그램 @yirul
다함께글쓰계 시즌 2 종료
시즌 2 오늘 종료. 작년 코로나 시국에 시즌 1이 시작되고 끝났던 모임. 드디어 오프라인으로 만나 함께 글 쓰는 시간을 가졌다. 시즌 1과 다르게 이번에는 플랫폼 없이, 자발적으로 모여 모더레이터도 한 명씩 돌아가며 했다. 주제도 쏘이(@kimssssoi)의 #생각소스 책을 선택해서 이용했다. 덕분에 리딩 하는 부담도 줄고, 모더레이터가 바뀔수록 달라지는 경험이 좋았다. 나라면 선택하지 않았을 주제를 만나는 것도 새로웠다. 새로운 사람들도 모아보고 싶고, 생각소스 저자 쏘이도 참여하게 해보고 싶었고, 여러 아이디어는 많았지만, 일단 시즌 2는 여기서 마무리해본다. 다음에 또 해보고 싶은 게 있어야, 더 재밌게 계속할 수 있으니까. - 인스타그램 @yirul
노션 앰배서더 웨비나 - 노션으로 운영하는 슬기로운 사이드 프로젝트
이번 주 토요일 진행하는 노션 앰배서더 웨비나에 총 500명이 모집되었다. 행사에서는 어떤 기획인지와 누가 참여하는지 등 기획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10주 차] 6/6 - 6/12 회고 중에서
열정의 다리미질 4시간, 퇴근 후 요가 | 갑자기 생긴 주말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다가 옷방을 정리했다. 옷걸이 배치도 바꾸고 가지고 있던 옷도 많이 버렸다. 진짜 많이 버렸는 데, 새로 사야 할 필요성을 못 느끼는 걸 보니 잘 버렸다 싶다. 남은 옷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 시원한 맥주 한 캔을 마시며 <나의 해방일지>를 보며 다리미질을 했다. 빳빳해진 티셔츠들을 보니 기분이 개운해졌다. 사이드로 하는 일들을 많이 줄이면서 쉬는 날들이 많아지니 여러 가지 생각을 한다. 한 번은 요가하다 이런 생각을 했다. "생각해보니 나 요청하는 일을 많이 한 적이 없구나." 그래서 그렇게 요청이 어려운 거였구나 싶었다.
몸과 마음에 돈을 많이 썼다. | SNPE, 예스무브먼트, 그리고 상담도 신청했다. 일을 마치면 운동을 가거나 상담을 받으러 갔다. 생일이라 <DANTON> 원피스를 사서 잘 입고 다닌다. 후회하지 않을 소비의 기준을 하나씩 만들어가고 있는 기분이 든 한 달이었다.
"매일매일 다른 운동을 하는 것도 재밌네!" 주로 하나의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여러 가지 운동을 요일마다 하고 있다. 예를 들어 화요일은 예스무브먼트에서 단체로 운동을 하고,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은 요가를 간다. 주 1회는 헬스를 하고, 일요일 오전 11시에는 SNPE를 한다. 그렇게 하니 오히려 질리지 않고 꾸준히 계속하게 되는 것 같다. 좋아!
SNPE, 예스무브먼트 수업을 신청했다. 이제 최소 주 4일은 운동하겠다. 요가를 하면서 서로 대화가 없더라도 여럿이 함께 같은 운동을 하는 것이 처음 운동의 즐거움을 느끼고 지속하는 데는 내게 좋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이제 다이어트보다, 허리나 목의 통증을 감소하고 싶어 하게 되는 운동이라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고. 나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계속 내가 새롭다. - [12주 차] 6/20 - 6/26 회고 중에서
[밑미 회고 클럽]을 이용해 6월을 회고했다. 4월부터 6월까지! 3개월을 꾸준히 했다는 생각에 기쁜다. 참고로 밑미 회고 클럽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매달 1일 7가지 질문이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