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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다온 Jan 03.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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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조각들이 모여서

그림과 함께하는 52주 프로젝트

앞으로 이것을 52주 프로젝트라고 부르기로 했다. 

프로젝트라고 붙이니 엄청 거창해보이지만 매일 꼬박꼬박 쓰는 일기는 게을러서 자신이 없고, 매주 나의 감정을 갈무리해서 적는 것은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덤으로 글쓰는 근육을 기르고자 하는 의지도 약간 있다. 내 신세한탄이 섞일 수도 있고, 두서없이 나열하는 글이 될지도 모르지만 하나씩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이 또한 보석같은 작은 조각이 될 것이라 믿는다.




2019년은 실패의 연속이었다. 집안의 장녀로, 항상 혼자서도 잘 해야지- 소리를 듣고 자란 나로서는 처음 겪는 사회의 쓴 맛이었다. 물론 10년 후에 돌이켜보면 이 또한 나에게 밑거름이 되었던 귀중한 해일테지만, 아직 인생 1회차 사회생활 쪼렙인 나에겐 너무도 버거운 시간들이었다. 애초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거나 상담을 받을 생각조차 못했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이다. 


익숙해진다는 것은 참 무섭다. 외로움에 익숙해지고, 우울함에 익숙해져서 끝내 내가 잠겨가는 와중에도 소리쳐 도와달라 하지 못하는 상황이 문득 두려워졌다. 아프다고 소리치지 못하고 꾹 참는 나는 그냥 미련한 사람일뿐이었다. 


어쩌다 사람이 좀 미끄러질 수도 있지 않나? 실패 할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는 것을 나는 왜 몰랐을까? 이런 간단한 사실 하나 인정하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사실 지금도 매일매일 되뇌면서 스스로에게 괜찮다 암시를 걸고 있다. 인정한다는건 의외로 어려운 일!) 또 미끄러졌을때 내가 다시 우울해지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다. 나는 늘 우울하고, 그럼에도 그 사실을 인지하며 살아가기 때문에. 그래서 올해의 목표는 이 거대한 우울에서 벗어나기. 그놈의 노오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그래도 노력하려고 노력 중이다. 인간은 바보처럼 오르지 못할 나무를 넘보며 도전하곤 하는데, 그런 바보같은 면이 인간의 한부분이 아닐까. 거창하게 말했지만 그냥 내가 바보라는 뜻이다. 




그것만 목표는 아니고, 내 나름 자잘한 목표도 세웠다. 작년에 세웠던 목표는 돌이켜보니 반쯤? 성공한 것 같은데  올해의 목표도 반 이상은 성공하고 싶다. 


비핸스 포트폴리오 정리

브런치에 글 꾸준히 써보기 (어떤 글이든)

나혼자 하는 uxui 프로젝트 

1년 동안 책 30권 읽기

서핑 배우기

한시간씩 꾸준히 조깅하기 (일주일에 3번 이상)

마라톤 나가보기 (10km)

멘탈 튼튼하게 관리하기

Figma 혹은 프로토파이 독학하기

디자인 공부하기


특히 해보고 싶은 것은 서핑! 시원한 바다 위로 가로지르는 모습을 상상하면 괜히 기분 좋아진다. 현실은 보드 위에 서기만 해도 성공이겠지만. 그 외에도 이것저것 열심히, 그리고 꾸준히 하다보면 내 우울도 함께 날아가지 않을까? 뭐가 되었든 나의 첫 20대 후반의 시작을 힘내자. 




내 소중한 사람들과 이 글을 읽던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행복했으면. 우울의 바다에서 헤쳐나와서 작은 행복들을 그러모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래처럼 손 안에서 빠져나가는 의미 없을 짓이라도 나는 내가 태어난 것을 후회하지 않으리. 우리는 모두 무사히 이 땅에 온 빛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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