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방석천 Oct 16. 2021

학이시습, 배우고 익히다

학습법

인생 3낙 중 제 : 공자는 왜 인생 3 락 중 제1 락을 학이시습(學而時習)이라고 했을까?      


지난 글 <백가지 생각 중 하나를 딱 집어내기>에서, 상선약수(부제)에서 약수(물과 같다)를 ‘지금 여기에 머무르기’라는 관점을 썼다. ‘지금 여기 머무르기’는 실제 실천이 쉽지 않다. 생각이 미래로 과거로 달아나지 않고 당면한  과제에 (주의)집중(attention)하기이다. 주의 집중은 최근 뇌과학 연구에서 기억의 필수 조건중 하나로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기억이 기억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실습(연습 또는 복습)이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공자가  학이시습(學而時習)을 제1 락이라고 한 것은 가장 기본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학이시습의 뜻은 바로 "배우고 때때로 연습하기"이다. 기억(배움)의 두가지 요소, 주의집중과 연습에 일치한다. 학이시습은 바로 기억이고 학습(배움)이다. 기억과 배움은 같은 의미이며 우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두뇌 활동이다. 주의집중과 실습(연습)이 왜 중요한지 살펴보자.     


배움과 주의집중: 주의집중을 하지 않으면 학습이 되지 않는다. 즉 기억으로 남지 않는다. 기억으로 되기 위해서는 시냅스 연결이 새로 만들어지거나 보강되어야하는데 주의집중을 하지 않으면 시냅스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 생리학적으로 안 되는 것이다. 공부건 일이건 이들을 학습한 결과가 기억되지 않으면 완전히 소멸되어 버린다. 주의집중을 할떼, 예를 들어 저기 길 건너편에서 친구인 듯한 사람이 걸어오는 것이 보인다. 그러면 우리 시각은 그 친구에게로 주의가 집중된다. 시야에 들어오는 대상은 아주 좁은 영역뿐이다.  이렇게 주의집중 대상에 들어온 시각 정보들만이 기억된다. 이가 시각의 주의집중 과정이다.     

 

해마의 장기기억 처리이렇게 주의집중이 지속되면 전두엽은 뇌 cpu(작동 공간)의 정보가 기억될 수 있도록 해마에 도파민 신호를 보내고 해마는 이 cpu정보들이 장기 기억되도록 처리한다. 주의집중이 되지 않으면 기억되지 않고 학습되지도 않는다. 영어 단어를 외우고 문장 구조를 분석하고, 수학 문제의 논리 흐름에 집중하고 대화에 주의를 기울이고 운동할 때도  식사할 때도 주의를 기울여야 학습이 되고 즐거운 대화가 되고 운동 테크닉이 습득되고 먹은 음식이 잘 소화되는 것이다.      


학습의 대상은 지금여기그러므로 학습(배움)의 대상은 수업 시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대상 모두가 바로 배움의 대상이다. 이렇게 ‘지금 여기’의 대상에 주의 집중하며 그 흐름을 쫓고 이해하는 것이 ‘지금 여기’에 머무르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여기’는 우리 삶의 원점이고 뿌리이다. 미래의 일들은 원점의 파생일 뿐이다. 그러므로 미래가 걱정이 되면 더욱 현재에 집중해야 한다. 장래 어려운 상황이 예상되면 더욱 ‘지금 여기’에 몰두(집중)하는 것이 옳은 방법이다.     


루프구조와 연습의 중요성: 주의 집중해서 배운 내용은 장기 기억으로 남는다. 이 기억은 시냅스들의 강화된 연결 루프(고리 모양)망으로 이루어진다. 신경 전기신호의 흐름은 신경축의 한쪽 방향으로만 흐르는 일방통행이다. 우리가 기억한 것을 회상할 수 있다는 것은 즉 기억정보를 넣었다가 빼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넣을 때 경로와 빼낼 때 경로가,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서로 달라야 한다.      


그러므로 회상할 때에는 입력경로와 다른 경로를 이용해야 하고 필연적으로 입력경로와 출력경로가 하나의 루프(고리)를 구성해야 한다. 루프(고리)처럼 닫힌 연결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기억으로서 역할을 한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는 기억시키기에 바쁘다. 즉 입력시키기에 바쁘다. 출력경로가 튼튼히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드시 입력한 것을 빼내는 회상 또는 연습 과정을 거쳐야한다. 이렇게 연습할 때, 정보를  빼내는 새로운 출력 시냅스 망이 잘 만들어진다. 기억할 때 연습(복습, 실습)이 중요한 이유이다. 기억과 회상 과정은 모두 새 시냅스 조직을, 즉 새 단백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뇌로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러나 기억 내용을 원활히 회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연습과정이 필요하다. 게다가 장기기억 과정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연습을 하며 고착화하지 않으면 사라져 버린다. 


 백세시대의 자녀교육: 그러므로 학습의 핵심은 주의집중과 연습이다. 이들은 둘 다 자발적 활동이다. 누가 대신해 줄 수가 없다. 이 자발성이 배움이라는 두뇌 활동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공자가 지적하듯 자발적 학습은 인생의 가장 큰 보람이고 즐거움이다. 어렸을 때 지겹게 강요해서 아이들이 학습에 정 떨어지고 담쌓지 않도록 백세시대에는 부모들의 보다 새로운 자녀 지도가 필요할 것 같다. 백년 인생 동안 즐길 수 있도록 자발적 학습의 즐거움을 배울 수 있게 자녀에게 자유로운 시간을 충분히 주자. 그러므로 부모나 선생님이 할 수 있는 것은 자발성을 잘 발휘하도록 동기 부여와 환경 만들어 주기에 머무르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  

(원고지 13.4 장)

매거진의 이전글 프롤로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