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앞둔 어느 30대 커플의 고민
도시에서의 생활을 계속 이어나가기엔 나는 이미 너무 지쳐 있었다. 애초에 시끌벅적한 술자리나 번잡한 길거리도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보다 혼자가 편하다. 모니터 불빛에 혹사당한 눈은 점점 더 나빠져만 갔고 온통 회색빛인 빌딩들을 보고 있자면 곧 나까지 회색으로 칠해질 것만 같다. 사람들은 말한다. 시골이라고 해서 별반 다를 줄 아냐고. 로망은 로망일 뿐이라고. 상관없다. 애초에 대단한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건 아니니까. 적어도 회색보단 초록색을, 도시의 불빛보다 밤하늘의 별빛을 더 자주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언젠간 시들어야 한다면, 딱딱한 아스팔트가 아닌 보드라운 흙 위에서 시들리라 마음먹었다. 그래, 나는 땅을 밟고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