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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 Apr 27. 2018

COACHELLA 2018 DAY 2

나의 코첼라 페스티벌 2018 여행기



토요일 타임테이블


어제는 너무 바빴으니 숙면을 취하고 두 번째 날부터는 12시부터 공연을 달려볼까?

이런 생각을 가지고 텐트에 누웠는데 현실은 그런 거 없고 너무 추워서 잠을 한숨도 못 잤다.

이럴 때를 대비해 핫팩을 가져가서 그나마 다행. 반대로 해가 뜨니 점점 따뜻해지기 시작해서 이제는 잘 수 있겠구나 했는데 1시간도 안돼서 찜질방으로 변모, 결국 참다못해 에어컨을 틀어주는 스테이지를 찾아 오픈 시간에 맞춰 칼 입장했다.



YUMA 스테이지. 이곳은 천국이다.


첫 공연조차 스타트를 안 끊었는데도 불구하고 입장을 시켜주는 은혜로운 스테이지. 타임테이블을 보면 알겠지만 DJ들이 주로 공연을 한다. 스테이지 중 거의 유일하게 에어컨을 틀어주는 곳이라 사람들은 일찍 입장해서

여기서 잠을 청한다 -_- (필자도 여기서 매일 3시간씩 잤다) 예지도 이곳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었는데 절대 텅 빈 관객석을 볼 일이 없었을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엑스재팬 공연보다 예지가 여기서 디제잉했을 때가 사람이 더 많았을 거라고 추측해본다. 비록 에어컨 때문이라는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Declan McKenna




YUMA 스테이지에서 기분 좋게 낮잠을 잔 뒤 본 첫 공연은 Declan McKenna. 앨범은 대충 들어서 그런지

아직도 알쏭달쏭한데 라이브는 생각보다 파워풀해서 좋았다. 나름 훈훈해서 여성팬들이 많은 듯?

캘리포니아의 날씨에 어울리는 인디 록을 들려주었다.




Marian Hill. 아쉽게도 도중에 음향사고가 나서 공연이 갑자기 어쿠스틱으로 대체되었다.




Nile Rodgers & CHIC



음향사고가 나서 흐름이 끊긴 Marian Hill을 뒤로하고 Nile Rodgers를 보기 위해 메인 스테이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DISCO와 FUNK라는 장르에 있어서 거대한 족적을 남긴 레전드를 이런 대낮에 보다니 믿기지가 않았지만 아침부터 춤출 수 있으니 꼭 나쁘지만은 않은 것 같기도 했다. 공연은 기대한 것을 넘어 대만족! Dance Dance Dance와 같은 CHIC의 명곡과 더불어 Diana Ross, Madonna, Daft Punk, David Bowie와 같이 콜라보 한 작업 물들을 메들리로 들려주었는데 이건 정말 귀 호강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비욘세 공연보다 더 만족스러웠을 정도. Get Lucky의 기타 연주를 직접 들었으니 난 전생에 나라를 구했나 보다. 





ANGEL OLSEN



데뷔 앨범을 통해 인디 록 씬의 스타가 된 ANGEL OLSEN. Courtney Barnett과 더불어 가장 핫한 여성 인디 록 뮤지션이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듣고 싶었던 대표곡 Shut Up Kiss Me도 들었으니 만족. 따사로운 날씨에 노스탤지어를 팍팍 불러일으키는 인디 록을 듣고 있자니 내가 코첼라에 왔다는 실감이 들었다. 이런 밴드들을 조금만 더 섭외했어도 올해 그렇게 욕먹지는 않았을 텐데.



나를 구원해준 vip 존


날씨가 점점 더워져 갔기에 휴식도 할 겸 메인 스테이지 근처에 있는 vip존으로 돌진! 이곳 말고도 vip 존은 두 군데 더 있다. 그늘도 많고 와이파이도 터지고 식당도 따로 있어서 그냥 여기서 계속 공연을 봐도 큰 무리는 없다고 할 수 있는 곳으로 이 Vip 존의 유무가 GA와의 결정적 차이. 어차피 코첼라 가는 것 자체가 돈이 꽤 드는 작업이기 때문에 조금만 더 투자해서 쾌적하게 Vip존에서 공연을 보는 게 낫다. 결국 너무 편해서 MO도 여기서 반쯤 누운 체로 관람. 공연 자체는 그냥 무난했다. 





Tyler, The Creator




요즘 대세로 떠오른 Tyler, The Creator. 작년 힙합 앨범 중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것이 그의 작품이기도 해서 Alvvays 공연 전까지 구경해봤다. 다소 멜로우한 신보 수록곡들과 강렬함을 위시로 한 예전 곡들을 섞어서 공연을 했는데 워낙 분위기가 삽시간에 바뀌니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나쁘지는 않은 공연이었지만 Vince Staples가 개인적으로 더 나았다고 생각했던 지라 Alvvays를 보러 이동!




Alvvays




내 최애 인디 팝 밴드 중 하나인 Alvvays! 글래스턴베리 이후 다시 볼 일이 있을까 싶었는데 3년 만에 

코첼라에서 재회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아름다운 멜로디로 가득 찬 곡들로 멋지게 컴백했으며 관객들도 흥에 겨워서 덩실덩실~ 기존 곡들은 물론이거니와 신곡들도 너무 좋았기 때문에 삽시간에 공연이 끝나버린 기분이었다.  역시 좋은 공연은 시계 볼 틈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물 흐르듯이 진행되어간다는 게 특징. 

Haim과 조금 겹쳤기 때문에 마지막 곡을 부르기 전에 아쉽게 퇴장하고 다시 메인 스테이지로 달려갔다. 

(코첼라의 스테이지 간 거리가 그렇게 멀지는 않은데 MOJAVE - Coachella Stage는 예외다. 극과 극의 위치에 있기 때문.)




Haim



LA 출신의 팝록 밴드 Haim. 데뷔 때부터 화제의 밴드였지만 신보를 낸 뒤 더욱 무게감이 있어진 듯하다. 코첼라의 메인 부 헤드라이너로서 공연을 펼쳤는데, 사실 공연 전까지는 앨범 2장밖에 없는데 여기에 세우는 게 맞는지 의심스럽기는 했다. (전날 SZA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불가 -_-) 그렇기 때문에 최악의 코첼라 라인업이라고 욕을 얻어먹은 거겠지만..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Haim은 이런 의구심을 떨쳐버리게 할 정도로 멋진 공연을 선사했다. 



BEYONCE



천조국 자본주의 엔터테인먼트 쇼의 극치. 화려하기는 엄청나게 화려했다. 특히 오프닝은 코첼라 역사에도 길이 남을만한 퀄리티. 다만 개인적으로는 긴 공연시간 내내 마칭밴드와 같이 공연하는 포맷으로 쭉 갔는데

그녀의 빅 팬이 아닌지라 다소 루즈하게 느껴졌다. 더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거리가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서 잠깐 엑스재팬을 보고 다시 오기로 결정하고 MOJAVE 스테이지로 향했다



X - JAPAN




그렇게 도착한 MOJAVE 스테이지. 역시나 비욘세 때문에 공연장 안은 한산 했다. 엑스재팬 역시 전성기 시절의 라이브는 구현하지 못해서 공연 자체로만 보면 그렇게 칭찬할 거리가 많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중2병과 함께한 밴드라 그런지 추억 보정 버프가 붙으면서 그럭저럭 재밌게 봤다. 요시키의 반주에 맞춰 맨슨이 Sweet Dreams를 부르는 진풍경을 볼 수 있기도 했고, 멘트 또한 감동적이었다. 특히 우리는 대단한 팬을 가지고 있다. 비욘세가 공연하는데도 이렇게 함께 해줘서 고맙다는 요시키의 말은 정말 진솔하게 느껴졌다. 멤버도 잃고 우여곡절도 많았으나 우리가 여기서 공연한 것처럼 이 세상에 불가능은 없다고 외치는 그를 보며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잠깐 동안이라도 엑스재팬을 보러 온 내 결정이 실수가 아니었음을 확신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사진출처: 배경 사진, Marian Hill, Alvvays의 사진은 코첼라 공식 페이스북에서 다운로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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