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인생 공부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공부코치 May 28. 2020

평범한 월급쟁이?

당신은 이미 세계 상위 소득자

누가 그랬는가. 평범한 월급쟁이라고. 월급쟁이면 월급쟁이지, 평범한이라는 수식어는 또 누가 가져다 붙였단 말인가. 그렇다면 평범한 월급쟁이는 뭐고, 안 평범한, 비범한(?) 월급쟁이는 뭐라 말인가. 급여가 낮으면 평범한 월급쟁이고 급여가 높으면 비범한 월급쟁이란 말인가.

 



참 못 났다. 아무리 돈이 좋다지만, 급여가 적다고 어찌 평범한 월급쟁이라고 할 수 있는가. 급여 수준으로 따진다면 판사님도 검사님도, 선생님도, 소방관님도, 경찰관님도 모두 평범한 월급쟁이라 할 수 있겠다. 어째 우리는 그 조그만 잣대, 돈이라는 그 기준 하나만으로 세상의 모든 월급쟁이(?)들을 펌하시키는가.


오늘도 세상 곳곳에서 평범한 월급쟁이 생활에서 벗어나 꿈을 펼쳐라, 창업을 하라, 투자를 하라며 순수한 영혼을 꼬여낸다. 가만히 생각하자니 화가 난다. 네가 뭔데 평범함 운운하며 그렇게 월급쟁이를 싸잡아 놀려 대는가.


세계에서 탑(top) 수준의 자영업 비율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는 평범한 월급쟁이보다 못한 수익을 얻는 '사장님'들이 수두룩하다. 나는 더이상 세상이 평범한 월급쟁이들을 사장님의 세계로 유훅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눈부신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한국은 이제 세계 10위 권의 무역 강국, GDP 강국이다. 1인당 국민소득도 세계 20-30위권이며 3만불이 넘는다. 언제까지 못 사는 나라 타령을 할 것인가. 왜 스스로를 그렇게 기 죽이는가. 이제는 평범한 월급쟁이의 나라가 아니라 밥먹고 살만한 당당한 월급쟁이의 나라이다.


언젠가는 자영업이 웬만한 근로소득자보다 돈벌이가 낫다고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또 언젠가부터는 고소득 근로자들이 자영업자들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경쟁이 심화되었으며 빈인빈 부익부, 승자 독식의 세상에 놓여 있다. 한 집 건너 커피숍이요 한 집 건너 편의점, 음식점, 빵집, 치킨집이다. 우리나라만큼 길거리 문화가 발달한 나라도 드물 것이다. 이번 코로나를 이겨내는데 큰 원동력이 된 것도 배민, 쿠팡, 마켓컬리, 이마트 같은 배달 서비스라고 하지 않는가.

그많은 소비를 누가 하고 있는가. 평범한 월급쟁이들이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의 근간이요, 소비의 주체가 평범한 월급쟁이다. 그러니 이제 더이상 평범한 월급쟁이라는 말은 쓰지 말아야 한다. 위대한 월급쟁이다. 나라를 먹여 살리는 위대한 월급쟁이가 있을 뿐, 평범한 월급쟁이는 더이상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다.


스스로가 여전히 평범한 월급쟁이로 보이는가. 한국에서 월급을 받는 것 자체가 이미 세계적으로 봤을 때 상위 소득자에 속하게 되는 꼴이다. 전세계에는 한달에 100만원도 못버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더이상 우리는 평범한 월급쟁이가 아니다. 평범한 월급쟁이라고 말하는 자, 꿀밤을 때려줘라.



2020. 5. 28. 평범한 월급쟁이라는 표현에 욱하는 밤



매거진의 이전글 여유에 대한 강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