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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친구들을 만난 날에는 집에 돌아와 운다.


휘트니미술관에서 감상한 Edward Hopper작품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인이 되면서 내 사회 반경은 자연스럽게 좁아졌다.


대학시절에는 같이 밥을 먹고 교류했던 친구들과는 멀어지고 만나도 서로 다른 환경 부서 살아온 세월이 쌓이다 보니 돌아오는 길에 공허하고 또 비교하고 각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하는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다 보니 또, 인생은 혼자 나아가는 거라는 걸 뼈아프게 깨닫고 나니 오히려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혼자 있는 시간들이 좋아졌고 편해졌다.


최근 대학교 친한 동기 언니를 만났다.

언니는 대학교 때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었고 최근에도 언니가 도움이 되는 구직 사이트나 정보를 나눠줘서 감사했다.

언니는 참 좋은 사람이고 인연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지만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 가지 문제는 언니와 이어진 대학교 동기들이었다.

나는 언니와 공유하고 싶은데 대학동기들과 언니가 연결돼 있으니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소식이 그들한테도 전해지는 게 싫었고 알리고 싶지 않았다.

언니가 좋은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내 소식을 축하하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건너서 "oo 이는 이랬데"하고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들 머리에 정보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편견이나 의견이나 생각이 형성될 거라고 생각했을 때 소스라치게 싫다.


생각해 보면 누구나 나조차도 이야기를 들었을 때 아무런 생각 없이 넘어가는 경우도 많지만 분석하거나 의견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생기는 경험을 알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하는 게 무척이나 부담스럽다.

그러다 보니 몇 년 만에 연락 오는 친구들을 만나고 서로의 이야기를 나눈 날들은 꼭 그날 저녁에 후회로 가득차 잠 못들었으며 용기내서 나에 대한 소식을 나누고 집에 돌아오는 길 후회가 가득했다.


몇 년간 걸쳐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식사 경험 후 느꼈던 감정을 써본다.

- 교류가 지속적인 나를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사람과 나눌 때 괜찮다.

- 일 년에 한 번 만나는 사람에게 내 소식을 알리면 풍선에 바람이 빠진 것처럼 에너지가 사라진다. 


이런 감정은 자연스러운 감정일까?

공유하고 일상으로 돌아와서 상대방을 신경 쓰지 않고 내 삶을 살고 싶은데

나는 결국 사람들과 교류를 하지 않고 혼자 살아야 하는 걸까?


아직도 이런 감정들에 대해서 관찰 중이며 남들의 말이나 생각에 신경 쓰지 않고

내 삶을 집중해서 살기 위해 하루하루 노력 중이다.


남들의 생각에 자유로운 사람들도 있던데 어떤 훈련을 받은 걸까?

나도 마음 근육을 훈련하고 싶다. 아직은 참 어렵다.

아직은 훈련이 안돼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과 교류한 날에는 집에서 고통으로 몸부림치며 며칠을 후회로 자책하면서 보낸다. 하지만, 이제는 나도 자유롭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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