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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랑 Dec 01. 2019

일기74




오랜만에 아이를 데리고 친정에서 잠시 지냈다. 그런데 요즘 엄마가 아프시단다.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긴 탓에 큰 병원에 치료받으러 다니신다고. 몇 달 후면 아이를 데리고 친정집에 들어가 살아야 하는데 건강에 이상이 생긴 엄마가 아이를 돌봐주실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돌아와 며칠이 지났다. 오늘은 몸살 기운이 있어 하루 종일 아이를 돌보지 못했다. 주말이라 남편이 있어 다행이었지만. 내일은 평일인데 내가 낫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아이가 걱정이다.


이래도 저래도 조그만 아이 걱정이 앞선다. 날 키워주신 엄마가 아프대도, 당장 내 몸이 아파도 일단 아이가 걱정이다. 나를 이기적으로 만든 존재인데도 미워할 수가 없다. 네가 좋아 나온 게 아니라 내가 좋자고 세상에 데려왔으니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네가 장성하기 전까지 나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아픔을 무시하고 너를 앞세워야 할까. 마음이 답답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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