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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na Sea Oct 23. 2021

반도의 흔한 브런치 (15) 양갈비 스테이크

우리 남편은 취미가 요리입니다.

남편은 스테이크 요리를 할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와인과 함께 곁들이기에도 좋고 가스레인지 불 앞에서 고기 굽는 일 자체가 좋은 것도 같다. 고기 익은 정도가 자신이 원한 정도 일 때, 플레이팅 결과물이 만족스러울 때 가장 행복해하는 걸 보면 아마도 불 쓰는 요리 자체가 즐거운 모양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불 앞에서 요리하는 건 여러 번 하기 싫은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요즘 남편일이 많아서 내가 저녁 식사를 준비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상태를 나는 ‘주부 코스프레’라고 한다. 살림이 영 적성에 안 맞는 나를 설명하는 딱 맞는 단어 같다. 그에 비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스테이크를 굽는 남편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역시 이래서 함께 살고 있나 싶기도 하다.


주중엔 내가 저녁을 준비하지만 주말엔 얻어먹는 재미가 쏠쏠하다. 뭘 해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다리는 기분도 좋다. 조금 늦은 점심이라 뭘까 했는데, 오랜만에 남편이 양고기 스테이크를 해주었다. 요즘 새로운 스테이크에 도전하는지 소고기나 돼지는 뜸하다. 며칠 전 주문한 양고기도 받았겠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주말 낮부터 스테이크를 구웠단다. :)



재료
양갈비, 버터 50g,
가니쉬는 야채 냉장고 털이용
아무거나 남은 야채 숑숑!

* 양고기가 아니라도 적용 가능한 스테이크 팁이 포인트!!!

1. 일반 적으로 구할 수 있는 양갈비 스테이크는 프랜치 랙과 숄더 랙이 있다. 양고기 냄새에 익숙하지 않다면 프랜치 랙이 냄새가 덜하고 식감이 부드럽기 때문에 다소 가격이 높지만 처음 드시는 분들에겐 프랜치 랙을 추천.

2. 막상 창고형 마트에서 덩어리로 프랜치 랙을 사면 사진처럼 한쪽 한쪽 자르는 것도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한쪽 한쪽 잘라진 것을 사면 소량 구매도 가능하고 편하다.

3. 지방이 많은 부분은 적당히 지방을 도려내고 (버리지 말 것) 갈빗대 한 쪽당 마늘을 두 톨 맛소금(없으면 소금)을 입맛에 맞추어 섞은 다음, 양면에 발라서 그대로 냉장고 넣어서 30분에 한 번씩 뒤집어 주며 최소 1시간 숙성시킨다.


* 소금 때문에 삼투압 현상이 발생하여 수분이 발생하기 때문에 랩핑없이 냉장고에 넣어서 수분을 충분히 날려준다.(샐러드 야채도 같은 원리로 씻은 후 냉장고에서 수분을 날리면 식감이 바삭하다) 양고기는 한 쪽당 두께가 뻔하기 때문에 최대한 수분을 날려 단시간에 겉바속촉으로 만드는 게 포인트!

3. 고기를 숙성시키는 사이 소스와 가니쉬, 도려낸 지방을 약불로 구워서 양 기름을 빼고 거기에 양파 마늘을 채쳐서 볶다가 와인을 넣어 입맛에 맞게 설탕을 넣고 1/3까지 조려준다. 소스를 조리는 동안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꺼내서

가니쉬용으로 한 입 크기로 잘라두자.


*와인이 없으면 시판 소스에 물 3:1로 섞어서 조려도 상관없다. 이때는 설탕은 선택 옵션.

 

4. 소스가 다 졸여지면 불을 끄고 고기를 굽자. 냉장고에 있는 고기를 꺼내서 겉면에 붙어 있는 마늘은 털어주고 충분히 달구어진 팬에서 굽는다. 10초당 1번씩 위치를 옮겨준다. (고기가 한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그 부분의 온도는 계속 떨어져서 잘 안 구워진다) 뒤집는 타이밍은 30초에 한 번씩 6번 정도 해서 겉면의 색을 충분히 올려준다.

   

5. 다 구워진 고기는 접시에 올려서 뚜껑을 닫아 레스팅 해준다(5분 정도). 그 사이에 고기를 굽던 팬에 버터를 20g 넣고 가니쉬 재료를 볶아준다.

 

6. 마지막으로 소스를 살짝 데워서 버터 30g를 넣고 섞어준다. 계속 끓이면서 버터를 넣으면 분리된다. 적당히 미지근할 만큼만 데워서 불을 끄고 섞어준다.

7. 볶은 가니쉬를 접시에 올리고 소스를 깔아준 뒤 고기를 올려 주면 완성.

*두꺼운 고기는 10초 단위로 고기를 좌우로 움직여 주기만 해도 겉면이 바삭해지는 속도가 확실하게 차이가 난다. 겉면부터 빠르게 원하는 상태를 만들고 그 뒤에 미디엄 혹은 웰던을 조절하는 것이 팬 프라잉 스테이크의 완성도를 올리는 비법. 돼지고기 삼겹살, 목살을 구울 때도 응용 가능한 부분이니 따라 해 보면 굿 :)

*집에 허브가 많다면 마늘과 함께 다 같이 갈아서 숙성 시에 사용하거나 소금과 함께 갈아서 찍어 먹어도 좋다. 양고기는 웬만한 허브와는 궁합이 잘 맞는 편이다.

*양꼬치 집에서 주는 소스는 큐민, 카이엔 페퍼 파우더(고춧가루 대체), 맛소금(소금)으로 조합하면 비슷하게 나온다 혹시 집에 있다면 섞어보자!



Bon apet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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