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취미가 요리입니다.
우리 아이와 내가 가장 열렬하게 반응하는 남편의 요리 중 하나가 단호박 수프다. 간단하지만 손이 많이 가는 요리 특성상 귀찮은 걸 알기에 나는 맛있는 단호박이 생기면 은근히 식탁에 올려두고 만들어달라는 무언의 압박을 한다. 나와 맘이 통했는지 아들도 저 단호박으로 수프 만들면 맛있겠다고 아빠에게 어필한다. :)
정성에 비해 너무 빠르게 먹어치워서 눈치 보일 정도로 우리 가족의 최애 음식인 단호박 수프. 단호박 수프를 만들기 위한 퓌레를 한가득 해서 냉장고에 쟁여두고 조금씩 꺼내 따듯한 수프를 만들어주는 남편의 뒷모습을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 없다. 바쁜 아침,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아이 간식이나 스테이크 요리에 곁들여 먹어도 좋은 달콤 짭조름한 단호박 수프 레시피를 준비했다.
<단호박 퓌레와 수프>
이번 레시피는 정확한 계량은 없지만, 홈쿡으로 낼 수 있는 맛에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팁과 함께 레시피를 가져왔다.
* 단호박 껍질은 필러로 벗기면 편하게 벗길 수 있다.
* 단호박으로 열심히 만들어도 사 먹는 맛이 안 나는 이유는 당근이다. 당근을 넣어야 색도 밝게 나오고 단맛이 진해진다.
* 단호박과 당근 비율은 2:1 정도가 좋지만 취향에 따라 1:1로 해도 좋다.
<퓌레 레시피>
1. 단호박과 당근을 잘라서 소금 간을 하고 올리브 오일이나 버터에 볶아준다. 타버리면 수프 색에도 영향을 끼친다 어차피 한번 끓일 것이기 때문에 중불에서 향이 올라올 정도로만 볶아준다.
* 얇게 잘라서 익히면 빨리 익지만 한 입 크기로 잘라서 익히는 것이 풍미가 좋아진다.
2. 호박과 당근의 향이 올라오면 우유를 재료가 잠길 정도로 부어준다. 치킨스톡(없으면 소고기 다시다)을 간을 봐가면서 조금씩 넣어주고 재료가 다 익을 때까지 졸여준다.
* 재료가 익기 전에 우유가 다 졸아들면 조금씩 추가해 가며 익혀준다.
* 재료만 다 익고 나면 나머지 과정은 액체를 추가해가며 조절 가능하니 다 익히는 것에 집중하자.
* 퓌레를 건너뛰고 수프로 만든다면 우유를 완전 다 졸이지 않아도 좋다. 처음 넣은 양에서 반 정도로 우유가 줄어들고 재료가 다 익었다면 그대로 갈아서 수프로 먹어도 된다.
3. 익은 재료를 믹서기에 넣어서 갈아 준다.
* 믹서기 날이 헛돌면 생크림을 조금씩 추가해서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주고 또 돌린다 :) 소주잔으로 조금씩 추가해 돌리다 뻑뻑하면 조금 추가하면 식으로 반복하는데, 한 번에 크림을 많이 넣으면 농도 조절이 힘들다.
4. 믹서기를 눈으로 봐서 건더기가 없을 정도로 갈렸으면 채에 한 번 걸러서 퓌레를 완성한다.
* 채로 한번 걸러줌으로써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식감이 완성된다.
5. 만들어놓은 퓌레에 우유와 생크림을 1:1 비율로 더 해가며 원하는 수프 농도를 맞춘다. 농도가 맞아지면 꿀을 넣어서 수프에 바디감을 더한다.
* 꿀을 넣기 전에 맛을 봐서 단맛이 너무 부족하면 설탕과 꿀을, 단맛이 충분하면 꿀을 소량 넣어 맛에 깊이를 더해준다 ;)
6. 접시에 담고 원하는 허브를 올리고 올리브 오일을 뿌려서 완성 :)
* 막상 해보면 과정은 매우 간단하지만 설거지가 많다는 단점이. •_•a 믹서기 사용 시 주의해서 하면 까다롭지 않은 레시피라 감만 잡으면 매우 쉽다.
* 포인트는 야채 이외의 재료는 모두 아주 조금씩 넣어가며 원하는 맛을 만드는 것! 야채 상태에 따라 맛이 크게 좌우되며 이를 커버하기 위한 조미료의 양도 다 다르기 때문에 계량은 그때그때 알맞게 ;)
* 단호박 퓌레는 스테이크 (특히 오리 가슴살)에도 잘 어울리는 기본 소스로 여러 곳에 쓸모가 있다.
* 냄비에 육수+데우지 않은 햇반+닭 가슴살을 넣고 2분 정도 끓인 뒤 퓌레를 입맛대로 섞어주고 뜸을 살짝 들이면 간편 단호박 리소토가 된다.
입안 가득 단호박 질감이 느껴지는 수프. 맛있게 드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