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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래오 Nov 22. 2020

SNS용 음식과 사람

위선적인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

수년 전만 해도 한국에 있는 음식점들의 맛은 평균 이상이었다. 아무 계획 없이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최악의 식당이 걸리더라도 배를 채우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는 맛이었다. 밥에 미친 나라답게 먹는 것만큼 맛을 내는데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SNS 활동이 활발해지고 티브이에는 수많은 쿡방, 맛집 소개 등 사람들의 미식에 대한 수준을 높여줄 

많은 요소들이 생겨났고,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음식점이 생겨났다. 

그렇게 한국 요식업의 방향은 조금 틀어졌다. 

이전에는 없었던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한 사람들은 자신이 먹어보고 만족했던 훌륭한 맛집 또는 직접 만든 음식의 레시피 등을 공유하고 자랑하고 싶어 했다. 그 매체는 당연 SNS를 통한 사진이나 영상이었다. 하지만 사진이나 영상은 음식의 모양과 양 등은 보여줄 수 있지만 음식의 본질인 맛과 냄새, 식감 등은 전혀 전달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그저 훌륭한 모양의 음식을 보고 맛을 상상해볼 뿐이었다. 그래서 음식점에서 세련된 플레이팅, 푸짐한 음식 모양 등은 필수가 되었다. 나아가(혹은 뒤쳐져서) 음식의 겉모양에만 신경 쓴 음식점도 많아졌다. 이쁘지 않은 음식들로는 손님들을 끌어모을 수 없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점을 찾기 위해서 좀 더 꼼꼼한 사전조사가 필요해졌다. 그렇지 않으면 겉만 번지르르한 음식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 애써 찾아간 음식의 맛이 형편없다면 그것만큼 화가 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돈 낭비, 시간낭비, 감정 낭비...


사람 관계있어서 위선적인 태도는 가장 위험하고 한번 신뢰를 잃으면 가장 회복하기 힘들다. 겉으로는 착한 척, 좋은 사람인 척, 욕심이 없는 사람인척 하며 자신의 주위로 사람을 끌어 모은다. 하지만 사람 관계의 본질인 진심(맛)은 당연히 없는 것이었고, 겉모습에 속은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돈)만 얻은 후 관계는 끝이 난다.


오래된 식당의 음식들은 훌륭한 맛을 가지도 형편없는 모양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식당을 찾는 사람들은 그곳의 "맛"에 대해서만 기대를 하고 방문한다. 오래되고 투박한 인테리어, 삐그덕 거리는 의자나 테이블, 세련되지 못한 플레이팅 등을 접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단지 "맛"있는 음식에 대해서만 기대하기 때문이다.


설령 말투가 친절하지 않더라도, 욕심이 많은 사람처럼 보여도 혹은 동정심이 없는 사람처럼 보여도 인간관계의 본질인 진심(맛)만 보인다면 훌륭한 관계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만 좋은 음식, 좋은 사람인 척 위선적이지 않고, 솔직하게 자신의 부족한 모습과 함께 진심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진정한 맛집을 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가져야 크게 실망하고 손해보는 일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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