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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팅달 Aug 13. 2024

파리올림픽과 엄마

2024 파리 올림픽은 엄마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시차 때문에 새벽에도 경기가 있었지만, 엄마는 모든 경기를 다 보셨다.


"재밌어. 탁구가 제일 재밌어."


올림픽을 보면서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몰랐던 사실은 엄마의 젊은 시절, 회사에서 탁구선수였다고 했다.


"몸을 많이 움직여야 하잖아. 내가 엄청 빨랐는데, 현영네를 못 이기겠더라고."


과거 친했던 회사동료 얘기를 하시면서 잠시 추억에 잠기듯 눈을 감고 한참을 계셨다.


"엄마 졸려?"

"아니, 시간이 너무 빨라서.... 눈 깜짝 사이라는 말이 맞아."


거울 속에 비친 흰머리에 쭈글쭈글한 본인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는 저 할머니가 진짜 현재의 모습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아 하셨다.

엄마와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배드민턴 안세영선수가 금메달을 땄다!

여사님의 "금메달이다~!"라는 소리에 엄마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셨다!



"시끄러워... 말이 많아..."

"으하하하. 권사님~! 제가 뭐가 말이 많아요?"

"시끄러운 스타일이야..."


미간을 찡그리며 엄마가 여사님께 조용히 하라고 손가락을 가리켰다.

사실 아빠, 엄마, 나, 박서방... 모두 조용히 TV를 보는 스타일이라서,  

목소리도 크고, 흥분도 잘하고, 계속 엄마에게 말을 시키시니까 여사님과는 잘 안 맞을 수 있다.

하지만 일부러라도 그렇게 말을 시키시니까

엄마의 단조로운 일상에 그나마 활력이 생겼다고 생각된다.


"너 같은 딸이 어딨 냐.... 늦게라도 너 하나 낳아서, 내가 호강한다. 고맙다"

"엄마,,, 내 차에 시승식은 한 번 해봐야지! 나 차 바꿨잖아."

"그래야지. 내가 일어나야지."

 

오른쪽 팔만 간신히 쓰실 수 있는 엄마가

지금까지 버티실 수 있었던 것은...

신앙과 정신력.... 그리고 내가 매번 주는 미션수행이었다.


감염병동에 계셨을 때는... 빨리 재활을 해야지!!

재활병동에 계셨을 때는... 대학병원 가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아야지!!

대학병원 치료 이후에는... 집에 오셔야지!!

집에 오신 후에는... 내 차 한번 타야지!!!


이렇게 계속 미션을 드리고, 같이 기도하면서

하루하루를 지냈더니 지금까지 함께 웃으면서 생활하는 게 아닌가 싶다!!


“기도하면 돼! 하나님은 들으신다. 배드민턴 안세영도 기도하니까 금메달 따잖아!"

"알았어. 느슨했던 새벽기도 가란 말이지?"

"글을 써! 기도한다. 엄마가... 내가 해 줄게 기도뿐이잖아."

"엄마의 기도가 제일이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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