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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브리옹 Apr 03. 2024

[40대신입]마흔 참지 말고 화를 내라

참아 보니 화병만 생기더라

나이는 생각하지 말아야지 하면서

마흔은 이래야지 저래야지 하는 생각이 많다.

인스타 릴스나 유튜브를 보면 자기 계발이라던지

이렇게 살아야 된다.

이러한 영상들이 많다.


마흔 즈음 고민들이 많아지면 그런 영상의 알고리즘들이

기가 막히게 추천으로 뜨며 보게 만들어 버린다.

막상 보게 되면 그 말이 맞는 말들이긴 하다.


그러나 무작정 다 받아들이면 이도 저도 안된다는 것이다.  

잘 이용하면 좋은 점도 분명 있긴 하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사람마다 다 다른데 획일적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뭔가 더 꼬이는 듯했다.


불 필요한 감정소모를 하지 말자?


최근 이러한 영상들이 많아진 거 같다.


굳이 화를 내고 에너지 소모를 할 필요가 있는가?

사람 안 바뀐다.

아니다 싶은 사람은 손절해라 나 자신을 돌보기에도 바쁜 시간이다.


물론 전적으로 동의하고 맡는 말이다.

굳이 화를 낼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마흔 나이가 되니 굳이 화를 내거나 어딘가에 신경을 쓰고 싶지 않고

둥글둥글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시기 즈음

유튜브에서는 '쓸데없이 화내지 마라,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하지 마라'

라는 영상이 가득하다.

한동안 이 짤에 심취에 모든 일에 그려려니 하고 "니 말이 다 옳다" 며

상대방이 무례하게 굴어도

그냥 그렇게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내 마음 편하려고, 불필요한 감정소모를 안 하려고

그냥 참고 네 말이 맞다 하며 그냥 무시했는데

이상하게 시간이 지나면 생각나고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이다.

그 좋지 않은 기억에 혼자 감정소모가 시작되는 듯했다.


이직 5개월 전  전 직장 시절 타 부서발령이 났었다. 

어쩌다 보니 한 부서에 10년 넘게 있었는데

고인 물이 되다 보니 나에게 싫은 소리 하는 사람은 없었다.


부서 이동 후 회사는 정글이라는 것을 느꼈다.

나보다 한 살씩 어린 남자 하나 여자하나가 나를 신경 쓰이게 했다.

뜬금없이 내 업무를 하나씩 보더니


"이건 왜 이렇게 했어요?"

"이거 틀렸어요!"

"왜 그렇게 해요? 이해가 안 되네~"


전형적인 텃세와 핀잔이었다.

더군다나 남자1 녀석은 나와 친하게 지내는 녀석 있었다.

같은 팀이 되니 이렇게 사람이 변할 줄이야..

이것들이 벌써부터 정치를 하는 것이다.


예전 같으면 이게 미 X나? 하면서 화를 냈을 텐데..

불필요한 감정소모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네 말이 옳다 그래.. 니 계속 그러면 니 손절~ 니 안 보면 되지머..'

하면서 화가 났지만 참고 그렇게 무시하고 넘어갔다.

그들도 지쳤는지 업무는 메신저로 하고 웬만해선 말을 안 하는 서먹한 사이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는 편한 듯했지만 뭔가 기분이 찜찜하고 좋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때 왜 그냥 참았을까 하는 후회가 생겼다.

내가 무시하고 반응을 보이지 않으니

내 뒤에서 나의 평판을 깎아 내리고 있었다.


'그래 니 말이 옳다' 하는 순간 나는 일 못하는 루팡 직원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화를 내야 편해진다.


한동안 화를 참고 살아보니 화병만 생기는 듯했다.

분명 '불필요한 에너지소모 방지'라는 명분으로 화를 참으니

오히려 이 화가 쌓이고 이걸 풀어내는데 에너지 소모가 더 했다.

나는 부처님이 아니었다.

그저 마흔 살에 사십춘기가 온 아저씨 일뿐이다.


화가 난다는 것은 무언가 위험을 감지했다는 우리 뇌의 생존 신호라고 한다.

나를 깎아 내리려고 하고 나에게 피해를 주려고 할 때

뭔가 묘하게 기분이 나쁘고 화가 날려고 한다.

이를 참을 필요는 없다.

단지 현명하게 화를 내고 대처해야 할 뿐이다.


화병이 날 뻔하다 보니 불필요한 감정소모 하지 말자 라는 뜬구름 잡는 얘기는 버리고,

현명한 대처에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중에 맘에 드는 것이 팃포탯 전략이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한다.

나를 화나게 하면 똑같이 화나게 해 주면 되는 것이다.

불편한 상황을 만들지 않기 위해 감정소모를 하지 않기 위해

굳이 내가 참고 넘어가는 순간 호구가 되어 버린다.


나에게 피해를 입히고 화를 나게 하는 주변인물이 있다면

확실하게 보복을 하여야만 한다.

그게 나를 지키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열받게 하는 인간이 있을 때

그냥 시원하게 화를 질러버리고 나면 속이 후련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래야 만만하게 보지 않는 것이다.


마흔 넘어서 다들 알만한 사람들끼리 기싸움을 하고 그러나 좋은 게 좋은 거지~

하는 순간 제대로 한방 맞더라.


그런데 신입사원으로 다시 시작하고 나니 웬만하면 참아야되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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