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를 일구며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소박한 나의 밥상
주위 사람들에게 혼자 산다고 하면 반응은 제각각 다르다. 크게 3가지 정도로 나눠지는 것 같다.
1. 자유롭겠다.
2. 밥은 잘 챙겨 먹니? 건강 잘 챙겨야 해
3. 혼자 지내면 외롭겠다
부모님이 계신 집을 떠나 독립 6개월 차를 맞이한 지금 나는 자유롭고, 잘 먹고, 외롭지 않게 잘 살고 있다.
특히 블루투스 스피커로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잔잔한 조명이 은은하게 비추고 있는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가는 순간을 사랑한다. 나의 삶의 질을 괜찮게 유지해주고 있는 요소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먹는 것부터.
나는 수면욕과 식욕이 동등한 사람인 것 같다. 아침잠을 아낄 수 있을 만큼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일찍 퇴근하고 약속이 따로 없을 때도, 나를 위한 소박한 한 상을 차리곤 한다.
어느 주말 tvN 예능 '스페인 하숙'에서 차승원 씨가 외국인 투숙객들을 위해 샌드위치 도시락을 만드는 것을 보고, 침이 고였다. 늦은 새벽시간이라 아침이 되면 꼭 해 먹으리라 각오하며 잠자리에 들었다. 그리고 창 밖으로 아침 햇살이 비치자마자, 나는 냉장고 앞으로 직행했다. 어제 본 레시피는 간단했다. 식빵을 굽고 빵 한쪽에는 쨈을 바른 뒤 계란 지단과 햄을 얹어내면 끝! 나는 햄이 없어서 파와 마늘을 섞은 계란 지단과 치즈, 쨈을 더해 마무리했다. 쿠팡으로 주문한 채소 믹스를 곁들이니 제법 한 끼 식사로 충분했다.
언젠가 매콤한 순두부찌개가 정말 당겼던 퇴근길이 있었는데, 집에 있는 재료로 비슷하게 맛만 낸 적이 있다. 비비고의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얼려 놓은 두부와 파, 김치와 김치 국물, 참치를 넣고 끓여낸 이름 모를 찌개다. 왠지 모르게 국물이 너무 하얘서 고춧가루와 고추장도 눈대중으로 추가해가며 빨간 국물의 비주얼을 완성시켰다. 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김치찌개라고 볼 수 있겠다. 그릇에 덜어내고 계란 프라이와 햇반과 함께 플레이팅을 해보니 그럭저럭 먹을 만한 한 상이 되었다.
재료가 많이 필요하거나 정성이 대단한 요리는 못하지만, 누군가 나에게 가장 자신 있는 메뉴를 꼽으라면 떡볶이를 내밀 수 있다. 우선 떡과 물, 고추장, 꿀만 있으면 기본은 끝난다. 거기에 치즈와 파, 간 마늘, 계란을 옵션으로 추가하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된다. 정말 맛있다! 5분이면 만들 수 있은 몇 안 되는 음식 중에 하나다.
겨울에는 저녁에 심야 라디오를 들으며 와인 한 잔을 즐기곤 했다. 안주는 소시지나 아이비면 충분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혼술에 빠지면 알코올 중독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라는(?) 주변의 충고를 듣고 횟수를 줄였다.
편의점에서 7,900 원짜리 와인은 생각보다 맛이 좋다. 그리고 불면증에 고통받는 분들이 계시다면 와인 한 잔을 추천해드린다. 집에서 와인 한 잔 곁들이며 남은 일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극도로 졸음이 쏟아져 자야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부모님과 살던 집에서 요거트 메이커를 가져왔다. 만약 없더라고 1만 원이면 누구나 살 수 있다. 보온 기능만 있으면 별다른 추가 기능은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우유와 요구르트를 넣고 12시간만 기다리면 꾸덕한 요거트가 완성된다. 내가 갖고 있는 기계는 타이머가 없어서 알아서 전원 코드를 빼면 된다.
요거트를 사먹는 것보다 정말 저렴하기 때문에, 평소에 요거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다. 시리얼, 바나나, 과일을 썰어 요거트에 넣어 먹으면 하루를 정말 건강하게 시작하는 느낌이다. 블로그에서는 이런 음식을 보통 '요거트볼'이라는 꽤 괜찮은 이름으로 부르곤 한다. 믹서기로 요거트를 과일과 함께갈아 마셔도 든든한 아침식사가 된다.
특히 나는 집 근처 마트나 쿠팡을 애용하는 편이다. 특히 쿠팡 와우 배송의 빠른 배송과 저렴한 가격에 반해버렸다. 집 근처 마트 요거트보다 200원이나 더 싸면서도 집 앞까지 무료 배송해주는 건 정말 박수를 친다. 무조건 적자를 보면서 고객 확보를 하겠다는 심보인가 싶으면서도. 어쨌든 소비자 입장에서는 땡큐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