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행태 데이터를 통해 보는 시장 동향 | 김혜원
2024년 상반기, 글로벌 소비자는 어떤 소비 양상을 보이고 있을까요?
세계 1위 컨설팅그룹 맥킨지 앤 컴퍼니(이하 맥킨지)에서 발행한 소비자 트렌드 리포트에서 주목하고 있는 미래 소비자와 해당 소비자층의 국내 상황을 함께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2024년 맥킨지에서는 글로벌 소비자 시장 동향을 예측하기 위해 전 세계 GDP의 90%를 차지하는 18개 시장의 15,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그들의 소비 행태를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소비자들은 자금적인 압박을 받으면서도 “사치는 참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자금 압박을 느끼며 인플레이션을 걱정하면서도 사치를 참지 않는 중산층 소비자들과 은퇴 후 엄격한 예산을 고수하기보다 사치를 부리는 노령 소비자들을 보면 그 어느 때보다도 오늘날과 미래의 소비자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요해 보입니다.
▪ 신흥시장의 젊은 세대 Young people in emerging markets
▪ 소비할 준비가 된 은퇴 세대 Retired and ready to spend
▪ 압박받지만, 사치하는 중산층 The squeezed-but-splurging middle
맥킨지는 미래의 소비자를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고, 조사 결과 얻은 데이터를 토대로 현재 미래의 가장 영향력 있는 소비자는 아직 충분한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소비 잠재력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30년까지 15~30세가 되는 신흥시장의 젊은 소비자 75%는, 경제에 대해 낙관적이며 지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망합니다. 이중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아시아와 중동 국가의 18~24세의 젊은 소비자는 억눌린 수요 상황 속에서 지출 의향, 특히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지출 의향이 있기 때문에 선진국의 젊은 소비자보다 가격이 더 비싼 브랜드와 소매업체를 선택할 가능성이 최대 2배 더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
Fortune Business Insights가 분석한 글로벌 명품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명품 시장 규모는 2,727억 4천만 달러로 2030년에는 3,92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2년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인 지역은 아시아태평양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2030세대의 주도로 명품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 모건스탠리 자료에 따르면, 1인당 명품 소비 금액은 미국 280달러와 중국 55달러를 제치고 한국이 325달러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2023년 금감원의 국내 명품 매장의 매출을 살펴보아도 성장세는 둔화되었더라도 여전히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선진 경제권에서 65세 이상의 세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은퇴에 따른 재정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노령 소비자들은 재량적 품목, 원하는 것을 가지기 위해 기꺼이 돈을 쓸 의향이 있습니다. 여행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보다 노령 소비자들이 소비가 높으며, 주택 개량이나 원예 등 저소득 소비자에 비해 돈을 쓸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부유한 노령 소비자의 경우 신흥시장의 42%가 유럽의 7%와 미국의 11%를 차지하는 부유한 소비자에 비해 엔터테인먼트와 주택 개량, 항공편, 호텔 숙박과 같은 범주에서 큰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예상하며, 젊은 소비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들이 큰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합니다.
2023년 BCG에서 발행한 중장년층 소비자에 대한 글로벌 연구 리포트에서도 "소비재 브랜드들은 오늘날 어려운 환경에서 꾸준한 성장과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시장을 찾아 전 세계를 샅샅이 뒤지면서도, 전 세계 10억 명에 달하는 50~70세의 소비자가 있는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을 간과하고 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선진 경제권에서 나타나는 길어지는 기대수명과 감소하는 출산율은 한국에서도 나타납니다.
"860만 영시니어가 온다"라고 알린 2024년 5월 21일 자 더중앙 뉴스에 따르면, '영시니어가 된 이들의 구매력과 시장에서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으며, 경제적 여유를 가진 만큼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산업들이 앞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954만 명 2차 베이비부머 은퇴가 시작되었다"라고 알린 2024년 7월 1일 자 KBS뉴스에 따르면, '소득 및 자산 여건도 1차 베이비부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해 은퇴 후 소비 여력은 상대적으로 크고, 사회·문화적 여가 활동에도 더 적극적인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라고 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전체 인구 대비 비중이 18.6%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부머의 은퇴로 우리나라의 평균소비성향을 더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과 함께 은퇴 후에도 계속 일하겠다는 의향이 매우 강한 이들을 위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존의 통념에 따르면 물가 상승 시 소비자의 지갑은 굳게 닫히겠지만, 유럽과 미국의 중산층 소비자는 고소득 소비자와 비슷한 비율로 재량 품목에 사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여행, 외식, 식료품, 자유재량에 따른 품목 등 다양한 범주로 나타납니다. 어려운 시기에 구매를 미룰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중산층이 구매를 미룰 가능성은 고소득 소비자보다 약간 더 있을 뿐이었습니다. 또, 고소득 소비자보다 구매율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고 합니다.
중산층 대상은 아니지만 2024년 7월 한국 딜로이트그룹에서 20개국 국가별 약 1,000명 소비자 대상 설문과 심층 인터뷰 결과를 토대로 내놓은 ‘불황에도 지속되는 자기만족성 소비’ 리포트에서는, ‘장기화되는 인플레이션과 불확실한 통화 정책 전망 속에서 소비자들은 갈등하며 더 어려운 시기를 대비해 생활비를 절감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도,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에 지갑을 여는 모습을 보인다’라고 말합니다.
가계 소득 하락으로 현재 재정 상황의 심각성과 미래 재정 상황의 개선 전망을 미국보다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한국의 전 연령대가 저축 및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한편 18세~34세의 젊은 세대는 과시성 소비 의향을 보였다고 합니다. 과시성 구매의 주요 이유는 정서적 위안으로, 가장 인기 있는 과시 카테고리는 식음료(31%), 의류 및 액세서리(29%), 개인위생 및 뷰티용품(10%) 순으로 이어집니다. 재무 상태나 계층 이동에 대한 전망이 낮은 상황에도 소비자들은 자기만족을 위한 소비를 이어가며 가격과 효용성을 고려한 자신만의 가치 소비를 지속해 나가는 양상을 보입니다.
맥킨지는 미래의 소비자를 소개한 후, 소비자가 원하는 것(브랜드 탐색, 지속 가능한 제품, 웰빙)과 소비자의 쇼핑 장소(새로운 도시의 핫플레이스, 소셜 커머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필수 조건 4가지를 제시합니다.
▪ 마이크로 타겟팅 역량 구축 Build microtargeting capabilities
▪ 웰빙 부문 투자 Invest in wellness
▪ 소셜 디지털 경험 촉진 Propel the social–digital experience
▪ 중요한 지점에 프리미엄 제품 제공 Offer premium products where they matter
일반적이고 복잡하며 위험 부담이 큰 소비자 환경에서 "리더는 시장에 반응하고 이끌어가는 주된 소비자가 누구이며 무엇에 관심 있고 어떻게 소비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뉘앙스를 이해해야만 성장과 경쟁 우위를 지속해 나갈 수 있다"라고 이야기하며 리포트는 마무리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맥킨지에서 소개한 미래의 소비자와 연관 지을 수 있는 국내 상황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신흥시장의 젊은 세대는 새로운 소비층으로 등장해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의 잘파세대를, 은퇴세대는 현재 은퇴를 앞둔 2차 베이비부머에 대한 사회 현상을 함께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중산층의 경우, 기준소득은 얼마이고 얼마나 소비해야 중산층이냐에 초점이 맞추어진 데이터 외에 중산층의 소비 행태에 대한 조사 리포트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2019년 OECD에서 발행한 "압박받는 중산층(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에 대한 보고서를 다시 실시하지 않아도 될 만큼 중산층에 대한 관심과 보호를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부재해 보여 아쉬움이 컸습니다.
미래의 소비자를 현재의 불황 속에서 놔둔 채 소비 부담만을 지우지 않고, 판매자와 소비자가 윈윈 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가치 소비로 함께 성장할 방법을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으로 2024년 7월 기준으로 살펴본 미래의 소비자와 그들을 사로잡는 필수 조건, 그리고 국내 현황 리포트를 마칩니다.
출처
맥킨지 앤 컴퍼니 | State of the Consumer 2024 : What's now and what's next 2024.06.10.
FORTUNE BUSINESS INSIGHTS | 명품 시장 규모, 점유율 및 코로나19 영향 분석, 제품 유형별(시계 및 보석, 향수 및 화장품, 의류, 가방/지갑 등), 최종 사용자별(여성 및 남성), 유통 채널별(오프라인) 및 온라인) 및 지역 예측(2023~2030년) 2024.07.15.
APN | 작년 한국 명품 시장, ‘샤넬’이 ‘루이비통’ 제쳤다 2024.04.15.
BCG | 많은 기업이 간과하고 있는, 수조 달러 규모의 시장: 중장년층 고객을 유치하는 방안 2023.08.07.
KBS뉴스 | 954만 명 ‘2차 베이비부머’ 은퇴 시작…“성장률 하락·소비 제약 우려” 2024.07.01.
The JoongAng | 은퇴해도 월 300만원 꽂히네..."한국서 가장 부유한 세대 온다" [860만 영시니어가 온다①] 2024.05.21.
매일경제 | "상류층 도약은커녕 유지도 버겁다"… 중산층 20% '적자 인생' 2024.05.21.
한국딜로트그룹 | 불황에도 지속되는 자기만족성 소비(글로벌, 한국, 미국) 2024.07.03.
The JoongAng | 한국인 명품소비 잠재웠다…8000억 매출 대박 난 패션 브랜드 2023.05.14.
SBS Biz | 명품계 '큰손'은 한국인?…"지난해 명품소비 세계 1위" 2023.01.16.
한국은행 | 2024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 2024.07.24.
OECD | Under Pressure: The Squeezed Middle Class 2019.05.01.
State of the Consumer 2024: What’s now and what’s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