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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계절 Dec 14. 2020

프롤로그

Ep.0

멀지 않은 과거에 나라는 사람, 개인의 인생에서 꽤나 커다란 실패를 경험한 후 무력감에 잠식되었던 시점에서 나의 자아와 일상에 대해 깊게 고민했던 적이 있었다.

나의 일상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니 하루의 반은 물건을 사용하는 시간과 물건을 찾는 시간으로 채워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더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보면 살아온 거의 모든 시간 동안 쌓이다 못해 넘쳐흐르는 물건들과 함께했다.

되돌아보면 그게 나의 일상적인 비극의 시작이었다.

그렇게 꽤나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sns에서 잘 정리된 깔끔한 집들의 사진을 보았을 때야 비로소 이제는 정말 과거와의 고리를 끊어야 하는 시점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날부터 무작정 눈에 거슬리는 모든 물건을 비우기 시작했다.

태생부터 맥시멀리스트의 삶을 살던 내게 비움은 결코 쉬운 여정이 아니었다.

아침에는 꼭 비우자 결심하고도 오후가 되면 정반대의 생각이든 날도 수도 없이 많았다.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 비움인데 내게 행복감을 주는 것들까지 비워야 하는 걸까?”하는 안일한 생각들이 시도 때도 없이 불쑥불쑥 들었지만 힘겹게 떨치며 물건을 정리하고, 비우고, 나누며 지금의 내가 되었다.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길에 정답은 없다. 백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가지의 미니멀라이프가 존재할뿐이다.

현재의 나 또한 미니멀리스트라고 지칭하기에는 아주아주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는 보통의 사람으로서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용기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지며 나의 아주 사소하지만 현실적인 미니멀라이프 여정을 함께 나누고자 글을 쓰게 되었다.

아주 보통의 존재의 보통의 미니멀라이프를 기록하며.
한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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