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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챠 Nov 28. 2023

아이가 있으면 더 행복할까

아이가 생겨서 더 행복한가.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아이가 있어 더 행복하다는 말은 이전 생활에 비해 더 행복해졌을 때 진실이어야 하는데 나의 경우엔 아이가 없을 때에도 행복했으니까. 


이런 건 있다. 아이를 양육하고 가정을 꾸려가는 것이 새로운 경험인 만큼 이전에는 몰랐던 종류의 행복을 알게 된다는 것. 좀 더 많은 새로운 상황을 마주하고, 경험의 폭이 넓어진다는 의미에서 행복의 다양한 결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면 그건 오히려 좀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고. 


그러나 좀 더 다양하고 많은 행복의 결을 알게 되었다면 그 반대도 성립할 거다. 인생에서 더 많은 슬픔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결에서 오는 힘듦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마 그럴 것이다. 


육아가 힘들지만 무엇보다 행복하고 보람찬 일이라는 말도, 육아는 너무 힘드니까 지금 괜찮다면 그대로 부부끼리 사는 것이 괜찮다는 말도 그래서 나오나 보다. 


아이가 없으면 없는대로 또 새로운 경험을 하고,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일에서 찾아지는 행복을 발견했으리라. 


그러니 아이를 기르는 건 새로운 행복을 알게 해준다고 하더라도 그만큼 힘든 일이 있을 수도 있다는 말이고, 또 꼭 아이를 갖지 않아도 늘 새로운 경험 속에서 새로운 행복을 발견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아이를 갖고 기르는 일이 생활에 아주 큰 변화를 가져주는 사건인 것은 사실이다. 이만큼 큰 변화를 겪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새로운 곳에 가고, 해보지 않은 일에 도전하는 것 정도는 아이를 가지고 아이를 기르는 것만큼 인생에서 큰 변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하는 것 같으니까. 아이를 기르며 겪고 경험하는 새로움은, 그리고 감정의 녹진함은 여간해서는 다른 경험과 비교하기 힘든 변화를 겪어내는 것이고 이러한 맥락에서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는 것만큼은 분명한 것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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