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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한량 Sep 29. 2022

여행의 목적

한량의 여행이야기①, 여행의 목적이 무엇인가요?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


최근 주변에 해외여행을 간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제 친한 친구 중에 한 놈은 두 달 동안 뉴질랜드를 다녀오겠다며 입국절차부터 방역사항까지 꼼꼼히 찾아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오랜만에 저도 인천공항을 다녀왔는데요. 제가 여행 가는 것처럼 마음이 싱숭생숭했습니다.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은 비단 제 주변 이야기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올해 초, ‘보복여행’이라는 단어가 여행 키워드로 떠올랐는데요.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억눌렸던 여행수요가 올해 들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을 뉴스에서는 ‘보복여행’으로 설명하더라고요.


저도 요즘은 해외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올해 안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습니다. 적어도 내년 1~2월은 되어야 시간적, 경제적으로 여행 갈 여유가 좀 생길 것 같은데요. 그때까지 제 여행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여행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일명 [한량의 여행이야기]입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여행의 목적'입니다. 제가 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바로 ‘여행의 목적’ 이기 때문입니다. 


이 여행을 왜 가는 거지?
이 여행은 나에게 무슨 의미인가?
여행에서 난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독자 여러분은 위 질문에 주로 어떤 답을 내시나요? 사실 여행의 목적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요. 우리가 처한 상황이나 입장에 따라, 수많은 요소들이 '여행의 목적'에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모처럼 떠나는 여행의 집중도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라도, '여행의 목적'을 좀 더 명확히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요. 그래서 오늘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의 목적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럼 한 번 살펴볼까요?



첫 번째 여행의 목적, ‘힐링’


여행의 목적으로 ‘힐링’을 꼽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몇 해 전, ‘힐링’, ‘욜로’, 그리고 ‘소확행’이라는 단어가 여행 관련 키워드로 주목받았던 적이 있는데요. 요즘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삶에 지친 자신을 위로하고, 스스로를 되돌아보기 위한 여유가 꼭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여유를 여행에서 많이 찾는 것 같습니다. 


힐링여행은 우리에게 해방감을 준다.


저는 힐링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해방감’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의 무료함으로부터의 해방감, 내 주위를 둘러싼 복잡한 문제들로부터의 해방감, 하루하루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 주변 사람들로부터의 해방감인데요. 쉽게 말해, 매일 마주하는 무료한 일상에서 벗어나, 만끽하는 해방감 그 자체가 힐링여행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힐링여행은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제공한다.


힐링여행의 또 다른 매력은 우리에게 시간적, 공간적 여유를 준다는 겁니다. 현실 속에서 우리는 항상 무엇엔가 쫓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매일 초조한 일상이 반복되는데요. 아침 출근길에서는 시간에 쫓기고, 회사에서는 실적과 성과에 쫓깁니다. 이런 생활은 퇴근 후에도 예외가 아닌데요. 잠깐의 여유도 즐길 틈 없이 집안 일과 육아에 쫓기며 오늘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시간에 쫓기며 초조한 삶을 살았을 때, 저에게 ‘여행’은 ‘멋진 풍경 속 한가롭게 즐기는 여유와 느긋함’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몇 해 전, 이런 여유로운 힐링여행의 이미지를 만들어 줄 여행지를 발견했는데요. 바로 태국 '빠이’라는 지역이었습니다. 여행 가이드 북은 이 지역을 한 문장으로 이렇게 표현하더라고요.


빠이, '아무것도 하지 않음'의 의미를 느낄 수 있는 곳! 


이 문장 그대로 ‘빠이’라는 도시는 볼 것도 없고, 할 것도 없고, 특별한 먹거리도 없었는데요. 하지만 이 재미없어 보이는 이 시골 마을에서의 경험은 제 기억 속에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그 이유는 '빠이'라는 지역에서의 여행이 제 여행인생 최초로 일정에 쫓기지 않는 여행이었기 때문입니다. 


그전까지 저에게 '여행'은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먹고, 더 많이 돌아다녀야 하는 '활동',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는데요. '빠이'에서는 그런 '더 많이'에 대한 강박과 초조함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대신, ‘지금 현재 내가 있는 곳’에 집중했고,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는 여유와 재미를 발견했는데요. 한 동안 쓰지 않았던 여행일기를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적, 공간적 여유가 어느새 몸과 마음의 여유로 이어졌는데요. 저에게 태국 '빠이'에서의 시간은 '재충전'의 의미를 깨닫는 진정한 힐링여행이었습니다. 



두 번째 여행의 목적, ‘성장’


여행은 우리를 ‘성장’ 시킨다고 합니다. 어른들은 간혹 ‘여행을 다녀와야 세상 보는 눈이 넓어진다’는 말씀을  하시는데요. 여행을 통해 얻는 다양한 지식과 경험들이 '삶의 지혜'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낯선 환경에서 발견하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은 내 안에 숨겨진 가능성들을 발견할 수 있게 하는데요. 새로운 가능성은 새로운 도전이 되고, 그 도전들은 새로운 경험을 쌓아갑니다. 


주도적인 삶의 태도를 배우다!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주도적인 삶을 일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여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은 제 자신의 경험 때문인데요. 20대 초반, 저는 굉장히 수동적인 학생이었습니다. 원하는 것이 있어도, ‘누군가 나서서 해 주겠지~’, 맘에 안 드는 일이 있어도, ‘원래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며 사는 인생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 수동적이고 무기력했을까?’ 싶은 순간도 많은데요. 젊은 놈이 참 답답한 인생을 살았던 겁니다. 


하지만 이런 제 삶의 태도에도 변화가 시작되었습니다. 그 계기는 대학교 2학년을 마치고 떠난, 1년 동안의 '호주워킹홀리데이' 경험이었는데요. 홀홀 단신 떠난 타지에서 겪었던 수많은 고생과 경험들은 저에게 큰 가르침을 주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은 내가 직접 움직여서 얻어내야 한다. 
그리고 아무도 날 대신해 주지 않는다.


다시 말해,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실천' 뿐이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낯선 환경에 적응하고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며 다양한 문제들을 겪었는데요. 문제의 답을 스스로 찾기 시작하면서 '내 문제는 내가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전에는 해 보지 않았던 다양한 도전들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했는데요. 그 지난한 문제해결 과정 끝에는 언제나 작은 성취경험과 배움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런 성취들이 오랜 시간 쌓이고 쌓여서,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용기가 되었고, '내가 스스로 성장하고 있구나!’ 하는 뿌듯함도 가슴에서 느껴졌습니다.   


얼마 전, 그 당시 일기를 꺼내 봤습니다. 호주에 도착한 첫날 우여곡절 끝에 시드니에 있는 맥도널드에서 빅맥세트를 시켜 먹었던 이야기가 적혀 있었는데요. 제 인생 처음, 영어로 햄버거를 주문하던 때의 상황과 긴장감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햄버거를 시켜 먹었다는 그날의 뿌듯함도 일기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더라고요.


자유여행의 매력은 낯선 상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스스로 풀어가는 데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느끼는 뿌듯함과 성취감이 우리를 성장시키는데요. 1년 동안의 호주 여행 이후, 저에게 가장 큰 변화는 제가 원하는 것에 대한 제 생각과 의견이 생긴 것입니다. 그리고 더 적극적으로 제 주장을 하게 되었는데요. 제 꿈과 인생도 주도적으로 설계하게 되었습니다. 안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사회생활의 목표였던 제가 지금은 7년 차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는데요. 직장인과 프리랜서의 직업적 특성의 간극만큼이나, 제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도 크게 달라졌다는 거겠죠?



세 번째 여행의 목적, ‘추억’


여행의 목적으로 ‘추억’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아마 우리 모두에게 과거의 여행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 텐데요. 제 머릿속 가장 오래된 여행의 기억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가족들과 계곡에서 가재 잡던 모습입니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며, 가장 많이 떠올리는 추억도 '수학여행'이나 '졸업여행' 일 텐데요. 저도 중학교 때 ‘극기훈련’이라는 이름으로 친구들과 야외 캠핑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그때 확실히 느꼈습니다. 야외취침과 캠핑은 저에게 고통이라는 사실을 말이죠. 밤새 벌레에 엄청나게 물렸고, 2박 3일을 화장실에 안 가려고 끝까지 참고 참다가 배가 너무 아파 병원에 갔던 기억도 납니다.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스스로에게 생각보다 큰 의미를 준다.


우리는 여행추억을 떠올리면서 자연스럽게 그와 연관된 사람들을 함께 떠올리는데요. 여러분은 ‘여행’이라는 단어와 함께 어떤 인물들이 떠오르시나요?


여행을 함께 했던 친구들과는 오랜만에 만나도 언제나 여행 이야기를 다시 꺼내게 되는데요. 매 번 반복되고 똑같은 소재지만, 함께 겪었던 고생 이야기는 항상 즐겁습니다. 아마 다 같이 경험했던 좋은 추억은 다시 곱씹는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람에게는 누군가와 같은 경험, 같은 감정을 공유한다는 것이 큰 행복이라고 하는데요. 특히 여행과 같은 임팩트 있는 경험을 공유한다는 것은 인간의 유대감에 큰 영향을 줍니다.  


함께 여행하며 일종의 전우애, 동지애를 느낄 때도 있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 사진과 일기를 정리하다 보면, 여행지에서 만났던 낯선 친구들과의 추억들도 떠오르는데요.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유독 더 애틋하고, 헤어지기 아쉬웠던 친구들이 있습니다. 특히, 여행지에서 처음 만났지만, 수많은 역경과 도전을 함께 극복하며 좌충우돌했던 친구들인데요.


2주일 동안 호주 오지를 함께 탐험했던 친구들.

한 달 동안 농장에서 일하며 동거동락했던 친구들,

앙코르와트 문화답사를 위해 준비하고 끝까지 함께 했던 친구들.


아무리 많은 시간이 흘러도 잊히지 않는 마음속 친구들입니다. 일종의 전우애, 혹은 동지애라고 할까요? 여행의 추억 속 고생의 시작과 끝을 함께 했던 친구들에 대한 기억도 소중합니다.   




다음 여행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오늘은 여행의 목적에 대한 이야기 나누었는데요.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행의 목적 3가지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행의 목적 첫 번째는 ‘힐링’이었고요. 두 번째는 ‘성장’, 그리고 세 번째는 ‘추억’이었습니다.


여러분의 여행은 어떠신가요?

다음 여행에는 어떤 의미를 담으실 건가요?


물론 제가 이야기한 세 가지 목적 외에도 여행의 목적은 많습니다. 온전한 자유를 느끼기 위한 ‘자유여행’을 목적으로 할 수도 있고, 특정 장소나 지역을 탐사하거나 탐험할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실연이나 좌절의 아픔을 잊고자 여행을 택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저는 '여행의 목적'에 대해 개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여행 계획은 없을 수 있지만, 여행 목적은 절대 없을 수 없다!


오늘 밤 계획 없이 훌쩍 떠나는 즉흥여행조차, ‘야!! 바다 보러 가자!!’ 하는 여행의 목적이 있습니다. 더 즐겁고 알찬 여행을 위해, 그리고 여행의 만족 도을 한층 더 높이기 위해 여행의 목적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오늘 [한량의 여행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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