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눈과 손과 귀는 잠시도 쉴 틈이 없다. 휴대전화로 게임을 하느라 손이 바쁘다. 귀로는 항상 음악을 듣고 있다. 그리고 항상 모든 사람과 연결돼 있다. 컴퓨터 앞에 메신저를 하면서도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을 정도다. 그러느라 시간이 없다. 그러느라 주변을 보지 못한다. 그러느라 자기 생각을 가질 시간이 없다.
여행을 가서도 그렇다. 여행이란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준비하면서부터 시작하여 목적지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이 여행이다. 그러나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 중간 과정은 없다. 오로지 손에 든 휴대전화만 있다. 주변의 경치도, 거쳐 온 과정도 길옆 사람들의 모습도 그들에겐 관심 밖이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나면 무엇이 남을까.
옛 어머니들은 아이의 옷을 직접 해 입히셨다. 옷을 만들고 남는 자투리 헝겊들은 다 모아두셨다. 그리고 어느 정도 모이면 그 쓰다 남은 조각들을 모아 여러 가지를 만드셨다. 베갯잇도 되고, 알록달록한 예쁜 상보도 됐다. 시간도 그렇다. 남는 자투리 시간도 소중하게 써야 할 텐데, 중요한 것들에 매진해야 할 시간도 부족할 텐데, 큰 덩어리 시간까지도 ‘시간 죽이기’에 골몰하고 있다.
몇 시간씩 게임에 몰두하는 그 시간을 며칠만 모으면 책을 몇 권씩 더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책 안에 담긴 저자의 깊이 있는 지식과 지혜들을 다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이 또한 자투리 시간 잔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