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기울이는 습관
미국 대학의 졸업식에 유명 인사들이 축사하는 것이 전통이라고 하는데, 기억에 남는 말은 “항상 굶주려라. 항상 바보 같아라”라고 했던 스티브 잡스, “진실을 수호하고 미국의 이상을 지키며 진실을 왜곡하는 자들에 저항하라”라고 했던 톰 행크스의 축사다.
만약 내가 축사를 한다면 무슨 말을 할까.
“성실해라”
《중용》의 ‘성실한 것은 하늘의 도, 성실하여지려고 노력하는 것은 사람의 도’라는 말에 덧붙여 평상시 강조하는 말이다. 나무가 우리 눈에 보이가 갑자기 커지는 일은 없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보이지 않게 성장해 가는 것처럼, 살아가면서 어떻게 항상 참됨, 진실됨 그 자체가 될 수 있을까. 하지만 참 되려 하고 진실하려는 노력을 멈춰서는 안 된다. 이것이 성실이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라”
내 삶의 공간이 침범되는 것을 싫어한다면 당연히 다른 사람의 공간을 침범해서는 안 된다. 바꿔 표현하면 네가 대접받고 싶은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성경의 황금률이 된다. 공자도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시키지 말라고 했다. 내가 무시당하고 싶지 않다면 나도 다른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내 인격을 존중받고 싶거든 다른 사람의 인격을 먼저 존중해야 한다. 갈수록 내가 사는 공간에 나와 똑같은 인간이 산다는 생각이 옅어진다. 자기가 인생의 주인공이고 다른 사람은 조연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진다. 그러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다.
“자서전을 미리 쓰라”
이 말은 ‘설명서를 읽어라’라는 말도 대체해도 무방하다. 다 아는 것 같지만, 모르는 것이 많다. 설명서를 읽으면 몰라서 헤매거나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모든 것에는 설명서가 있다. 그러나 우리 인생 설명서는 없다. 자칫 우리 인생이 설명서 없이 기계를 조작하거나 지도나 나침반 없이 먼 길을 떠나는 것과 같아질 수 있다. 그래서 자서전을 미리 써보는 것이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자서전이 내 인생 설명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서전을 미리 쓰라.”라는 말을 “야망을 품어라”라는 말로도 바꿔볼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 또 무슨 말을 할까. 아니다. 더하지 말자. 지레 축사는 ‘길다’라고 생각하여 미리 귀를 닫았던 학생들이 “어? 짧은데! 그럴 줄 알았으면 잘 들을걸”이라고 한다면, 혹시 다음부터라도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습관을 들이게 될지도 모르니까. 사실 그것이 앞 세 가지보다 더 중요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