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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l Oct 01. 2018

MBC의 탐나는 도전

새로운 옴부즈맨 프로그램 <탐나는TV>

뻔하고 지루한 전파낭비

MBC의 옴부즈맨 프로그램 <TV 속의 TV>를 비평한 글에서 필자가 차마 하지 못했던 말이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방송법을 지키기 위한" 프로그램일 뿐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전 글을 읽어보면 금방 고개를 끄덕일 테다. https://brunch.co.kr/@chal/12

출처 - MBC

추석 연휴의 첫날 22일 토요일, 대한민국에서 유일무이한 옴부즈맨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눈갱 없는 옴부즈맨 프로그램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보면서 처음으로 '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탐나는 TV>는 다른 교양 프로그램들과 비교해도 외적으로 어디 하나 빠지지 않는다. 로고도, 자막도, 스튜디오도 "요즘 것" 같았다. <TV 속의 TV>는 브라운관 TV에 나올 법한 디자인이었지 않은가? 요즘 말로 '눈갱'!! 지하철에서 굉장히 "구린" 화면을 보고 있으면 살짝 부끄러운데, <탐나는 TV>는 지하철에서 당당한 유일무이한 옴부즈맨 프로그램이지 않을까?


22일과 29일, 2회가 방영됐다. 아직 고정된 구성은 아닌 듯싶다. 1화와 2화 모두 세 코너씩 구성했는데, 한 코너를 제외하고는 두 회분 코너 구성이 달랐다. 두 회 모두 방영된 코너는 <주객 전담>이다. MBC와 관련된 이슈 하나를 두고 꼼꼼히 따져보는 코너다. 1화 주제는 <MBC 드라마, 이대로 괜찮은가?>로 MBC가 다시 드라마 왕국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논했고, 2화에서는 21일 화려하게 컴백한 <진짜사나이300>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사실 첫 방송을 보고 드라마, 예능, 시사, 교양, 보도 등 프로그램의 장르는 몇 개 없는데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 우려했다. 두 번째 방송을 보고 마음이 놓였다. 장르별, 프로그램별 이렇게 딱 구분 짓지 말고 정말 매주의 이슈를 갖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출처 - MBC

코너 이야기를 마저 하자면, 패널이 계속 바뀐다. 진행자 손정은 아나운서와 네 명의 시청자평가원 위원들이 함께 하는데, 코너마다 한 두 명씩 바뀐다. 1화에서는 첫 번째 코너 <주객 전담>의 이독실 위원이 두 번째 코너 <TV 보는 날>에서 사라졌다가 세 번째 코너 <소수의견>에서 다시 등장한다. 2화에서도 이가온 위원이 첫 번째, 세 번째 코너에서만 등장한다. 1화와 2화의 시청자평가원 위원도 다르다. 물론 패널이 다양한 것은 정말 좋다. 크리에이터 고몽 위원과 감스트 위원은 신선한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미디어 비평을 하던 다른 위원들과 달리 과학 칼럼니스트 이독실 위원도 눈에 띄는 패널 중 하나였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만 있을 뿐 다양한 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여전히 전문가 위주의 시청자 위원이다.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던 것은 1회의 <TV 보는 날> 뿐이었다. <소수의견>이란 코너에서 <두니아>를 애청하는 소수의 의견을 소수 목소리로 들을 순 없었을까.

기존 옴부즈맨 프로그램은 한 주동안 방영한 프로그램의 리뷰를 중심으로 방송한다. <탐나는 TV>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지 이 부분은 빠져있다. 3개의 주제를 깊이 파고드는 것은 좋으나, MBC가 일주일에 3개의 프로그램만 방영하진 않는다. 3개의 장르만 방영하지도 않는다. 여태 방영한 2화 중 한 번도 보도에 관한 이야기가 없었다. 이전처럼 모든 프로그램을, 모든 장르를 다루는 것은 필자도 절대 반대다. 그러나 보도, 예능, 시사/교양 각 장르에서 하나씩은 다뤄야 2% 부족한 듯한 느낌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MBC의 새로운 탐험이 대한민국 방송의 새로운 탐험이 된 듯하다. 옴부즈맨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멋있는 시도를 해준 MBC에 고마울 따름이다. <무모한 도전>이 <무한도전>이 됐듯, <두니아>도 그러길 바란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탐나는TV>도 마찬가지다. 모든 방송사가 의무감에 진행하던 옴부즈맨 프로그램을 이렇게 공들여 만든 MBC - 이런 MBC를 보고 누군가는 무모하다고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옴부즈맨 프로그램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무한도전"이라 할 수 있다. 시청자의,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이 드디어 나타났다!


* 토요일 오전 8시 10분, 탐나는 MBC로 만들어줄 <탐나는 TV>가 방송된다. 한 가지 꿀팁을 드리면, 본방을 보며 진행자 손정은 아나운서의 인스타그램(@jungeun_son_)에 들어가 댓글을 달자. 그러면 손정은 아나운서가 실시간으로 답글도 남겨주며 소통이 오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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