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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난영 Apr 09. 2024

진실한 피땀눈물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

세상엔 '대세'라는 게 있다. 내가 젊었을 때는 대세만 따라도 그럭저럭 먹고살 수 있었다. 나 같은 희한한 애는 밀고 나가는 힘이 있지 않는 한 설 곳이 없었다(실제로 울 아빠는 내가 어쩌다 저런 자식을 낳았나 한탄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좀 다르다. 대세를 따라도 잘 안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옛날만큼의 대세도 없다. 자잘하게 쪼개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취향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그러니 요즘은 나 같은 애가 살기 좀 나은 세상이 됐달까? 


내가 젊었을 때 갈팡질팡한 이유는 대세를 따라야 안정적이라는 것을 아는데, 그러긴 싫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밀고 나가는 힘조차 없었고, 또 키울 생각도 안 했기 때문에 때로는 대세를 따랐다가 때로는 개인의 취향을 따랐기 때문에 어느 것 하나 성취하지 못했다. 


나이를 먹은 지금도 나란 인간은 대세를 따르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지 않고서야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겠는가. 


하지만 <시대예보 : 핵개인의 시대>를 읽고 마음의 위안을 얻는다. 그리고 계속 밀고 나가는 것을 선택한다. 


동물보호단체를 운영한 게 벌써 6년째다. 시간은 쌓이고 있다. 그 속의 피땀눈물도 있다. 나는 계속 성장하며 쌓아갈 것이다. 



중요한 구절을 인용해 본다. 


"가장 경쟁력 있는 상품은 서사입니다. 각자의 서사는 권위의 증거이자 원료입니다. 성장과 좌절이 진실하게 누적된 나의 기록은 유일무이한 나만의 서사입니다. 나무의 나이테가 그러하듯 서사는 결코 급조될 수 없습니다. 오직 시간과 진정성으로 만들어집니다." p. 286


"만약 이윤만을 목적으로  N개의 아이덴티티로 자신을 분절한다면 당장의 효용은 있을 수 있겠으나 오래가는 좋은 서사를 가질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밀도가 쌓여 탁월함이 탄생한다는 이야기입니다." p. 289


"우리는 앞으로 서로에게 작은 팬덤이 되어주고, 그 팬덤에 기대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작은 규모의 팬덤이라도 계속 유지하려면 스스로의 성장세를 표현하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p.296


"희귀함을 추구하는 것이 옳습니다. 희귀함이 쌓이면 고유성을 갖습니다. 그러나 고유성이 진정성까지 가기 위해서는 축적의 시간이 다시 요구될 수 있습니다. 고유함은 나의 주장이고, 진정성은 타인의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고유성과 진정성의 단서가 내가 오랫동안 쌓아둔 내러티브라는 것은 잊지 말아야 할 필수 전제가 됩니다." p.298~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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