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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라a Jun 15. 2022

[너를 사랑하는 나] 지나던 비를 만났다.

당신은 모르는, 당신을 위한 손

 새벽 한 시. 관자놀이의 열감이 가만히 뜨끈해짐을 느끼며 새벽잠을 떨쳐냅니다.

 가만히 가만히 관자놀이에 손을 대보니 다시 뜨끈한 열감이 묵직이 놀라옵니다.

 한 시간 뒤쯤이면 더 열이 오르려나.

새벽의 잠을 뒤로하고 고요히 자리에 둥둥 뜨는 밤의 시간을 보내는데,


우연히 지나가던 비를 만났습니다.


토닥토닥 떨어지는 빗소리에 피로했던 기분이 좋아집니다. 오늘은 운이 좋습니다.

토닥토닥 빗소리의 안마 소리에 고단한 어깨를 풀어보며 꼬옥 안고 정수리에 입을 맞춰봅니다.



아프지 마라

이프지 마라..

 내가 잘 쓰는 열나요 앱엔 취침기능이 없습니다. 해열제 먹인 시간, 열을 쟀던 시간 다 입력하고 나면,

열이 있으면 있어서 한 시간 뒤에 열을 재봐야 하고,

열이 없으면 없으니 한 시간 뒤에 열을 재봐야 합니다.

 내 잠은 자라 마라 얘기도 없어도 서운하진 않지만 아이폰의 야간모드처럼 밤에는 ‘눈 좀 붙여요,’ 한 마디 더 써주면 좀 위로가 될까요.

 그래도 출근 준비 알람이 울리기까지 똑딱똑딱 시간은 줄지만, 오늘은 운 좋게 똑딱똑딱 좋아하는 빗소리를 두 다리 곧게 뻗고 침대 위에서 고스란히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운이 좋아요.




당신은 당신의 관자놀이 위에 스치고 간

새벽녘의 뜨끈한 손을

기억할까요?

당신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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