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름 운 도울 찬 Apr 21. 2019

알바트로스가 보내는 외침, 크리스 조던;아름다움을 넘어

인간의 욕망과 소비지상주의가 무너뜨린 바다건너 세상

사진의 조립과 해석으로 세련된 방법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던진 크리스 조던의 아름다움을 넘어를 소개한다.

가족, 연인, 친구 등 이야기가 통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같이 갈만한 전시회다.

5살 이상의 아기들이 보면 정말 좋을거 같은 전시회다. 

2019/05/05 까지 진행하는 전시회니까 참고하시길!


나는 예술을 잘 모른다. 어렸을 적에 학교에서 전시회를 가는 일이나, 유럽으로 여행을 가서 전시전을 본다거나 대학생들에게 주어지는 각종 예술 혜택을 등한시 한거는 내가 예술을 잘 해석하지 못해 전시회에 큰 가치를 느끼지 못해서다.

오히려 전시회에 가서 감상을 하며 얻는 기쁨보다 책을 보며 저자의 설명에 따라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듯한 경험이 나에게는 더 큰 기쁨이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특히 내가 존경하고 멘토로 여기는 사람들이 전시회를 가라고 조언하고 실제로 주변에 지혜롭고 똑똑한 친구들일수록 전시회를 가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잘 모르지만 일단 가보려고 요즘 노력중이다.


이렇게 노력하며 여기저기 다니던 3월 나와 제일 가깝고 내가 제일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내가 좋아할만한 전시회를 추천해주었는데 그게 바로 크리스 조던의 '아름다움을 너머'(Chirs Jordan: Intolerable Beauty)이다.

이미 유명한 사진인(부끄럽게도 나는 이때 처음 이 사진을 제대로 인식했다) 알바트로스가 플라스틱을 먹은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나는 여자친구와 당장 성곡미술관으로 갈 계획을 세웠다.


'자이어의 메시지' 사진 만으로 우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직관적으로 느껴진다.

전시회는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일반 성인은 8,000원 청소년은 5,000원 어린이는 3,000원이다.

전시회에 대해 우선 짤막하게 리뷰를 쓰자면 감수성이 풍부한 분들은 정말 눈물을 흘릴수도 있다.

그리고 감수성이 풍부하건 풍부하지 않건 정상적인 사람들은 '플라스틱을 절대 쓰지 말아야겠다' 는 다짐을 하고 나온다. 단순히 감성에 호소하지 않고 그림을 통해 논리적이고 직관적인 이해를 준다. 때문에 남녀노소 모두 설득 당한다.


전시회는 6가지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6가지 구성보다는 내가 인상적으로 본 몇 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전시회에서 크리스 조던은 우리 현대인이 사랑하는 물질만능주의, 소비지상주의, 새로운 제품이 주는 아름다움 너머에 이쓴 비가시적인 세계의 실상을 전달하려고 한다. 위의 사진, '자이어의 메시지' 같이 정말 아름답고 직관적인 방법으로 우리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나는 '숫자로 전달하는' 시리즈를 인상깊게 보았다. 백문이불여일견이라고 작품을 통해 설명하겠다.

첫 번째 사진은 두 번째 사진을 확대해서 찍은 것이다.


첫 번째 사진을 보면 고래가 보인다. 육안으로는 잘 안보이지만 이 사진에는 비밀이 있다. 해당 작품을 스마트폰 카메라 렌즈로 확대해서 보면 고래의 픽셀 하나하나가 비닐로 이루어져 있다는걸 알 수 있다.

사진에 나와있지만 이 작품은 5만개의 비닐로 고래를 표현한 작품이다. 해양의 1평방미터마다 떠다니는 비닐의 예상 개수가 바로 5만개이다. 이 충격적인 사실을 전달함과 동시에 이 플라스틱속에 고래가 살고 그 고래는 비닐을 먹고 살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고 있다. 즉 우리의 편리성을 위한 소비가 해양에서 살고 있는 고래에게 지옥을 선사하고 있는 걸 보여준 것이다. 


두 번째 사진은 세 번째 사진을 확대해서 찍은 것이다.

'전구'라는 사진도 위와 표현 방법이 같다. 이 사진에서는 32만개의 전구로 매분마다 미국에서 비효율적인 배선과 습관 때문에 낭비되는 32만 킬로와트의 전기를 표현하고 있다. 플라스틱 쓰레기만큼 잘 와닿지는 않지만 에너지의 낭비 또한 지구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다.

숫자로 표현한 시리즈들


종이가방, 3초간의 명상, 둥근 달 너머 각각 종이가방과 카탈로그 그리고 신용카드 등 다른 물건으로 표현했지만 본질은 하나다. 바로 우리가 비가시적으로 볼 수 밖에 없던 현대인의 무분별한 생산과 소비가 주는 부작용을 가시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작품들이다. 

현대에서는, 우리나라만 해도 누구도 기업의 대량생산과 판매를 비판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싸게 많이 사고 빨리 버리는 것도 비판하지 않는다. 왜냐면 그 과정에서 생겨난 비효율들 특히 쓰레기에 대한 부담을 우리가 당장 떠안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의 욕심 때문에 떠내려간 쓰레기를 전달받은 태평양너머의 친구들은 메시지를 보내온다.


몰디브에서 파야가 보낸 편지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고 죽는 알바트로스와 해양생물들, 이렇게 시각적으로 보이는 아픔들 말고도 이미 제1세계는 건너편의 친구들에게 큰 재앙을 선사하고 있다. 북극곰이 자리를 잃거나 몰디브의 사람들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주거지를 잃는것... 지구 온난화가 가져오는 재앙들을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위 사진처럼 잘 전달되지 않고 제 1세계가 겪는 일이 아니다보니 우리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길거리에 수많은 일회용품들이 이를 증명한다.


이 밖에도 바비인형, 석유, 석탄 등 우리가 소비하는 자원에 대해 성찰하는 작품들이 있었다. 나머지 작품은 직접 미술관에서 보길 추천드린다. 그리고 전시회 마지막에 다큐멘터리 '알바트로스'가 상영하고 있다. 거짓말이 아니고 많은 여성분들이 그 다큐멘터리만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나도 너무 슬펐다. 당장 플라스틱과 각종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기 위해 초보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는데(텀블러 사용, 장바구니 사용, 자전거 사용) 더 나아가지는 못해도 꽤 할만한 일인거 같다. 이 전시회를 보고 다들 나오면서 '진짜 플라스틱 사용 안해야겠다' 라는 말을 하면서 나가셨다. 이 중 몇분이나 실천하고 있을지는 모르겠다. 다만 정말로 원칙을 정해서 절실한 마음으로 일회용 컵과 비닐봉지만 사용하지 않게끔 실천하면 그 작은 실천으로 주변 사람과 나아가서는 기업까지 변화시킬수 있지 않을까? 

나가면서 TOFABIZ라는 소셜벤처 홍보관을 봤는데 한양여대에서 협력해서 만들어진거라고 해서 더 관심이 갔다. 나중에 시간되면 여대쪽에 들려봐야겠다.



쓰다보니 사설이 너무 길어졌는데, 이 전시회는 정말로 추천한다. 

http://www.sungkokmuseum.org/main/visit/hours-admission/

관람 정보 링크이다! 직접 보고 괜찮다고 생각하면 주변에 소문 많이 내주세요!

작가의 이전글 네이버 지역사회와 소통하며 나아가 사회공헌을 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