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에메스 Güemes ~ #산탄데르 #Santander : 15.3km
전날 라레도에서 배를 타고 산토냐로 건너와 궤메스에 도착했고,
궤메스, 북쪽길 전설의 알베르를 떠나 산탄데르로 가는 날.
또 한번 배를 탄다.
북쪽길 통틀어 배를 타는 코스가 두 개 있는데
그 두 코스 모두
#깐따브리아
지역에 나란히 붙어 있는 셈.
@Albergue La Cabaña del Abuelo Peuto
아침 식사도 알베르게 서비스에 포함된다.
좋은 곳에서 늦게까지 얘기하느라 잠을 설쳤는지 푸석푸석한 사람들.
와중에 수잔만 여전히 생기있다. ㅋ
아침식사까지 마치면 그제서야 정성껏 페이하고,
산탄데르를 향해 출발.
알베르게를 나서면 사방이 낮은 구릉으로 이어지는
목가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키 높은 유칼립투스 숲을 지나고,
국도변으로 진입.
비가 제대로 시작되었다.
휑한 국도 옆길을 걷다가 마을길로 진입.
#갈리사노 #Galizano 마을은 뭔가 모르게 한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사실 북쪽길에서 만나는 마을들은 대개 이런 분위기다.
북쪽해안선을 주로 따라가는 길이어서
해안 마을을 지나게 되고,
해안에 휴양촌이 들어서게 마련이니 시즌엔 북적거리겠지만
비시즌엔, 그리고 이른 아침엔 마냥 고요하다.
마을길을 이리저리 돌아 해안으로 접근하는 길.
전날 구에메스로 들어서며 멀어졌던 이후,
저 멀리서부터 다시 바다가 보인다.
이날 산탄데르까지 줄곧 해안절벽길을 따라가며 해변을 3개 지나치는데
그중 첫번째, #랑그레해변 Playa de Langre.
뒤로 돌아보면... 지나쳐온 마을이 그새 안개에 쌓였다.
왼쪽 희뿌연 건 역시 바다.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비가 줄곧 내리고 있어 다들 우비 차림.
조금 더 높은 언덕으로 올라오니
아까 지나쳐온 랑그레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모래사장 끝, 마치 중식도로 한번에 끊어낸 듯
곧게 세로 벽을 만들고선 해안절벽이 압권.
날이 맑았다면 아마 더 많이 사진을 찍어대느라
한걸음 제대로 옮기기 힘들었을 듯 싶다.
왼쪽은 오스트리아에서 셰프로 일하다 첫 배낭여행 왔다는 마리오.
마리오는... 북쪽길에서 여정을 끝내지 않았다.
내가 한국으로, 다른 사람들이 모두 자국으로 뿔뿔이 흩어지고 난 뒤에도
스페인 북쪽의 꼬불꼬불한 해안선과 내륙 길을 샅샅이 훑은 다음,
피레네를 넘어 서유럽 내륙으로 향했고,
나중엔 오스트리아로 걸어서 진입 후 알프스 곳곳을 또 헤맸다.
저 집채만한 배낭(25kg 배낭에 텐트 비롯 온갖 #백패킹용품 이 다 들어 있던)을 매고서 말이다.
혼자 걷는 시간이 많아 그런지 가끔 몽환적인 사색의 흔적을 내뱉거나
어떤 시집 구절이 갑자기 떠올랐다며 읊조리는 등
기인스러운 행적을 발끝마다 흩뿌리고 다녔는데
유독 저... 독일 시몬느 언니와 네덜란드 모니끄 아줌마와 코드가 통했는지
지금까지도 페이스북으로, 와츠앱으로 두 유럽 아주머니들을 통해 마리오의 소식을 듣고 있다.
두번째 해변,
#로레도해변 Playa de Loredo
이곳 역시 맑았으면 정말 장관이었을 것이다.
흐린 날에도 맑은 물 아래로 바닥에 깔린 단층이 다 드러나고,
그 사이 괸 하늘색 물빛이 예뻤는데
맑은 날이었으면, 아마 이날 걷기를 포기하고 바다에 짐 풀고 온 종일 보냈을 듯.
로레도 해변이 끝나는 곳에서 바다 쪽으로 돌출한 해안절벽.
드디어 마지막 해변.
#소모해변 Playa de Somo.
이 소모 지역이 끝나는 곳에서 배를 타야 산탄데르에 닿는다.
고운 모래가 드넓게 깔린 해변으로 내려가는 시몬느.
모래가 어찌나 고운지 발이 푹푹 빠져
걷기에 좀 힘들었던 곳인데... 이곳 역시 지나고 나니 아쉽다.
흐린 데다 비가 내렸고, 아침 이른 시각이라
모래사장 걷기 힘들어... 불평하며 지나쳤는데
다시 간다면, 신발과 양말 벗어 팽개치고
맨발로 모래에 폭폭 빠지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싶은 곳.
물론 바닷물에도 퐁당거리고.
이곳 모래해변도 꽤나 길다.
한참 걸으면 건너편 산탄데르쪽 풍경이 잡힐 듯 시야에 들어오고,
그 앞에 점사이즈로 자글거리는 건...
이 흐린 날에도 서핑 배우느라 얕은 곳에서 파도를 타고 있는 사람들.
해변이 끝나는 곳에서 드디어 인간의 영역에 닿았다.
먼저 도착한 그레이스와 세라는 이미 브런치 시작.
오전 10시지만 난 이거.
#비노베르데 , 그리고 #또르띠야 .
뱃시간에 맞춰 소모 SOMO 선착장으로 가는 길.
산티아고까지 577KM.
이때, 어설프게 스페인어를 2개월 배우고 출국했던 터라
그야말로 띄엄띄엄 아는 단어 몇 개를 주워모으고
나머지는 문맥상 눈치로 해석했는데 나중에 구글 번역 돌려보니 얼추 비슷. ㅋ
다시 비가 듣기 시작.
10-15분 남짓 뱃전에서 흔들리는 배와 함께 너울거리다보면
건물이 빼곡하게 들어선 산탄데르 시가에 가까워진다.
산탄데르 선착장.
시몬느와 모니끄 아줌마는 더 걷겠다며 #노란화살표 따라 직진,
하지만... 모처럼 큰 도시에 왔으니 나는 일단 산탄데르에서 머물기로.
산탄데르는 북쪽길에서 빌바오 이후 처음 만나는 큰 도시다.
북쪽길 초반, 나바라 지역에서
미식과 영화제로 유명한 화려한 도시 #산세바스티안 ,
#구겐하임미술관 덕에 유명해진 #빌바오 를 지나
지역 경계를 넘어 깐따브리아로 접어들게 되는데
#깐따브리아 에서 가장 큰 도시다.
대성당 계단을 통과해
마치 해운대마냥 도심에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거리를 지나
마치 #퀘벡 을 연상하게하는... 건물도 지나고,
이곳이 #산탄데르공립알베르게 .
지금껏 걸은 #프랑스길 #포르투갈길 #북쪽길 통틀어
공립알베르게 중 가장 열악한 곳이었다.
아무리 큰 도시라지만, 낡은 아파트 2층에 알베르게가 자리잡고 있고,
내부가 좁은 데다 욕실은 더 좁고,
그 좁은 욕실에서 샤워하려는 사람들이 넘쳐나니 습기도 엄청났다... ;;;
웬만해선 시설물은 그러려니 불평없이 머물었지만, 이곳은 정말 피하고 싶은 곳.
산탄데르에서 머문다면 깨끗한 사립 알베르게나 오스딸, 아님 호텔에서 머물기를 추천한다.
이날 산탄데르를 고스란히 통과한 시몬느와 모니끄 얘기론
이곳에서 8km쯤 더 걸어 #부 Boo (de Pielagos)라는 작은 마을에 묵었는데
알베르게가 크진 않았지만 침대간 거리가 넓고 깔끔해 좋았다고.
산탄데르에서 머문 다음 날 추천 도시,
#산티야나델마르 Santillana del Mar 까지 거리가 36km가 넘는 걸 감안한다면...
아예 좀 더 걸어 이곳까지 가도 괜찮겠다.
아님 산탄데르와 산티야나델마르 간 구간을 이틀에 나눠 걷든지.
산티야나를 그냥 넘길 수 없는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우리나라 경주에 필적할 만큼 볼거리 많은 고도시인 데다
마을 전후에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고풍스럽게 아름다운 곳이다.
그리고 학창시절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그 유명한 #알타미라동굴벽화 가 근거리다.
산티야나 중심가에서 알타미라 유적지까지 걸어가도 채 1시간이 걸리지 않고,
둥글둥글 낮은 구릉을 올라가는 터라 그리 힘들지 않은 데다
(북쪽길을 걸어 이곳까지 왔다면 웬만한 오르막은 식은죽먹기 경지)
그 평화로운 공기와 21세기에서 뚝 떨어진 것 같은 묘한 이질감은...
한번쯤 직접 느껴보시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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