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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화 Mar 22. 2018

쇼생크 탈출로 내일 시작

돈 없어도 조금씩 조금씩 준비하여 내일을 시작하는 제로 창업

쇼생크 탈출!

내가 퇴사를 준비하는 과정이 그랬던 것 같다.

회사일을 열심히 하면서 성과관리도 잘했지만 퇴사 전 5년 넘게 나는 독립을 꿈꾸고 준비했다.

타율 노동과 경직된 조직문화에 영혼 없는 좀비가 되어가던 나는 현실에 순응 대신 멋지게 탈출할 준비를 조금씩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얼굴에 철판 깔고, 부장님 퇴근 전에 경영학 박사과정을 야무지게 다녔다. 그리고 순수하게 임했던 사회단체 봉사활동과 네트워크가 나중에 새일을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면서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더 느끼게 되었다.

또 회사 다니면서 청년들 대상 취업강의를 띄엄띄엄했는데, 하루 8시간 강의를 7-8년 하다 보니 이것도 

프리랜서 강사의 진로로 이어졌다.

퇴사 후 문화관광부, 여성가족부, 고용노동부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강사, 멘토 등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에 나 자신도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좀 더 정치하게 해 보고 싶어서 "어떻게 하면 재밌게 일하고 안정적으로 돈 벌 수 있을까?"를 주제로 <넥스트 커리어>를 쓰고 출판했다. 매일 분량을 정해 놓고 원고를 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나의 책을 쓰고 이후 박사 논문을 쓰고 나니 "글 쓰는 것"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

1년간 개인적으로 고교생 대상 자소서 클리닉, 학습 코칭 등을 시행했고, 조직개발 워크숍 등도 맡아서 수행했다. 그리고 창업 프로그램 강사로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아무리 내가 프리랜서로 수입을 얻고 있어도, 사업자를 내고 활동하는 것이 교육대상에게 떳떳하게 할 것 같아 주식회사 법인을 설립했다.

퇴사 직후 다양한 공공기관에 거의 1년 단위 계약으로 활동할 때는 거의 비용 제로로 새로운 일이 가능했다. 그리고 그다음 사업자를 낼 때는 법인 등기비와 르호봇 비상주 서비스를 활용해 60만 원 정도로 창업이 가능했다. 이때 법인 등기도 E-make라는 셀프 등기 프로그램을 이용해 별로 비용이 들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퇴직금을 날리지 않겠다는 각오였다. 적지 않은 퇴직금을 받았지만, 나는 그것을 고이 Keep 해 두고 프리랜서로 번 돈에서 1년 동안 1천만 원가량을 따로 저축해 정식 사무실 오픈 비용으로 썼다.

우리 회사는 경영컨설팅 & 교육& 출판사이다. 경영과 관련해서 컨설팅과 교육을 진행하고 관련 콘텐츠를 출판한다. 내가 참고하는 책이 많아지고 우리 집에 관련 서적이 점점 싸이자, 어수선한 환경을 싫어하는 나는 고민하다가 디지털 노매드를 청산했다. 그러나 임대료가 내 발목을 잡는 것이 싫어서 10일간 30곳이 넘은 대상지를 물색하다가 결국 지인의 사무실에 남는 방한칸을 임대차했다. 물론 그 전에도 아는 지인이 사무실에 책상 하나 내주셔서 거기서 강의 연구도 하고 그랬지만, 이제 컨설팅과 코칭을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사무실의 필요성이 있던 터였다. 

새로 오픈한 사무실에 약간의 공사를 하고 냉 난방기 달고 비품은 일부 인수 일부 구매했다.  대형 복합기와 정수기 등은 지인의 것을 활용하고, 주차장과 식당은 바로 앞 구청을 활용하니 그것도 비용절감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광주광역시 서구청 건너편에 10평짜리 사무실을 1층에 내면서 보증금과 1년 선불 월세, 도배 및 가벽, 냉난방기 설치 등 모든 비용이 1천만 원도 채들지 않았다면 남들이 놀랄 것 같다. 시내 최저가로 사무실을 빌려 부담 없이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잡은 것이다.

이렇게 적은 비용을 리스크를 대폭 낮춘 상태에서 하는 창업이 제로 창업이다. 나는 다양한 형태의 1천만 원 미만 창업 실험을 하고 싶고, 또 인큐베이팅하고 싶다. 퇴직금 들고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기웃거리는 것은 이젠 아니다. 경기둔화 시점에 고비용이 들어가는 프랜차이즈 창업은 창업자금 회수가 요원하다. 또 그저 그런 직장에 다시 들어가서 다시 또 그저 그렇게 인생을 저당 잡히는 것도 재미없다. 차라리 차곡차곡 준비해서 제로 창업을 준비해 보면 어떨까? 반차 10번이면 당신 커리어에 새로운 시사점을 분명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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