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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화 Mar 23. 2017

부자의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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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 즉 자기계발 서적이나 비전교육을 접하지 않은 보통의 사람들은 소박한 꿈을 꾼다. 가족의 건강이나 직업적 성취, 어느 정도의 부를 말이다. 그리고 “부자 되세요” 또는 “대박 나세요”를 기원하고, 로또를 사며, 일터에 나가는 것을 “돈 벌러 간다”라고 한다. 나는 주변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혹은 사업으로 작게는 수십억 원의 자산가에서 많게는 수백억 수천, 수조 원의 자산을 가진 사람까지도 가까이서 접했다. 그들 중 일부는 이미 평생 노동을 하지 않고 살 수 있을 정도의 재물을 축척했으면서도, 이웃과 작은 영업권으로 다투었다. 더 심하게는 형제와 돈 때문에 다투고, 하루도 쉼 없이 일하고, 나눔이나 베풂과는 거리가 있었다. 반면 내가 존경하는 멘토분들 중에는 소비를 줄여 나누고, 기업이 잘 되니 통 크게 취약계층이나 미래세대에 진심을 담아 후원하는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을 십수 년간 지켜보면서 나는 ‘부자’의 개념을 세웠다. 내가 생각하는 부자는 자산 액수에 따라 좌우되지 않는다. 하기 싫은 일을 강요받지 않을 만큼 경제적 여유 가지고, 나눔과 베풂을 실천하는 사람이 부자이다.  

4~5년 전에 라디오에선가 <나라별로 다른 중산층의 기준>이라는 내용을 접했다. 최근에 다시 생각나 찾아보니 출처가 정확하지는 않은데 이런 내용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었다.    

             

         

△ 프랑스의 기준 (퐁피두 대통령이 Qualite de vie ‘삶의 질’에서 언급한 프랑스 중산층의 기준 ) 

1. 외국어를 하나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하고 

2. 직접 즐기는 스포츠가 있어야 하고 

3. 다룰 줄 아는 악기가 있어야 하며 

4. 남들과는 다른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어야 하고 

5. '공분'에 의연히 참여할 것 

6. 약자를 도우며 봉사활동을 꾸준히 할 것

△ 영국 기준 (옥스퍼드 대학 제시

1. 페어플레이를 할 것 

2. 자신의 주장과 신념을 가질 것 

3. 독선적으로 행동하지 말 것 

4. 약자를 두둔하고 강자에 대응할 것 

5. 불의, 불평, 불법에 의연히 대처할 것


 △ 미국 기준 (공립학교에서 가르치는 중산층의 기준 ) 

1. 자신의 주장에 떳떳하고 

2. 사회적인 약자를 도와야 하며 

3. 부정과 불법에 저항하는 것 

4. 그 외, 테이블 위에 정기적으로 받아보는 비평지가 놓여있을 것


△ 한국 기준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1. 부채 없는 아파트 30평 이상 소유 

2. 월급여 500만원 이상 

3. 자동차는 2,000 CC급 중형차 소유 

4. 예금액 잔고 1 억원 이상 보유 

5. 해외여행 1년에 한차례 이상 다닐 여유

△ 한국 기준 (TV 조선 강적들” 방영 고액자산관리 전문가 PB 기준

 1. 금융자산 : 최소 10억~30억

 2. 부동산 : 최소 20억~30억

 3. 주택 : 서울 강남 50평 이상

 4. 생활비 : 월 1천만원 이상

 5. 기타 : 3000CC 이상 최고급 승용차, 주 2회 이상 골프


나라별 중산층 기준의 차이가 느껴지는가? 위의 출처가 다소 정확하지 않다고 해도 뭔가 공감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가 언젠가부터 세상 모든 가치의 기준이 물질이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하고, 또 물질적 풍요가 가져다주는 많은 편리와 혜택이 있지만, 그것이 삶의 일부분일 뿐이다. 물질적 풍요만으로 행복한 사람을 내가 본 적이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집단 최면에 걸려 물질적 풍요를 추구한다. 그리고, 자본은 열심히 돈을 벌게 하고, 또 소비에 열광하게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비를 위해, 인생의 중요한 가치를 놓치면서, 벌고 쓰기를 반복한다. 일반 서민들은 뼈 빠지게 벌고, 잠깐 소비의 기쁨을 느끼지만 자본은 계속 집중되고,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면서 더 거대해진다. 그러면 개인은 끊임없는 노동과 소비의 굴레에서 계속 인생을 소비해 간다.

개인의 노동→ 개인의 근로소득→개인의 소비→자본의 재축적→자본의 새로운 서비스와 재화 생산→개인의 심화된 노동→개인의 근로 소득 이 끝도 없이 반복되는 패러다임이 반복된다. 


한 7-8년 전쯤 어느 백화점의 샵마스터 교육장에서 교육생들의 입장을 기다린 적이 있다. 그분들은 고객을 위해 상품 판매를 하는 백화점 매장의 직원들로 서비스 교육차 100여분 이상 이 참여했다. 그분들의 월평균 급여가 대체로 200~300만 원선이라는데,  그 교육장에서 명품가방을 들고 오지 않은 이는 정말 단 세분에 불과했다. 그 단 세분도 MCM 같은 준명품 브랜드의 백을 들고 있었다. 그러니까 거기에 모인 대부분의  샵마스터들은 최소 자기 월급 정도의 백을 소비한 것이다. 그때만 해도 아직 지방에서 명품백이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그 교육장에서 대부분이 명품백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분들은 다리가 통통 부을 정도로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고객 불만에 머리를 조아리면서 그렇게 수고 대가를 가방 소비에 썼고, 이것은 다시 백화점과 명품 브랜드의 매출 및 수입으로 이루어진다. 백화점은 어찌 보면 노동의 대가로 노동자들에 제공한 근로 소득을 다시 되돌려 받았다고 해야 하나.

나도 8년간 대기업에 있으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대부분을 자본에 다시 돌려줄 수밖에 없었다. 일단 회사에서는 품위 유지를 원했기에, 의류·신발·가방·화장품 구매와 미용·피부관리 등에 받은 월급의 30% 정도를 썼다. 그리고 업무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관리를 위해 보약·영양제를 구입하거나 스포츠 마사지를 받았다. 또 ‘나는 너무 고생했어 떠나야 해’를 외치며 자기 보상 여행 명목으로 적지 않은 돈을 지출했다. 그리고 업무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해 문화적 소비와 외식으로 트렌디한 감각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이렇게 보니 실은 그 업무를 하지 않았으면 쓰지 않았을 지출이 급여의 절반 이상이었다. 이런 것에 생각이 미치자 나는 좀 사기당한 기분이 되었다. 기껏 나의 노동을 바치고, 그 노동의 성과는 나에게 재산형태로 축적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부분이 다시 자본으로 돌아갔다. 그렇다면 나는 뭣 때문에 일하고 있었을까?  


아마, 트리나 폴러스는 <꽃들에게 희망을>을 통해 우리에게 이미 알려 주었을 것이다. 나도 이미 이런 경제구조를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들 바삐 열심히, 누군가를 밟기도 하고, 자신도 상처를 받으면서 사는데 결국 그렇게 처절하게 올라간 꼭대기에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리고 그건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것까지 말이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이런 시스템의 노예가 되기 싫어서 회사를 그만두고 자유인을 택했다. 그러나 나보다 더 먼저 그리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의 가치 찾아  자발적 가난을 선택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얼마 전에 SBS의 ‘뉴스토리’라는 프로그램에서 ‘부자가 아니어도 괜찮아요’라는 꼭지를 본 적이 있다. 거기에는 2쌍의 부부가 출연했다. 그들 중 1쌍의 부부는 국립공원 연구원과 특수학교 교사 커플로 30대 중반이었다. 이들은 200만 원 정도의 웨딩비용으로 스몰웨딩을 하고 텃밭에서 농사를 지으며,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아 한 달에 식비로 50만 원 정도밖에 쓰진 않는다고 한다. 에어컨은 당연히 없고 선풍기도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면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가족을 위한 지출과 지역아동센터 생일잔치를 위한 지출은 칼같이 지킨다. 이는 본인이 소비의 굴레에서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지구환경을 지키고, 공동체를 위한 나무도 실천하는 걸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삶인 듯하다. 또 다른 부부는 작가 부부였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전세보증금을 빼서, 2년 반 동안 세계 여행을 하면서 1개 도시에서 1달씩 머물며 다양한 세상을 경험했다. 그 이후로도 직장에 취업하지 않고 적은 수입이지만 아껴 살면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더 많이 벌어서 여유롭게 살고 싶다”라고 말하지만 자발적 가난을 택한 이들은 “더 많이 벌면 여유롭게 살 수 없다”라 고 생각한다. 많이 벌려면 더 많은 시간을 노동에 투여해야 하거나 혹은 더 많은 집중력과 에너지를 노동에 투여해야 한다. 그러면 여유롭게 살 수가 없으니 이들은 자신의 인생을 무의미한 노동에서 분리시켜 온전한 인생으로 살고 있었다. 이들은 억지로 노동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기에, 반찬 한두 가지의 식탁에, 그리고 낡고 오래된 가전제품이나 지하 셋방에도 행복해했다.

모두가 이들처럼 살 수는 없을지라도, 사회가 부추기는 “부”나 “부자”의 개념에 대해 자신만의 내용을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당신의 비즈니스와 커리어를 빛나게! 아이디어캐빈 대표 김세화 

경영학 박사 수료 / 전) 금호홀딩스 자산개발 과장 / 고용노동부 청년 취업 아카데미 전문 강사, 멘토

070-4267-9933

1675mile@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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