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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미장 Feb 15. 2021

다시 오기까지 오래 걸렸어

나도 당신들도 잘 버텼네요

여행을 가면 현지의 물건을 몇 개 사오는 편이다.

계속 남아있는 것보다 쓰면 없어지는 것을 주로 사오는데, 

한참을 잊고 있다가 쓰면 쓸 때 마다 그 때 생각이 나서 좋다.

치약, 바디로션, 샴푸, 바디샤워, 사쉐, 바디 스프레이, 디퓨저.

이런 것들이 쓰고 나서 버리면 되고, 짐도 안쌓이고,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추구만 하고 있음)하는 나에게 기념품으로 딱이다.


조금 전에는 2018년 12월 방콕의 짜뚜짝 시장에서 샀던 디퓨저를 개봉했다.

개봉이 늦었다.

미니멀 라이프를 추구만 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것 말고도 이미 가지고 있던 디퓨저와 룸스프레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지금 프레쉬한 레몬글라스의 향이 방안에 퍼지고 있다.


짜뚜짝 시장에 가던 길이 떠오른다.

호텔을 나와 아속역 까지 걸어가서

아속역에서 BTS를 타고 모칫역에 내려서 걸어 가던 그 길.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전 세계에서 온 사람들로 북적이는 주말 짜뚜짝 시장.

구경하다 힘들어서 사먹었던 망고 쥬스.

디퓨저를 하나만 살까 3개를 사고 할인을 받을까 고민하던 나.

돌아오던 길에 카페 테라스석에서 마셨던 아이스 아메리카노.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다시 해외여행의 문이 열리게 되면

다시 방콕의 짜뚜짝 시장을 가고 싶다.

그리고 또 디퓨저를 사면서,

'다시 오기까지 오래 걸렸어. 나도 당신들도 잘 버텼네요. 수고 많으셨습니다'라고 생각하고 싶다.

R과 함께라면 더 좋겠다.


방콕 짜뚝짝 시장에서 사온 디퓨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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