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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미장 Oct 28. 2020

내가 요즘 뭘 했냐하면

PDF 책을 써봤다

'이걸 써서 뭐하나?'

올해 초단편소설을 못 쓴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생각 때문이다.


나는 순수하게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이야기를 만드는 것도 좋아한다. 사람들은 별 관심없지만 작년까지 소설 쓰기는 나에게 아주 중요한 작업이었다.

하지만 내 마음속에는 그에 못지 않게 글로 돈을 벌고 싶은 마음, 그것으로 명예를 얻고 싶은 마음도 꽤 컸나보다.


어느 날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봤다.

소설가로 돈과 명예를 얻을 확률은 무척 희박했다.

오케이. 그럼 소설 쓰기에 에너지를 많이 쏟지는 말자.


올해가 일하기 시작한지 11년차니까, 앞으로 나의 직업을 어떻게 개발하고, 돈은 어떻게 벌지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데 에너지를 투입량을 늘리는 것이 훨씬 낫겠다고 판단했다. 항상 마음 한 켠에 불안감이 있다. 앞으로 10년 후 까지는 지금 하는 일을 나름대로 잘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이후는 지금부터 잘 준비해놔야 그나마 살만한 미래가 펼쳐질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시간이 나면 소설 쓰기보다 다른 걸 하게 됐다.

완성한 것은 이 PDF 책이다.


https://kmong.com/gig/261322

약 11년간 홍보대행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언론홍보를 한번도 해보지 않은 조직이 최소한의 노동력을 투입해 언론홍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책을 써봤다.


이걸로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야 말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내가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 중에 즉시 돈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뭐가 있을까 찾다가 해본거니까.


쓰면서 새삼 깨달았던 것도 있다. 매일 숨쉬듯이 하는 일이라서 내가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기회가 적었는데, 이 기회에 나를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었다.

나는 언론홍보가 돌아가는 시스템을 잘 알고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뉴스가 될만한 컨텐츠를 글로 뽑아낼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걸로 돈을 벌 수 있는 사람이었다.

최소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기사 한 건 정도는 나오게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10년 뒤를 위해 준비를 시작해야 되는 상황인 것은 알고 있다.

어떻게 무엇을 준비해야할 지는 고민이 필요하다.

이 고민은 멈추지 않고 계속할 계획이다.


초단편소설 쓰기. 이건 버릴 수 없는 영원한 나의 지향. 하지만 당분간 순수 취미의 영역으로 옮겨서 돈과 명예를 탐하지 않기로 한다. 이렇게 부족한 재능의 실패를 효율성 추구라는 명목으로 가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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