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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달 모나 Monah thedal Dec 12. 2024

서점이자, 화실이자, 엽서 가게와 비영리단체이기도 한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서점, 그림이야기

서점이자, 화실이자, 엽서 가게와 비영리단체이기도 한,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서점, 그림이야기



오늘의 서점

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화실 서점, 그림이야기


책방의 3가지 포인트


1. 세 자매가 운영하는 화실 서점     


세 자매가 운영하는 화실 겸 서점이다. 2021년 파주에서 시작했던 동명의 서점은, 2023년 일산의 화실 안으로 자리를 옮기며 화실 겸 서점이 되었다. 화실과 서점을 통합한 건, 세 자매가 전보다 가까이 살게 되면서 내린 결단이다. 서로의 생활권이 가까워지면서 서점과 화실을 굳이 분리할 이유를 찾지 못해 하나로 합치게 되었다고. 그렇게 첫째의 화실과 둘째의 서점은 ‘화실 겸 서점’이라는 복합 공간의 한 몸으로 탈바꿈하게 되었다.      


화실 서점의 책장은 ‘화실’이라는 공간의 성격과 잘 어울리는 책들로 채워져 있다. 예술 서적들, 유명 작가의 작품집 도록과 다양한 종류의 그림책들이 주를 이루며, 표지 디자인이 아름다운 문학과 독립 서적들도 가끔 찾아볼 수 있다.      



2. 나이브 아트 스토리경계 없는 예술을 지향하는     


화실과 서점을 함께 운영하겠다는 세 자매의 결속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다. 세 자매는 ‘그림이야기’ 공간을 함께 운영하기 이전부터, 그러니까 2017년부터 이미 ‘나이브 아트 스토리’라는 예술 비영리단체를 함께 이끌어 왔었다. ‘나이브 아트 스토리’는 나이브 아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예술 공동체로, 나이브 아트 작가들이 함께 창작하고 전시하는 예술 단체다. (나이브 아트는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의 예술’을 지칭하는 말로, 장애가 있는 작가, 은퇴 후 예술을 시작한 노년 작가, 아동 작가, 미술 외 타 전공을 한 청년 작가의 창작물들이 전부 나이브 아트 장르에 속한다.)     


7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나이브 아트 작가들의 아지트로 운영되어 왔기 때문에, 그림이야기에는 나이브 아트 스토리 작가들의 흔적들이 제법 많았다. 역대 진행한 전시와 행사를 기록한 책자는 물론, 나이브 아트 스토리 소속 작가들의 그림을 엮은 작품집과 ‘시그널(시가 있는 그림에서 너를 만나다)’ 시화집 연작, 빈 벽마다 걸린 작가들의 작품들까지. 서점 이곳저곳에는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온 작가들의 성실함이 아로새겨져 있었다.



3. 화실의 또 다른 이름엽서 가게   

   

화실, 서점, 예술 공동체, 전시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이름과 역할을 가진 그림이야기지만, 사실 공간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화구도, 책도, 미술 작품도 아닌, 거대한 진녹색 벽을 채운 엽서들이다. 무수한 엽서들은 디자인 엽서 브랜드 ‘캘리엠’에서 제작한 것으로, 그림이야기는 전국에서 몇 안 되는 ‘캘리엠’ 직영(?) 오프라인 매장이다. (이로써 그림이야기에는 ‘엽서 가게’라는 이름이 덧붙는다. 화실, 서점, 비영리단체, 복합 문화 공간에 이은 다섯 번째 이름이다.)     


엽서 전문 브랜드에서 제작한 만큼, 엽서의 일러스트는 스타일, 주제, 장르가 서로 겹치는 부분 없이 다채롭다. 풍부한 미감의 엽서들 사이에는 나이브 아트 스토리 작가들의 작품으로 제작한 엽서들도 섞여 있는데, 이들 엽서 판매 수익은 홀로 활동하는 나이브 아트 예술가들의 지속 가능한 창작을 응원하는 수단이 된다. 단순히 경제적 이윤뿐만 아니라, 누군가에게 상업적으로 인정받는다는 경험까지 선사해 주어서, 다음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는 좋은 동력이 된다고. 즉, 엽서 가게는 화실, 서점에 이어 그림이야기만의 예술 공동체를 꽃 피우게 하는, 또 하나의 훌륭한 밑거름인 셈이다.     


무수한 수식어들이 줄을 잇는 ‘그림이야기’이지만, 이곳의 본질은 결국 그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작가들이다. 그림을 통해 풀어내는 다사다난한 개개인의 이야기, 꾸준히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창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야말로 그림이야기를 지탱하는 근원의 힘이다. 그림이야기에 여러 가지 역할이 생겨난 이유는, 아마도 이 근원의 힘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닐까 한다. 함께 창작하는 이들이 창작의 의지를 놓지 않게 하기 위해, 각자의 이야기 끈을 섣불리 내려놓지 않게 만들기 위해, 세 책방지기는 새로운 이름을 계속해서 덧붙이며, 창작의 활로를 끊임없이 모색해 나간 것이 아닐까. 다만 예술을 탄생시키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곁에 있는 이들과 함께 예술할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서는 실행력. 그림이야기가 서점으로 기록될 가치가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을 것이다.     



책방을 권하고픈 이들  

   

- 화실 겸 서점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궁금한 분

- 다양한 그림책을 열람하고픈 분

나이브 아트 작가들의 그림 전시를 관람하고픈 분

- 여러 스타일의 디자인 엽서들을 구경하고픈 분     


책방 총평, Last comment     


‘그림 이야기’는 공간의 이름처럼 

그림이라는 토대 위에서 다양한 방면의 이야기들을 만들어 나가는 곳이었다.      

아름다운 예술을 창작하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아름다운 예술을 통해 어떻게 하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들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곳.      

그림 이야기는 서점의 무한한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재확인시켜 준, 

서점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따뜻한 공간이었다 :] 



그림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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