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은 연중 온화한 기후에다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쾌적한 리조트들이 즐비한 곳이라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세계적인 휴양지다. 인천에서 4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거리라 가족 여행지로도 인기가 높다. 이곳에는 다섯 곳의 골프장이 있는데도 한국 골퍼들에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사이판과 달리 5개 코스 모두 일본기업 소유라 우리 골퍼들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없었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상황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2024년 1월 한국기업이 괌의 27홀 골프장을 인수하며 이곳이 새로운 골프여행지로 주목받고 있다. 79주년 광복절에 파인이스트 괌 골프 리조트를 둘러보고 사흘을 묵고 왔다. 연중 변함없는 28도의 날씨에 섬으로 불어오는 태평양의 시원한 바람이 좋다. 골프 치기 최적의 조건이었다.
괌에는 5개의 골프코스가 있다. 18홀 코스인 망길라오CC, 탈라포포CC, 태평양CC( CCP), 36홀 코스와 리조트를 갖춘 레오팔레스 골프 리조트, 한국기업이 인수한 27홀 스타츠 골프 리조트이다. 올해 한국의 골드워터가 모기업인 (주)동일과 함께 일본 스타츠 그룹이 운영하고 있던 스타츠 괌 골프 리조트를 2,400만 달러(약 330억 원)에 매입했다. 우리 기업이 처음으로 괌 골프장에 한국 골퍼들의 상륙 교두보를 마련한 것이다.
인수 후 '파인이스트 괌 골프 리조트(Finest Guam Golf & Resort)'로 리브랜딩 하고, 코스 업그레이드와 리조트 리모델링 작업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가장 훌륭한(Finest) 괌 골프장이 우리 품으로 안긴 셈이다. 서울에서 부임한 한국인 총지배인에 따르면 8월 말까지 모든 공사를 마무리하고 10월에 그랜드 오픈 할 계획이라 한다.
코로나가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던 2021년 11월. 사이판과 괌이 제한적으로 관광객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을 때에 괌을 다녀온 적이 있다.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인 괌도 그때는 찾는 이 없이 외롭게 태평양을 지키고 있었다. 리조트와 골프장 지배인들은 2년 만에 팸투어 팀을 처음 맞는다며 가슴 떨린다는 환영사로 감회를 전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괌의 분위기는 그때와 많이 다르다. 공항과 호텔은 여행객들로 붐비고 골프장은 더 활기차 보인다. ' 아내가 이쁘면 처갓 집 말뚝 보고도 절 한다'니 우리 기업이 인수한 우리 골프장 답사라는 자부심과 애정 때문이었을까? 3년전 왔을 때 보다 코스도 숙소도 식사도 모든 것이 더 훌륭하고 좋어 보였다.
파인이스트 괌 골프 리조트는 광활한 부지에 27홀 규모 정규 토너먼트 코스와, 62개의 객실을 갖춘 리조트, 천연잔디 연습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을 갖추고 있는 종합 골프 리조트단지다. 총지배인은 물론 괌과 사이판 출신의 한국계 임직원들, 전주 출신의 셰프 등 주요 임직원들이 모두 한국인이라 언어 제약이나 불편함이 전혀 없다.
- 규모 27홀 ( 동. 서. 북코스)
- Par 108 / -전장 : 10,479 Yard
- 설계 : 미야자와 조헤이 ( 한국의 안양CC 설계자)
East, West, North 3개 코스가 클럽 하우스와 리조트를 중심으로 넓게 전개된다. 전체적으로 평탄하고 페어웨이와 러프도 넓기 때문에 호쾌한 셧으로 초보자도 마음껏 공략할 수 있다. 모든 코스에 그린 주변의 벙커와 페어웨이 벙커도 많은 편이다. 동코스와 서코스는 거리가 길고, 북코스는 워터해저드가 많아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27홀 모두 미국 골프협회(USGA)가 공식 승인한 토너먼트 코스다. 천연잔디 드라이빙 레인지도 운영하고 있다.
총지배인의 설명에 따르면 “ 페어웨이 잔디는 조이시아( Zoysia)이고 그린은 조이시아와 버뮤다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고 한다. “그린 스피드는 아직 평균 이하지만 지속적인 보완을 통해 성수기에는 빠르고 재미있는 그린이 될 것아다”라고 약속한다. 1980년대 일본인들이 건설한 골프장답게 그린은 그리 크지 않다. 대신 그린의 업다운은 제법 있어 얕보면 큰코다친다. 노스코스 그린은 호떡 그린이라 할 만큼 작아서 온 그린을 위해서는 정확한 샷이 필요하다.
조이시아 잔디는 병충해에 강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적게 쓰는 잔디라 환경보호차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더위에 강한 한국의 들 잔디가 그 뿌리라고 한다. 지면에 딱 붙는 버뮤다나 페스큐 등 일반적인 양 잔디보다 밀도가 촘촘해 한국의 중지와 유사해 공이 살짝 뜨는 느낌이 들어 우리 골퍼들이 샷 하기 편하다.
넓고 평평한 페어웨이라고 해서 절대 만만한 코스가 아니다. 홀이 보이지 않는 블라인드 홀도 적지 않고, 그린 주변은 물론 페어웨이 벙커가 무척 많다. 티박스에 따라 드라이브 샷의 볼 착지지점에 벙커가 많이 있다. 벙커의 모래는 괌의 황토가 섞여 있어서 붉은색을 띠고 있다. 괌은 섬으로 고립된 지역이라 물자가 부족해 코스 업그레이드를 위한 많은 자재와 물자들도 외부에서 들여와야 한단다. 인수 후 벙커를 백사( 흰모래)로 바꾸기 위해 주문한 물량이 인도에서 오고 있다고 한다. 규사는 한국에서 들어와 함께 벙커를 바꾼다니 이번 겨울에는 붉은 벙커대신 하얀 모래가 눈부신 아름다운 벙커를 볼 수 있을 듯하다.
2인승 전동카터는 페어웨이 구석구석을 달린다, 새로 도입한 파워풀한 카터로 종횡무진 페어웨이를 질주하는 것도 라운드의 재미를 더한다. 조인 없이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건 큰 장점이다. 심지어 비수기에는 1인 플레이도 가능하다. 캐디는 없다. 캐디피나 캐디팁 같은 라운드 후 지불해야 할 추가 비용이 한 푼도 없다. 캐디가 없으니 라운드를 마치고 오면 스탭들이 클럽을 정리해 준다. 미국은 팁의 나라다. 이들을 위해 카터당 2불 정도 팁을 준바하는 센스를 잊지 마시길.
전장이 3.656 야드로 세 코스 중에서 가장 길다. 핸디캡 1번 홀은 7번 파 4홀로 453야드로 가장 긴 파 4홀이다. 바로 전 6번 홀은 파이니스트 CC에서 가장 긴 파 5홀로 613야드이다. 레이디티에서도 482야드로 장타자가 아니면 파온이 만만치 않은 홀이지만 아주 어렵지는 않다.
핸디캡 1번 홀은 2번 파 4홀로 465야드로 아주 긴 파 4홀이다. 가장 긴 파 4홀은 8번 홀로 469야드이고 핸디캡 2번 홀이다. 길고 넓은 페어웨이와 초록 그린 뒤편으로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돋보이는 순백의 리조트가 아름다운 시그니쳐 홀이다. 긴 파 4홀을 걸으며 사진 한 장 꼭 찍기를 추천한다. 인생샷이 나올 수 있는 홀이다.
석양이 아름다운 홀이라 오후 라운드를 추천한다. 인수전 자연배수에 의존하다 보니 비가 오면 진창이 되었다고 하는데, 인수 후 배관설비를 하고 보완공사를 완료해 웬만한 강수는 문제가 없다고 한다. 4번 홀은 지대가 낮아 비가 많이 온 날은 클로징 하기도 한다. 워터해저드가 많은 홀로 연못을 넘겨야 하는 홀이 많은 편이다. 핸디캡 1번 홀은 3번 파 4홀로 387야드로 그리 길지 않은 파 4홀이다.
4층 62개 객실을 갖춘 리조트는 순백의 옷을 입고 있다. 남태평양의 찬란한 햇살을 받으면 유달리 희고 아름답게 빛 난다. 리조트도 리모델링 작업 중이라 약간 어수선했지만 공사를 마친 룸은 깨끗하고 쾌적했다.
발코니까지 포함해 45평방 미터나 되는 룸은 모두 골프코스 뷰라 커튼을 열면 넓은 페어웨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욕실은 널찍하고 욕조까지 갖추고 있어 우리 골퍼들에게 인기다. 어메니티의 품질도 훌륭하다. 현관 입구 쪽에 침실과 완전히 분리 배치해 동반자의 숙면을 방해하지 않고 욕실과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 침대는 모두 트윈베드로 준비되어 있다. 전원은 110V라 변환 어댑터를 준비해 가는 것이 좋다.
숙박형 골프장은 장박 골프가 많고, 외부식사가 어려운 만큼 리조트나 클럽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식사 품질이 아주 중요하다. 배고프면 할 수 없는 운동이 골프다. 이곳 조식은 리조트 레스토랑에서 제공하고, 중석식은 클럽하우스에서 제공한다. 리조트와 클럽하우스는 30여 미터 간격을 두고 나란히 있다.
시기에 따라 세트 메뉴 혹은 뷔페식으로 제공한다. 클럽하우스의 <폰타나 레스토랑>은 괌 맛집으로 소문나 식사만 하려는 현지인과 군인들 방문이 많다. 괌 물가에 비해 저렴하고 맛있는 한식까지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괌뿐만 아니라 사이판과 미 본토까지 식대가 만만치 않은데 이곳의 한 끼 식대는 20불 전후라 저렴하다.
무엇보다 한식 맛이 뛰어나다. 대부분의 식자재는 한국에서 공수해 온다고 한다. 콩나물과 우거지까지 비행기로 실어 나른다니 해장국 맛이 청진동 음식 못지않다. 그 맛의 또 다른 비결은 괌 시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다 이곳으로 스카웃된 전주출신의 한국인 주방장의 손끝 맛 때문이다. 뷔페식으로 제공되면 작은 접시 하나하나에 담긴 정성을 볼 수는 없겠지만 맛깔스러운 호남 음식을 이곳에서도 줄길 수 있을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테이블당 2~5불 정도 팁을 두고 오는게 매너다.
주류와 음료도 레스토랑과 스타트 매점에도 준비되어 있다. 한국산 맥주와 소주도 있어 반갑다. 싸지는 않다. 골프장이라서 비싼 게 아니라 여기가 미국 땅이라 그렇다. 아무리 비싸도 한국 골프장의 식음료 금액에 비하면 싸다.
파인이스트는 괌의 랜드마크라 할 투몬비치에서 15분 거리에 있다. 셔틀버스를 이용해 쉽게 갈 수 있다. 이 외에도 괌의 여러 관광지와 가까워 골프 외에도 관광과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사랑의 절벽, 비키니 아일랜드 같은 관광지와 명품 면세점은 물론 할인 쇼핑센터인 돈키호테 아웃렛 등이 있어 관광과 쇼핑을 즐기기에 훌륭한 곳이다.
가족 골프로 인기가 높고, 골프를 치지 않는 친구들과도 함께 골프여행을 올 수 있는 곳이란 사실을 알만 하다. 괌은 한국 여행객들의 10대 인기 방문지에 늘 이름을 올리는 곳이다.
괌 관광 & 쇼핑 안내 ( 괌정부 관광청 홈페이지 )
광복절을 파인이스트에서 맞았다. 광복 79주년 2024년 8월 15일 아침에 이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태극기를 게양했다. 그랜드 오픈 전이라 아무 깃발도 게양하지 않은 상태였는데, 광복절을 기념하고, 인수를 축하하는 뜻으로 답사단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총지배인은 준비해둔 태극기와 성조기, 골프장기를 흔쾌히 내 주며 게양을 반겼다.
젊은 동반자는 음향을 준비하고, 육군 헌병단 출신의 동반자는 기수를 맡았다. 흐트러짐 없이 30여 년 전의 절도 있는 자세를 잃지 않는다. 창공에 휘날리는 태극기가 자랑스럽다. 앞으로 변함없이 파이니스트와 함께 펄럭이길!!
괌 망길라오 탈로포포 골프장 답사후기
https://blog.naver.com/bettertour/2225878460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