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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필립 Jan 08. 2018

Ch4. 급속 실험

'천천히 빨리' 더 많이 배우는 회사가 성장한다. 

성공보다 실패가 많은 게 스타트업 투자이다. 초기 투자의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마찬가지로 많은 실험을 하면, 그 중에 아주 적은 수의 실험만이 극적인 성과를 낸다. 그로스 해킹에서의 대박은 '축적의 시간’이후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초기 모델에서 단박에 대박을 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실패에서 얻은 경험을 축으로 피버팅 했을 때 성공할 확률이 높다.


제한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가장 효과적인 실험을 할 수 있을까?

2017년 세모에 디캠프에서 마련한 뜻깊은 자리에 다녀왔다. 세이클럽을 서비스한 네오위즈의 창업자, 검색엔진 첫눈을 350억원에 NHN에 매각한 풍운아, 한국 최초 초기 단계 스타트업 투자하는 VC 본엔젤스의 파운더파트너, 배틀그라운드라는 게임으로 1조의 주식가치를 이뤄낸 블루홀의 의장, 대통령직속 4차산업위원회 위원장이라는 임기제 공무원 타이틀까지. 40대 중반에 이렇게 화려한 커리어패스를 밟아온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런 분이 그 바쁜 연말에 청년 창업가나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냈다. 30분간의 강연 내용은 요약 기사와 얼마전 출간된 책에 있으니 참조하면 될 것이다. 오히려 2시간 넘게 진행된 Q&A를 정리한 아래 기사가 현장의 분위기를 더 잘 전달한다. 

강연 내용중 창업 초기 주당 100시간씩 일을 했다는 것이다. 이 한 문장이 요즘 같은 시대에 시대착오적이라는 오해를 살 수도 있겠으나, 다음 2가지로 받아들이면 약이 된다. 첫째, 일을 즐기는 자에게는 100시간도 40시간처럼 느껴질 것이다. 하기 싫은 일을 100시간 해봐야 잃는 것만 많을 뿐이다. 둘째, 빠르고 많은 실행을 통해야만 압축적으로, 계단식으로 성장할 수 있다. 오늘의 주제와도 일맥 상통한다.


"빨리 배움으로써 더 많이 배우는 것은 급속 그로스 해킹 절차의 목표임과 동시에 그로스 해킹에서 얻는 엄청난 혜택이다.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는 가장 빠르게 배우는 회사다......크든 작든 성공의 가능성을 찾는 일은 양이 좌우한다." (p.174)


그로스 해킹 실험의 기본 틀은 분석 > 아이디어도출 > 우선순위 결정> 실험> 분석의 순환과정이다. 규모가 큰 팀이야 1주일에 수십가지도 실험할 수 있겠지만, 작은 팀은 1주일에 1개를 한 사이클 돌리기도 벅찰 수 있다. 다만, 큰 팀이건 작은 팀이건 할 수 있는 만큼 천천히 돌리다보면 어느덧 프로세스에 적응하고 빨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이 역할의 중요하다. 


"순환과정을 시작하기 전에, 첫 팀 회의를 열어 팀원들에게 절차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야 한다. 그로스 해킹 리더는 회의를 통해 각 팀원이 맡아야 하는 역할을 분명히 말하고 팀의 업무를 지원하기 위해서 개인적으로나 공동으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밝힌다.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도 설명해야 한다."


책에서는 가상의 식료품 체인의 그로스 해킹 팀이 회사의 새로운 모바일 앱을 통해 매출을 끌어올리는 임무를 맡았다는 가정하에 각 단계별 활동에 대해 예시를 들어놨다.  


1단계 : 분석

우수 고객을 정의할 수 있는가? 구분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우수고객과 그렇지 않은 고객의 특성이 비교할 수 있을 것이고, 우수고객의 특성에 집중 조명한다. 이 과정에 데이터분석가와 마케팅전문가가 사용자에 대해 정량적, 정성적 조사를 통해 분석한다. 


2단계 : 아이디어 도출

모든 팀원은 각 포지션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그로스해킹 과제리스트에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에는 이유와 근거를 정확히 제시해야 한다. '영감'을 바탕으로 '노력'을 통해 근거를 찾아야 한다. 책에서는 아이디어 이름, 아이디어 설명, 가설, 측정해야 할 지표 에 대한 예시가 있다. 


3단계 : 우선순위 결정

도출된 아이디어를 실행하기 위한 순서를 정하기 위한 기준으로 저자는 ICE 점수 시스템을 개발했다. 영향(Impact), 신뢰도(Confidence), 용이성(Ease)이 기준이다. 각 항목당 10점 척도로 점수를 매겨 평균이 높은 순서대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실행 기간과 리소스에 따라 과제량은 한정될 수 밖에 없다. 


4단계 : 실험

아이디어를 실행한다. (다른 과제를 선택하는 대신) 기회 비용을 들인만큼 신뢰도 있는 실험을 진행한다. 통계학적으로 신뢰도 99% 신뢰수준을 채택한다. 성공 실패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현재 상태를 유지한다. 애매할 때 실험군의 크기를 계속 늘려가다 보면 더 큰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1단계로의 복귀 : 분석과 학습

실험요약서를 남겨서 회사의 '지식기반'으로 삼는다. 이에 대해 팀원들이 접근 가능토록 공유한다. 


책 표지의 슬로건처럼 그로스해킹의 프로세스와 실행 전략에 대한 바이블이라서 그런지, 회의에서 다뤄야할 내용과 그것들이 처리되어야 할 시간까지 기재되어있다. 예를 들어 그로스 해킹 회의는 15분 동안 지표 검토와 업데이트, 지난 주의 실험 활동 검토에 10분, 실험 분석을 통해 습득한 내용에 15분, 이번 주기에 진행할 실험 선정에 15분, 마지막 5분은 과제리스트의 양 체크하라고, 저자가 진행하고 있다는 방식을 아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여기까지가 Part I 그로스 해킹 기법에 대한 소개가 끝났다. 나머지 후반부는 고객유치, 활성화, 유지, 수익화 에 대한 실행 전략이 소개된다. 소위 AARRR 퍼넬의 각 단계별 전략에 대한 소개가 이어질 것이다. 어느 사이 새해 첫주도 금새 지나갔다. 새로 리뉴얼한 '캔고루'서비스팀은 우선 'must go'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카테고리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다행히 이에 따라 MAU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실험을 하기 전에 구색이라도 갖춰야할 것이다. 추적할 주요 지표에 대해 트래킹할 수 있도록 세팅해 대시보드를 계기판처럼 활용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이륙하기 위한 준비가 당분간 더 필요하다. 성공을 하든, 실패를 하든 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선택과 집중을 해야할 2018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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