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함이 사라진 시대가 됐다. 고상함의 부재는 나에게는 멋이 없어졌다는 말과 비슷하다.
말이 거칠고 과잉돼야 호응한다. 누적된 과잉으로 인해 정확한 말의 매력과 힘에 대해 무지해졌다. 위트 따위는 기대하기도 어렵다.
행동 하나, 단어 하나가 모두 잘못됐음을 논리적으로 지적하려고 부르짖는다. 그러나 이 행위가 자신이 지적하는 행위와 정확하게 일치함을 모른다.
배려가 사라진 자리에 압도만 남았다. 부족하기만 한 그 압도는 ‘압도함’으로 완성되지 못하며 절실함도 없는 그저 발악으로 귀결된다.
멋이 없는 시대, 멋이 사라진 시대, 그래서 멋을 모르는 시대. 다만 고상함에 가려져야 했던 곳에서 내가 몰랐던 멋이 드러나고 있다. 조금 슬퍼도, 기댈 곳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