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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감공간 Feb 12. 2023

투숙하지 않아도 가볼 만한 곳, 에덴파라다이스 호텔

[오늘의 공감공간] : 에덴 파라다이스 호텔

주소 : 경기 이천시 마장면 서이천로 449-79


이번에 소개할 공간은 잔잔하고 특별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다.


특히 이 공간을 추천하는 대상은

1. 비슷한 카페 데이트에 신물이 난 커플들

2. 휴가 테마를 ‘힐링’과 ‘휴식’으로 정하고 떠나려는 이

3. 갖은 이유로 마음의 평안과 안식이 필요한 자

4. 자연, 카페, 책을 좋아하는 사람

등이다.


에덴 파라다이스 호텔은 이천시에 놀러 갔던 날, 근처 유명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방문했다 우연히 알게 된 공간이다.

우리 부부는 여름과 겨울, 두 계절에 방문해 보았는데 각기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에덴파라다이스 호텔 전경 일부

우선 여름,

카페로 가는 길목의 파릇파릇한 자연이 기분을 한 껏 들뜨게 했다.

초입의 좌측 사잇길로 들어가면 분수대가 나온다.

*윤슬이 어찌나 예쁘던지, 몇 시간이고 그곳에 앉아 물멍을 하고 싶었다.


*윤슬 : 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에덴 파라다이스호텔 초입 분수대


분수대와 함께 잘 가꿔진 정원은 거닐기만 해도 기분이 산뜻해졌다.

빙 둘러진 산맥 사이에 폭 안긴 공간이 마치 비밀스러운 정원에 초대받은 느낌도 들었다.

정원이 무려 1만 제곱미터에 달한다고 하니 정원만 구경하러 가기에도 손색이 없는 공간이었다.

요즘 플랜테리어나 정원을 함께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 많은데, 인위적으로 꾸민 곳들을 보면 솔직히 없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런데 이곳은 시각적으로 거슬리는 부분 없이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져 참 매력적이었다.


인생샷을 건질 수 있는 다양한 포토스팟들


정원을 지나면 에덴 파라다이스 호텔과 여러 부대시설을 만날 수 있다.

여의도에서 방문했던 '세상의 모든 아침' 레스토랑과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알렉스 더 커피' 카페도 있고, 홍차 전문점 '티 하우스 에덴'도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 예배당과 납골당이 있었는데, 에덴 파라다이스호텔 이사장 곽요셉 씨의 인터뷰 내용을 찾아보니 이 호텔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인터뷰 내용을 요약하면, 이곳은 '싱그러운 정원 속 진정한 휴식과 회복'을 모토로 넓은 자연 속에 삶과 죽음을 함께 배치함으로써 이에 대한 근원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사색적 공간이었다.

사는 것만큼이나 죽는 것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웰다잉에 대한 고찰을 위해 묘지를 일상 공간 속으로 들여놓았다는 그의 견해가 가슴에 와닿았다.

그의 말처럼 우리는 보통 잘 사는 것에만 급급하지 잘 죽는 것엔 무관심하지 않은가.


실제로 생동감 넘치는 정원을 거닐다 우연히 납골당을 마주했을 땐 묘한 기분을 느꼈다.

밖에선 사람들의 대화와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데 바로 옆엔 죽은 이들을 기리는 공간이라니.

그곳에 있자니 결국 인간은 삶과 죽음 그 경계 어딘가에서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없이 작은 존재임이 다시 느껴지며, 그렇기 때문에 더욱 현재에 집중하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에덴 파라다이스 호텔 이사장 인터뷰 내용

출처 : http://jmagazine.joins.com/forbes/view/327344


그리고 또 하나, 장례식장 혹은 납골당이 내가 사는 지역사회에 들어온다고 하면 대부분은 님비 현상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 호텔처럼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추모공간이라면 어떨까?

님비현상은 사라질까?

추모공간이 일상 가까이에 있다면 죽음을 어둡고 슬픈 것만이 아닌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데 좀 더 용이해지지 않을까?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한 공간이었다.


에덴 파라다이스호텔 예배당


에덴 파라다이스호텔에는 위에서 언급한 공간 이외에도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더 있다.

다양한 서적을 무료로 읽을 수 있는 라이브러리도 있고, 호텔 위쪽으로 올라가면 아래와는 또 다른 컨셉의 정원도 만날 수 있다. 


에덴 라이브러리, 티 하우스 에덴, 위쪽 정원으로 가는 길


여름에 너무 좋은 추억을 만든 공간이었기에 그 해 겨울 가족과 함께 다시 이곳을 방문했다. 

정원이 주인 공간이기 때문에 겨울에 가면 볼 것이 없지 않을까 싶지만 겨울은 또 그 나름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외로운 나뭇가지들이 추운 겨울을 나고 봄을 준비하는 모습이 삶과 죽음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이 공간과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보여 호텔의 느낌과는 겨울이 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덴 파라다이스호텔의 겨울


투숙하진 않았지만 두 계절 이 공간을 즐기며 가장 크게 느낀 건 이렇게 좋은 공간을 무료로 즐길 수 있음에 감사하단 것이었다.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으면서도 인생에 대한 진지한 사색까지 해볼 수 있는 공간을, 그것도 무료로 즐길 수 있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곳은 호텔 이사장 곽요셉 씨가 인터뷰에서 인용했듯 윈스터 처칠의 "사람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사람을 만든다"는 말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주말 어디에 가야 할지 고민이라면 꼭 한 번쯤은 에덴 파라다이스호텔에 방문해 보기를 추천한다.


[오늘의 공간, 한 줄 공감] : 추모공간이 일상 속으로 들어온다면, 여러분은 찬성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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