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싱가포르 자매님 Jan 01. 2021

모두에게 예상과는 달랐던 2020이었지만

그래서 찾아온 몇 개의 변화

누구에게나 그렇듯 나에게도 2020년은 참 특이했다. 하지만 오히려 자유롭던 그 시절(?)엔 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었기에 경험 못했던 것들을 강제로 경험했고 이에 따라 찾아온 변화도 있었다. 아주 Typical 하지만 2020.12.31 현재 의미 있게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2020년 한 해를 돌아보는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나 올해는 뭐했었는지 기록해 놓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비슷해서 그저 흘러간 시간으로 나중에 기억될까 봐 더 필요성을 느꼈다.)



1. 혼자만의 시간의 묘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외향성 90% 내향성 10%였던 나는 나이를 먹으면서 내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을 느끼고는 있었다. 하지만 락다운 기간을 통해서 강제로 혼자 있게 되면서 남들이 아닌 나와의 대화를 많이 하게 되었고 혼자만의 시간의 묘미를 알게 되었다. 평소라면 왁자지껄하게 여러 나라에서 온 expat과 파티하며 주말을 지냈겠지만 락다운 주말에는 소소하게는 사진 정리부터, 커리어, 미래 고민 등 나에 관련한 Q&A를 하며 하루를 보냈다. (당연히 매번 생산적이지는 않았고 유튜브 보다가 하루를 보낸 적도 많다 ㅋ) 물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면서 오는 Insight도 무시할 수 없지만 만남을 통해 Input을 받았으면 이를 소화하고 정리하는 혼자만의 시간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고 이는 아래의 두 가지 결과를 이끌어내었다.


2. 직업의 변화


Marketing, Sales, Engineer 이는 인턴까지 포함해서 약 4년 짧다면 짧은 커리어 인생에서 한 번씩 다 내가 거쳤던 직무이다. 누군가에겐 진득하지 못한 커리어로 보일 수 있겠지만 솔직히 한국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자란 나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확히 모르고 졸업을 하고 사회에 던져졌었기에 필요한 방황이었다. 나에겐 직접 일을 해보기 전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 도저히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직무를 바꿀 때마다 나름 내가 잘할 것 같다는 logic도 물론 있었다. Marketing? 뭐 친구들 별명 짓는 것은 내가 잘하지. Sales? 뭐 사람들이랑 잘 얘기하는 거 아냐? 나 꽤 잘하지. 가볍게 표현했지만 진지한 버전의 리스트도 물론 있었고 이 정도면 logical 하다고 생각해 직무를 전환했었다. 그리고 생뚱맞게 4분기부터 나는 IT Engineer로 다시 한번 커리어를 전환하게 되었다. 이에 관련한 것은 다른 글에서 조금 더 자세하세 쓸 예정이긴 한데 (a.k.a 당신의 환상을 깰 내가 경험한 마케팅, 세일즈, 엔지니어) 요약하면


어느 직업이나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스트레스'와 나름의 '보람'이 있는데

마냥 행복하고 싶다는 환상만으로는 꼭 맞는 직업을 찾기 힘들다. (적어도 나에겐)

그렇기에 행복이나 보람 위주의 선택보다는내가 어떤 스트레스를 정말 못 견뎌하는지 안다면 이를 피하고 (예. 세일즈에선 숫자 압박, many stake holders 마케팅에선 매니저 preference > quality 등등)

그나마 견뎠을 때 결과적으로 뿌듯해할 만한 스트레스를 택하자

물론 이에 워커홀릭이나 일 자체를 사랑하는 어나더 레벨인 사람들은 공감을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하는 것만큼이나 노는 것을 좋아하는 나에겐 꽤 맞아떨어지는 로직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시작한 현재 내가 맡은 직무는 공부를 (ㅈㄴ많이) 해야 하고, 주말에 가끔 일해야 하는 스트레스를 주지만 먼 훗날 또 마음이 변할 미래의 나를 위해 Tangible 한 IT skill을 가질 수 있게 하고 일하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도록 하는 결과를 가져다 줄 견딜만한 스트레스여서 꽤 만족하며 일하고 있다.  


3. 드라마틱한 시장으로 인해 재테크가 주된 1위 관심사가 된 것


3월 폭락 때 쫄보라 못 들어갔던 나를 비웃기라도 하듯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가를 찍어버렸다. 내가 못 먹은 감이라 엄청 억울했지만 생각해보니 억울할 이유도 없었다. 애초에 투자원칙도 없었고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도 몰랐기에 이번 버스를 놓치는 건 당연한 결과였다. 이는 나로 하여금 돈 공부부터 시작해 투자원칙을 세우기로 마음먹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가만히 살펴보니 기회는 언제나 오고 있는데 그걸 기회로 보냐 안보냐는 나에게 달려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2020은 늦다면 늦은 돈 공부를 시작한 한 해이다. (물론 공부한다고 수익 나는 건 아니더라 ㅋ)

나는 과거의 내가 부끄러울 때 변태같이 기분이 좋다. 그래도 조금씩 성장하고 있구나의 지표가 되는 것 같기 때문이다. 2021년에는 2020의 나의 어느 부분이 부끄러운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그리고 2020: 언제나 그랬듯 당시엔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 해도 나중에 돌아보았을 때 의미를 찾을 수 있는 부분이 항상 있고 올 한해도 그랬다.(아 물론 1년이면 충분했으니 자유로운 세상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경제적 자유를 위하여: 20대부터 시작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