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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싹 Aug 03. 2017

씁씁후후가 괜히 있는게 아니다.

어리석은 참전일지도 몰라

예전에 아이유 제제 가사 관련 논란도 그렇고, 가끔, 신이 있다면 "얘네가 얼마나 정신차렸나 보자."라고 생각하며 인간들에게 베타테스트 개념으로 광기를 흩뿌려버리는 느낌이다.


지금 군함도 논란이 그렇다.

부당거래나 베테랑은 사회 암적인 부분을 담은 영화였고 오락성 또한 보장된 영화였다. 그때는 믿고보는 류승완이고 이제는 한심한 류승완인가.

물론 군함도나 위안부 등 워낙 민감하고 아픈 역사에는 '오락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버스럭거리며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깔 부분만 까는게 아니라 과하게 번져나가는 광기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혹시, 지금 류승완 감독에게 화내고 계신 분들은
김한민 씨 이름을 들으면 다들 분노하고
"예라이 이새끼야"라고 말하게 되시는지 묻고싶다.

김한민씨는 영화 명량의 감독이다.

그때 명량의 흥행은 과하게 많은 상영관 덕도 있다고 사람들은 말했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감독을 주범 취급하지 않았다. 비꼬는것도 차츰 사라졌다.


아마 그건 투박하고 과하게나마 이순신 장군을 담으려는 노력을 봐서라고 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독과점에 대한 칼날을 쉽게 거둬준것을 비교했을때 류승완 감독에게 독과점 이슈로 밀어붙이는게 너무나 무리하게 느껴진다.

지금 비교되며 엄청 추켜세워지는 '택시운전사'의 장훈 감독도 고지전 영화에 지도가 고증이 어떻다는 둥. 변칙 상영이라는 둥 논란이 있다가 가라앉았다. 물론 그 당시 커뮤니티 안에서의 잔물결이었을 뿐 언론까지 노출되지 않은 이슈여서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류승완 감독은 베테랑 제작발표당시 하는 발언은 사이다라고 추켜세우고 지금은 상영관 독점감독이니 적폐인가?

기모노 입기를 거부하며 일본활동을 해온 이정현씨도 인터뷰 한 문장으로 역사의식따위 없는 천하에 무식한 딴따라 취급이다.

워낙에 예민한 사안인거 알겠다.
그러나 좀 욱할때 반사적으로 뒷걸음쳐서 좀 멀리서 쳐다보면 좋겠다.

심호흡도 두어 번 하고.


일본만 나쁘다고 안해서 좋았다라는 말이 그렇게 나사 빠진말인가?
나도 일본 극우. 전범들 싫다. 말하면 입아프다. 

그러나 덮어놓고 '이 새끼들만 나빠'하는게 아니라 여러면을 생각하게 해서 좋았다는 말이 그렇게 돌대가리같은 말이냐는 거다.

독립운동가 분들이나 그 분들 후손이 힘들게 살아가신것을 보며. 당시 일본놈들보다도 '민족반역자'인 친일과 친일후손에게 분노한 사람은 나뿐인지 되묻고싶다.


강제징집을 홍보하고 앞장서서 알린 이광수나 김동인에 대해 분노하면 피아식별 못하는 병신취급을 받아야하나? 그 당시 징집.위안부 문제.민족 탄압을 앞장선 일본인의 이름만 줄줄이 외며 친일파는 '어쩔수 없이 살기위해 선택'한 거라며 감싸는게 능사인가?


'감독예술'인 영화에서, 감독이
'일제가 쓰레기인것은 당연하지만 이면에 그들에게 날개를 달아준 친일파가 더 악랄하'라며 자신의 주관을(심지어 '매국'적이지도 않은 주관을)담은것을 매섭게 욕하고.

그러려면 왜 군함도로 제목을 지었냐고 하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투자하면 '돈이 되겠다'라고 판단하고 투자나 배급이 빵빵히 된걸
감독에게 분노 몰빵하고.


이게 내 눈에만 광기로 보이는가?

차라리 내 기대와 내용이 달랐음을 표현하고. 좀더 일본이 나쁘게 나오길 바랐다고
자기 감정을 오롯이 쓰면 될걸.


뉴라이트다. 역사관 부족이다. 자격없다.
독과점 혜택이 문제지만 지는 누리겠댄다 도둑놈. 수준이하다. 등등

추상적이거나 불확실한 사실까지 끌어다가 욕을 하는 순간 영화를 안보고 혼란스러운 사람들은 꼬리를 물고 추상적이고 불확실한 공격을 할것이다.

알바네. 일베네. 쟤네가 뉴라이트네.

사람들이 확실하게 증명할수있고 책임질수 있는 말만 하면 너무 좋겠지만 그게 힘든줄 아니까 늘 이런 광기판이 한번 벌어지면 물러서 있는편이다.


팝콘을 먹으며 지켜보는 쪽이었다.

그러나 이번판은(여느 광기판도 그랬지만) 참 너무들 한다싶다.

정치인들 봐오면서도 느끼는건
살아온 길,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족적을 보면 그들이 얼마나 인성이 된 사람인지,
사람을 중히 여기는지,
쥐좆같이 보는지 알수있다는 점이다.

논란에 오르내리는 류승완, 이정현
이 두 사람만 봤을 때 이들의 역사에 대한 생각 또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한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군함도가 아니라
뤼미에르 감독이 와도 깔게 있으면 까야한다.


이동진 평론가나 최태성 선생님의 평이 딱 적절했고 선을 지킨 평이었다고 생각한다.


고증이 더 철저했으면 좋겠다는 '사실'

일본의 악랄함이 더 강조됐으면 좋았겠다는 '의견'

이정도로도 충분히
토론의 판이 키워졌을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류승완감독이 돈봉투 내밀며
독과점 싸바싸바를 한 증거가 있는게 아니면,
이 사람이 일제를 거품물고 찬양한게 아니면.


내뱉고 싶어도 정제를 하고 표현해야 표현의 자유가 품격있게 나타나지 않을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 영화 재미있다고 보는 사람들을 한심하다고 욕해도 되는 상황은 매우 드물지 않을까?


보이콧도 자유고, 상영 권유도 자유이다.

그러나 자유표현을 하며 서로를 존중하려면,

스스로도 사실확인에 대한 노력을 해가면서 논란의 폭풍으로 뛰어들 준비를 해야하지 않을까?


모르겠다. 광기판은 팝콘각이라는 내 규칙을 깨고 끼어들어버렸는데.. 답답한걸 어떡해.

다만 이 광기가. 늘 그랬듯 사그라들며 자신들이 뱉은 생각을 되짚어도 보고 건강한 토론문화가 되어 다음엔 또 다른 시각으로 군함도 문제를 다룬 영화가 탄생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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