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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준 Steve Feb 12. 2024

애플 비전프로가 열어갈 새로운 시대

그리고 AmazeVR

2015년 7월에 창업했을 때, 우리는 마치 아이폰이 일반 핸드폰을 대체하면서 열었던 모바일 시대와 같이 (운이 좋게도 우리 창업자들은 그 시대에 카카오에서 이를 직접 경험했었다.) TV와 스마트폰을 VR/AR 헤드셋이 대체할 시대를 그리면서 창업을 했다. 2018년에 첫번째 시리즈 A 투자를 받았을때 아래 Pitch Deck 에서도 그 생각을 볼 수 있다.

AmazeVR 시리즈 A Pitch Deck 일부 발췌

물론 이렇게 2024년에 Apple이 이 첫번째 Vision Pro를 낼 줄 알았다면 창업하지 않았고, 계속 카카오에 있었을 것이다. 별명이 “노란 셔츠의 사나이”었을 정도로, 사측(?)의 대명사였던 나는 카카오에서 정말 즐겁게, 누구 못지 않게 열심히, 개인적 욕심을 부리지 않고 카카오를 위해서 일을 했었으니까.


무려 8.5년이 지나서야 Apple Vision Pro가 나왔다. 30대 초반이었던 내가 40대 초반이 되었던 것처럼 그동안 너무 많은 일들을 경험했다. 영어로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게 되었고, 실리콘밸리, LA 2군데의 도시에서 살았고, 미국의 팀원을 뽑고 키워나가기도 했고, 시장의 변화, 회사 방향성의 변화에 따라서 어쩔수 없이 구조조정이라는, 너무도 하기 싫지만, 대표로서 해야하는 결정과 실행도 여러번 했다. 사랑하는 형제와 같은 팀원들을 어이 없게 2번이나 암으로 잃기도 했다. 때로는 하늘이 정말 나에게 너무 하다는 생각을 했을 때도, 내가 어떤 잘 못을 했나 생각할때도, 많았다.


우리가 세웠던 많은 가정들은 틀려왔지만, 놀랍게도 우리 팀은 우리가 뜻하는 바는 항상 이뤄왔다. VR YouTube와 같은 모델을 했을 때는 3백만 구독자를 가진 유투버들을 돈 한푼 안주고 같이 일을 하기도 했고 (그 와중에 나는 Final Cut Pro와 Adobe Premiere 를 깔아야했다.), 미국 탑 아티스트와 계약을 하는 레퍼런스가 필요할때는 당시 그래미 상을 여러개 타면서 엄청 떠오르던 Megan Thee Stallion과 싸인을 했으며, 투어 버스를 개조해서 움직이는 VR 영화관을 만들려고 했을 때 이를 만들었고 (지금은 팔았지만..), 미국 영화관 확보를 통해서 15개 도시에 매주 XR 헤드셋 100개를 옮겨가며 투어를 했고, 에스파, 엑소 카이라는 K-pop 아티스트와 한국에서도 투어를 했고, 정말 힘든 와중에서 Vision Pro의 Day 1 앱으로 처음 런칭을 했다. 앞으로도 우리는 우리가 목표를 하는 바를 이룰 것이다. 정말 큰 고객 반응이 오는 건 결국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어지만 가능하겠지만, 차근 차근히 그 길을 향해 갈것이라고 난 믿어 의심치 않다. “우리 팀”은 항상 그래왔으니까. 2015년 창업 멤버 4명이 8.5년이 지나도 아직도 같이 이렇게 하고 있는 인연, 우리를 믿고 이 여정을 함께 해준 많은 팀원들, 가시적인 성과를 아직 못 보여주고 있음에도 $50.8M (약 677억원)의 투자를 해주신 투자자들, 같이 해주는 많은 파트너사들을 믿는다. 우린 해낼거다. 언제나 그랬듯이.


그리고 마침내..!! 조금씩 가시적 성과가 보이고 있다. 현재 Vision Pro의 사용자들이, TechCrunch와 같은 미디어들이 우리를 “Must-Have App”으로 꼽아주고 있다. 올해에는 K-Pop 아티스트로 온/오프라인에서 유통하는 것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다. “이제야 정말 시작”이라는 직감이 든다. 예전같은 체력을 다시 찾기 위해서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있다. 정말 가슴 뛰는 요즘이다.


다만, 너무 조급하지는 않는다. 한국의 우리는 2009년 11월 28일에 처음으로 런칭한 아이폰 3GS를 봤다. 그 전의 아이폰 1, 아이폰 3를 보지 못했다. 실제로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이, 아이폰도 1세대가 런칭된 해인 2007년에는 139만 대를 팔았고, 2세대인 iPhone 3G가 런칭된 2008년에 1,163만 대, 3세대인 iPhone 3GS가 런칭된 2009년에 2,073만 대를 팔았다. Apple Vision Pro도 결국 2번째, 3번째 세대에서 의미 있는 대중화된 기기가 나올거다. 2-3년 뒤에 정말 많은 혁신들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리고 우리도 거기에 일부를 기여할 것이다.


처음에 우리가 창업했던 동기였던, 한국 시장뿐만이 아니라, 글로벌 전체에 혁신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2-3년이 너무 중요할 것이다. 스웨덴 기업인 Spotify가 음악을 듣는 방법을 바꿨던 것처럼, AmazeVR은 사람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서트를 즐기는 방법, 더 나아가 음악을 즐기는 방법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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