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 수쥬얼리 디얼유
도금이 벗겨진 양은 반지와 보물창고
사과나무씨앗
1. 밤손님의 방문 : 소중히 여기는 것의 차이
집에 도둑이 들었다
도어락과 열쇠 구멍 여는 법을 어떻게 찾았는지
여행을 다녀온 틈에 도둑이 왔다 갔다
무슨 짓을 하고 갔을까?
뭔가를 훔쳐 갔다
어머니의 결혼 당시 추억이 담긴
반지들, 진주 팔찌 등을...
혹시 내게 소중한 것들을
훔쳐 가지는 않았을까 싶어
잘 찾아보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책을 가져갔나? 아니었다
내 착각,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돈이었나 싶다.
그렇구나, 도둑에게 중요한 것은 돈.
수개월 전부터 준비했을 테니
그 고생을 했으니 큰돈이란 보상이 필요
근데 도둑들에겐 실망스럽게도
시가 50만 원 정도밖에 안 됐다고.
그래도 속이 상한다
어머니의 소중한 추억의 흔적인데 없어졌다
2. 예수님의 보물창고 : 훔칠 수 없는 보물들
그 와중에 남은 반지가 있었다
큐빅이 꽂혀 있고, 링에 금색 도금이 된 것
도금칠이 벗겨져서 돈 가치 없다 보고
두고 간 것 같다
이걸 다행이라 해야 하나?
저렴하니까 도둑맞지 않는 역설
명품, 보석, 궁극의 아름다운 보물
이런 것은 언젠가 도둑이 훔쳐갈지도.
그래서 예수님께서 복음서에서 말씀하셨나?
'창고에 보물을 쌓아두지 마라
도둑이 훔쳐가거나 좀이나 녹이 슬어 망가진다.
너희는 지상의 창고가 아닌,
훔쳐갈 수 없는 하늘의 창고에 보물을 쌓아라.' [1]
3. 탈무드의 보물창고 : 선행의 꽃섬
진정한 보물은 어디 있을까?
보물 살 돈도 없고
예수님 말씀대로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는 수밖에
탈무드에서는
사람이 선행을 할 때마다,
저 세상에 준비된 나만의 섬에
선행의 꽃나무들, 과일나무들이 심어져
죽은 뒤 그 아름다운 꽃섬에 살게 된다고 한다
그곳에서 꽃구경도 즐기고 과일도 따먹는다고
그게 하늘나라의 보물창고인 듯하다 [2]
4. 시 : 보잘것없는 것을 보물로 바꾸다
그래도 내게 소중한 보물들을 남겨줘서
밤손님들께 감사하다
덕분에 이런 시를 쓸 수 있어 감사할 뿐.
도금이 벗겨진 양은 반지,
시는 보잘것없는 것들도
보물로 바꿔주는지도 모른다.
주님께 계속 보물을 주십사 부탁드린다
천국을 닮은 꽃의 섬 (초평호 꽃섬, 진천) (C)일간 태원준
※ 사진 출처
※ 출처
[1] 「가톨릭 성경 (2005)」
- 마태오 복음서 (6장 19절~21절)
[2] 「탈무드」 (옮긴이 : 이향국, 임프린트코리아(주)) 50~53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