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이탈리아 여행 01
2022. 10월 1일.
터키 공항 경유, 이탈리아 로마 다빈치 공항 도착.
우리의 여정은 긴 장화 모양의 이탈리아 반도 허리춤에 위치한 로마 공항에서 시작했다.
공항에서 가장 먼저 할 일은 예약해 둔 렌터카를 받는 것이다. 한국에서 미리 가격 비교로 좀 더 저렴한 이탈리아 브랜드 렌터카를 예약했고, 보험도 이미 처리해 놓은 상태였다.
대부분의 렌터카 회사들은 이탈리아 남부 지역에 대한 보험을 제한적으로 커버해 주거나 제외하기도 한다. 그래서 렌터카를 빌릴 때 가고자 하는 지역의 보험 커버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한국에서 확인 후 완료해 놓았다.
유럽은 대부분의 나라가 수동변속기 자동차가 기본이라 렌터카도 오토보다 훨씬 저렴해서 매뉴얼(수동)을 몇 년 전까지 몰았던 우리 부부에게는 알차게 보탬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 여행의 첫 번째 문제 발생.
시댁과 우리 가족 6인을 위해 예약한 차종이 없어 다른 차를 받게 된 것이다. 사실 해외에서는 렌터카 예약 후 정확히 그 차를 받은 적은 거의 없다. 비슷한 사이즈로 대체해 주거나 조금 업그레이드해 주기 마련이다. 이동이 많은 렌터카의 상황상, 똑같은 차가 그 지점에 남아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다른 차종을 받는 건 오케이인데, 이번 문제는 좀 덩치가 크고, 내부 공간이 효율적이지 못한 차를 받았다는 것. 그래서 캐리어를 실을 때 사이드 문을 통해 넣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을 여행 내내 감수해야 했다.
이후 여행하면서 또 다른 문제들도 발생했는데, 이탈리아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도시들이 많아 길이 좁기 때문에 소형차 위주의 생활 패턴을 갖고 있는 나라다. 큰 차는 여러모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아찔하게 좁은 주차장, ZTL (Zona Traffico Limitato, 유적 보호를 위해서 많은 지역의 통행을 제한하는 지역) 등은 해당 에피소드에서 자세히 이야기해 보기로 한다.
여하튼, 대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이탈리아에서의 렌터카는 운전 베테랑이들에게만 추천이다. 우리는 그나마 그동안의 렌터카 경험으로 이번 여행의 난관들을 그럭저럭 헤쳐나갈 수 있었다.
어쩌면 우리 가족에게는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하며 다니는 것이 여행이다. 여행은 인생길과 닮아 있다. 아무 문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건 비현실적이다. 그건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는 이야기?.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파도도 만나고 역풍도 만나는 것처럼 여행도 그러하다. 특히, 가이드의 도움 없이 스스로 계획하고 다니는 자유여행은 더욱더 그럴 수밖에. 어쩌면 그것이야말로 여행의 묘미다.
자 이제. 나폴리 항구로 출발!
2시간 반 정도를 달려야 했다.
페리에 차를 싣고 시칠리아 팔레르모까지 10시간 동안 배에서 1박을 하기로 했기에.
이탈리아 시골의 한적한 도로를 달려 "폰디"라는 곳을 지날 즈음, 점심 식사할 곳을 검색했다.
버젓이 구글에는 운영 중이라 뜬 식당은 문을 닫았고, 배 시간에 늦을까 서둘러 다시 검색한다.
다행히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럭셔리한 분위기에 음식이 천천히 나올까 걱정이 되어, 손짓 발짓 구글 번역기 동원해 배 시간이 급하다며 동동거렸더니, 패스트푸드만큼 빨리 서빙받았다. 땡큐 매니저.ㅋ
음식점에 갔다면 화장실은 필수. 유럽은 대부분 공중화장실이 유료이다. 무얼 먹거나 사거나 했다면 화장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 어딜 갈 때마다 마지막은 화장실 다녀오기!
그런데 여기 화장실 넘 맘에 듦, 무슨 거실처럼 예쁜 소파를 가져다 놓았다.
다시 나폴리항을 향해~ 달려 예쁜 요트 정박장도 지나고~
배를 타는 곳에 무사히 도착.
1시간 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지키느라 모두들 무척이나 긴장했다. 커다란 페리에 차를 싣고, 배정된 선실에 짐을 풀었다. 긴장이 풀리니 그제야 긴 비행과 낯선 운전의 여독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서둘러 씻고 자그마한 선실의 침대에 누워 꿀잠을 잤다.
어느새 아침, 그 전날 마트에 들러 사놓았던 오렌지와 빵을 주섬주섬 먹고 갑판에 올랐다.
곧 시칠리아 섬에 도착이다.
나폴리에서 비행기로는 1시간, 기차로는 9~10시간.
페리로도 9~10시간이 걸리는 시칠리아.
우리는 저녁에 페리를 타고 하룻밤을 배에서 자면서 시차 적응을 한 셈이다.
저기 보이는 곳이 시칠리아 팔레르모 항구.
이탈리아에서의 첫날은 이렇게 지나고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