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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땅 Dec 24. 2023

10.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경제성장을 그만하자고 하면, 분명 입에 거품 물고 반대하실 분들이 계실 겁니다. 질색팔색하시겠죠. 물질적 가치만을 절대선으로 여기는 세계 최고의 성장중독 사회 대한민국에서 경제성장이란 신성불가침의 영역일 테니까요.


다들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2021년 미국의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에서 전 세계 17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삶에서 가장 가치 있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조사했더니, 한국만 유일하게 '물질적 행복(material well-being)’을 1위로 꼽았습니다. 나머지 절대다수 국가에서는 ‘가족’이 1위를 차지했는데 말이죠.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얼마나 있어야 충분한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탈성장을 이야기하고 싶고, 탈성장에 대한 이야기가 한국 사회 곳곳으로 퍼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마치 다른 세상이 가능한 듯이 요구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존재할 때만, 비로소 다른 세상의 가능성이 생겨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해당 부분은 케이시 윅스의 <우리는 왜 이렇게 오래, 열심히 일하는가?>란 책의 역자 제현주 님의 '옮긴이의 말' 중 일부에서 가져왔습니다.  


경제성장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탈성장을 이야기하면 어쩔 수 없이 '침체'나 '쇠퇴'와 같은 부정적 단어를 떠올리기 쉽지만, 탈성장은 여러분이 생각하실 경기침체와는 다릅니다. <미래는 탈성장>이란 책(마티아스 슈멜처 외)을 보면 탈성장과 경기침체의 차이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습니다.


"탈성장은 경기침체와 정반대다. 경기 침체는 의도하지 않은 반면, 탈성장은 계획적이고 의도적이다. 경기 침체는 불평등을 악화시키지만, 탈성장은 불평등을 줄이고자 한다. 경기 침체는 일반적으로 공공 서비스 축소로 이어지는 반면, 탈성장은 필수 재화와 서비스를 탈 상품화하는 것이다. 경기 침체는 성장을 재개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감한 정책을 포기하곤 하지만, 탈성장은 명백히 신속하고 결정적인 변화를 위한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 탈성장 운동은 '그들의 침체는 우리의 탈성장이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다. 이처럼 변화되고 정의로우며 성장 독립적인 경제를 만드는 것이 탈성장의 핵심이다."


어떠신가요? 탈성장에 대한 오해가 좀 풀리셨나요?


탈성장은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의도적인 계획으로, 공공서비스를 확대하여 불평등을 줄이고자 하는 결정적 변화의 핵심입니다. 아울러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원 사용량을 줄여 지구에 주는 부담을 줄이고, 생물다양성과 환경을 지키며, 사람들을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 다른 세상을 한 촉매제인 것이죠.


우리에게는 단 하나의 지구가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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