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축기의 혁명_주의:소젖 짜는거 상상금지
자고로 아는게 힘이라고 했다. 특히 육아에 있어서는 하루가 머다하고 나오는 아이템들을 미리미리 숙지해두는 것이 필수다. 분유탈 때 끓였다 식힌 물앙 이용해 따끈한 온도로 맞춰야하는 까다로운 조건에 맞춘 40도 분유포트가 있는가 하면 분유 먹이는 것조차 팔이 아파서 탄생한 셀프수유쿠션도 있다. 내가 육아를 하면서 아...이거 좀 불편하다 싶어서 뭔가 아이디어가 떠올라 찾아보면 대부분은 이미 존재하는 아이템일 때가 많았다.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면 일단 앞에 '국민'자가 붙은 것부터 찾아 알아가면 된다. 국민바운서, 국민모빌 등등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 이미 검증된 제품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요즘은 아무데나 '국민'을 갖다붙여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긴 하다.
3년여 만에 다시 신생아 키우기 훈련소에 재입소한 나는 요즘 이 시장만큼 빠르게 발전하고 새로운 트랜드가 순식간에 생겼다 사라지는 시장도 없음을 절감하고 있다. 3년 전 유용했던 아이템들은 지금은 이미 골동품이 돼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육아는 아이템빨(?)'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다.
그리하야 이번 편에서는 내가 진짜 놀랍도록 혁명적인 아이템이라 자부하는 템 하나를 소개해볼까 한다. 광고나 공짜로 받아쓴 블로그 체험기 따위가 아닌 순수 내돈주고 사서 쓴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은 바로바로! 양쪽이 동시에 유축이 가능한 더블유축기다. 유축기는 말 그대로 우유를 짜내는 기계로 젖양이 적은 모유수유 초반이나 분유와 모유를 함께 먹이는 엄마들에게는 필수품이다. 대게 한쪽 가슴에 15분 정도씩 유축 한번 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한쪽 유축을 하고 있다보면 반대편 가슴에서는 모유가 줄줄 세 버려지는 몇방울이 아까울 때가 많다.
그런데 양쪽을 동시에 유축할 수 있는 더블유축기가 있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오오오오오오오오 아니나 다를까! 이 아이템은 내 모유수유 인생에 혁명을 가져왔다. 단 십분이면 한꺼번에 양쪽 유축을 해 100cc 이상 우유가 생산된다. 나처럼 유두균열이 심해 아이에게 직접 물릴 때마다 온몸의 털이 곤두서는 고통이 휘몰아치는 산모들에게 딱이다. 무엇보다 유축을 해서 먹이니 애가 먹는양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젖이 모라잔거 아니니? 애 배고픈 것 같은데...라는 할머니들에게 대항할 수 있다!! 다만 직접 물리는 것보다 유축이 더 편해지는 바람에 직수를 자꾸 안하게 되는게 걱정이다.
주의할 점은 젖짜는 기계를 상상하면 울적해짐다는 점이다. 양쪽 가슴에 유축기를 대고 진동을 느끼고 있노라면 진정 내가 젖짜는 동물인가 인간인가에 대한 번민과 고뇌에 빠진다. 그러면서 점점 나는 동물이었구나...를 느끼며 깊은 우울함에 도달한다. 그러니 유축할 때마다 그냥 이 아이템은 정말 훌륭하구나 야호!!! 이 정도의 기분을 유지하되 지나치게 많은 생각은 금물이다.
또다른 문제는 가격이다. 내가 쓰는 제품만 해도 인터넷 최저가가 26만원선으로 다소 비싸다. 모유가 제대로 나올지 안나올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지르기엔 꽤 큰돈이다. 그래서 난 중고를 추천한다.
중고나라는 물론 사기가 많아 리스크가 있지만 아기용품 시장에서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애들은 금방금방 커 육아 아이템의 유효기간은 매우 짧다. 거기에 엄마들이 자기자식한테 쓰는 물건이라 엄청 깨끗하게 쓴다. 회전율이 빠르고 깨끗한 물건이 중고로 나온다는 얘기다. 나는 26만원짜리 더블유축기를 중고시장에서 8만원에 득템했다. 잘 쓰고 되팔수도 있으니 이 얼마나 이득인 거래인가!! 특히 최근 잘 나간다는 핫아이템들은 인기가 많아서 새것을 샀다가 중고로 팔아도 꽤나 쏠쏠하다. 어떤이는 중고로 샀다가 더 비싸게 되파는 신공을 발휘하기도 한다.
애니웨이!! 육아는 템빨이라는 말을 가슴에 되새기고 오늘도 나는 애를 들쳐안고 이 새벽 정보의 홍수 이너넷을 헤맨다.